그 말을 들은 사내들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는 묵묵히 허리춤에서 무기를 꺼내들었다.황학용은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한 사령관, 너무 오만한 발언 아닌가! 아무리 자네가 이미 6성을 돌파했다 하더라도 이 두 분의 상대가 되지는 못해! 그러니까 좋게 말할 때 제안 받아들이고 얌전히 사과나 하라고! 그럼 나도 자네를 내 사람으로 받아줄게. 어때?”말을 마친 황학용은 거만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마치 오늘의 승리를 확신하는 모습이었다.두 명의 종사가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두려울 것이 없었다.한지훈은 시선을 들고 싸늘한 눈빛으로 환학용을 바라보며 말했다.“자신감은 좋은데 참 무지하군. 그렇다면 이 세상에는 건드려서는 안 될 존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지!”말을 마친 그는 엄청난 살기를 뿜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가 뿜어낸 살기가 순식간에 방 안을 진동했다.한지훈은 마치 지옥에서 온 사자처럼 영혼을 빨아들일 것 같은 무시무시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황학용은 미간을 찌푸리고 분노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그렇게 죽고 싶다면 날 원망하지 마! 당장 저놈을 제압해!”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한지훈을 포위했다.그들은 음산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노려보고 있었다.한지훈은 피식 냉소를 짓고는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의 팔소매에서 서늘한 빛을 반짝이는 수십 개의 침이 뿜어져 나왔다.여기저기에서 켁켁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은침은 마치 총탄처럼 순식간에 그들의 미간 중심을 시작으로 두개골을 관통했고 순식간에 바닥에 뻘건 피가 흩뿌려졌다.그와 동시에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십여 명의 경호원은 그대로 피를 뿜으며 바닥에 쓰러졌다.그들은 죽는 순간까지도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는 듯이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모든 것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황학용과 좌석에 앉은 두 명의 종사 역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한지훈이 강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순식간에 십여 명의 강자를 쓰러뜨릴 줄은 몰랐다.그들의
말을 마친 그는 시선을 아래로 내려 손에 든 젓가락을 잠깐 바라보더니 순식간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젓가락이 마치 날카로운 검처럼 서늘한 빛을 뿜으며 황학용을 향해 날아갔다.제대로 맞으면 바로 즉사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옆에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진태복이 갑자기 일어서더니 엄청난 살기를 뿜으며 테이블을 내리쳤다.“무례한 녀석! 감히 내가 보는 앞에서 이런 흉악한 짓을 저질러?”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는 손을 뻗어 들고 있던 찻잔을 공중으로 집어던졌다.찻잔은 마치 포탄처럼 한지훈을 향해 날아갔다.쾅!허공에서 젓가락과 찻잔이 부딪치며 거대한 소리가 났다. 찻잔은 그대로 부서져 바닥에 떨어졌고 젓가락은 여전히 놀라운 속도로 황학용을 향하고 있었다.모든 것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놀란 황학용이 비명을 질렀다.“악! 진 종사님, 저 좀 살려주세요!”진태복은 바닥에 떨어진 찻잔과 여전히 무서운 속도로 황학용을 향해 돌진하는 젓가락을 보고 분노의 고함을 지르며 황학용을 밀쳐 자신의 뒤로 몸을 숨기게 했다.그와 동시에 그는 손을 뻗어 허공에서 젓가락을 잡았다.냉소를 짓고 있던 진태복의 입가에서 순식간에 미소가 사라졌다.분명 잡았는데 젓가락의 속도가 전혀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진태복은 당황하며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하지만 젓가락이 지닌 엄청난 폭발력에 의해 그는 뒤로 연신 뒷걸음질쳤고 안간힘을 써서야 겨우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그 순간 진태복의 두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너무도 강력한 폭발력과 충격력이었다!그런데 더 무서운 건, 한지훈이 그걸 정말 무심하게 던졌다는 점이었다. 대체 이 북양왕의 실력은 어디까지인 걸까? 갑자기 두려움이 들었다.“정말 강한 녀석이었군. 내가 널 너무 얕잡아봤어.”진태복은 젓가락을 바닥에 던지고는 뒷짐을 지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손을 뒤로 감춘 이유는 손바닥에 난 뻘건 자국을 감추고 싶었기 때문이었다.한지훈은 차갑게 코웃음 치고는 말했다.“당신도 강해. 내 일격을 막
그 말을 들은 진태복과 담무영의 얼굴에 충격이 서렸다.이게 고작 30퍼센트의 힘이었다니!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고작 30퍼센트의 힘으로 무도 절정에 이른 종사를 속수무책으로 물리쳤다는 얘기였다.그렇다는 건 한지훈의 실력이 6성이거나 그 이상이라는 얘기였다.진태복은 점점 더 자신이 없어졌다.한지훈은 고작 20대에 불과한 청년이었다.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런 업적을 이룬 것이 더 무서웠다.만약 그가 이대로 성장한다면 앞으로 얼마나 무서운 존재가 될지 상상도 하기 싫었다.용국의 역사를 통틀어도 이 정도의 업적을 이룬 사람은 고작 두 명뿐이었다.2대 천자와 과거 5대 주국을 통일하여 용국을 세운 장군 한용, 천용대원수!두 사람은 근대의 가장 걸출한 천재이자 영웅으로 불리고 있었다.진태복은 음침하게 굳은 얼굴로 담무영에게 시선을 주었다.담무영도 자리에서 일어나 싸늘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한 사령관, 자네는 아주 강해. 우리의 예상을 초월했어. 우리 두 사람이 힘을 합치면 무조건 자네를 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그건 많이 힘든 싸움이 될 것 같군.”그 말을 들은 황학용이 당황하며 물었다.“담 종사님,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두분이 힘을 합쳤는데도 한지훈 한 명 쓰러뜨리기 곤란하다는 건가요?”담무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셋째 도련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돼요. 6성 이하는 우리 둘이 가볍게 해치울 수 있어요. 6성이라고 해도 우리 둘이 모든 힘을 다 쏟으면 해치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상대는 북양왕이죠. 우리가 필사적으로 싸워서 잃는 게 얻는 것보다 크다고요.”“만약 용각이나 천자 쪽에서 해명을 요구하면 우리가 치를 대가는 적지 않다고 봐요.”담무영이 말하고자 하는 뜻은 명확했다.그들과 한지훈을 싸우게 하려면 그럴만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였다.황학용은 바로 그 말을 알아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담 종사님, 두 분이 한지훈만 쓰러뜨리면 두 분께 무극단을 드리
“물론이죠!”진태복이 웃으며 말했다.“저희는 원래 약왕파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도련님의 뜻이 그러하다면 저도 최선을 다해 싸우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고개를 돌려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온몸으로 기를 방출하기 시작했다.“한 사령관, 미안하게 됐어. 무극단을 위해서라도 자네를 무릎 꿇릴 수밖에 없겠군!”말을 마친 그는 옆에 있는 담무영을 바라보며 말했다.“담 종사, 자네도 같이 싸우지! 저 녀석 실력이 만만치 않아! 아무리 우리라도 최선을 다해야 할 거야!”“물론이지!”담무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앞으로 한걸음 나섰다.쾅!순식간에 담무영에게서 종사 절정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두 종사의 기운이 방 안을 가득 채우며 숨막히는 압박감이 돌았다.폭풍우의 중심에 선 한지훈은 여전히 여유로운 표정을 하고 냉소를 지었다.“두 분, 결국 죽을 준비를 마치셨나 보네요.”“하, 건방진 꼬맹이 같으니라고! 네가 아무리 북양왕이라고 해도 우리 둘을 동시에 상대하기엔 힘들 거야!”진태복은 분노한 고함을 지르며 테이블로 손을 뻗어 장검을 꺼내들었다.예리한 검기가 한지훈을 향해 덮쳤다.바위라도 자를 수 있을 것 같이 예리한 검기가 한지훈의 목덜미를 덮쳤다.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그렇게 죽고 싶다고 하니 나도 최선을 다해 상대해 주지!”말을 마친 그가 손을 뻗자 오릉군 가시가 한줄기 빛이 되어 전방을 향해 날아갔다.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오릉군 가시와 장검이 허공에서 부딪히더니 눈부신 불꽃을 뿜어냈다.진태복은 순식간에 뒤로 밀려나며 당황한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너 대체 실력이 어디까지인 거지?”진태복은 큰 충격을 받았다.그와 실력이 비등비등한 상대라고 해도 그의 검을 완전히 받아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그런데 한지훈은 정말 가볍게 막아냈다.그렇다는 건 그의 실력이 그들 이상이라는 것을 설명했다.6성인가?진태복의 충격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한지훈은 번뜩이는 오릉군 가시를 들고 두 종사에게로 다가가 차갑게
진태복은 한지훈이 움직이자 동시에 검을 빼들고 한지훈의 목을 겨누었다.그 역시 이번에는 전력을 다했다.이번에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면 중상을 입을 거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했기 때문이었다.오릉군 가시는 싸늘한 빛을 뿜으며 진태복을 향해 날아갔다.장검은 허공에서 다시 그것과 부딪혔다.아찔한 소리와 함께 사람들을 경악하게 할 장면이 펼쳐졌다.오릉군 가시는 그대로 진태복의 장검을 부러뜨리고 그대로 검을 쥔 진태복의 오른팔을 찔렀다.피가 사방으로 튕기면서 진태복이 기겁하며 비명을 질렀다.“악! 내 팔!”그는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연신 뒤로 물러서서 음침한 눈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너무도 강한 상대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반보무성은 종사지경에 도달한 무종의 무사들이 꿈에도 그리던 경지였다.약왕팡 내부에는 종사를 돌파한 무인도 많지 않았다.하물며 반보무성이라니!게다가 전쟁부 시스템으로 6성 용수는 이미 무도 종사의 실력을 뛰어넘었다.다만 무종은 실력이 비등한 일반인보다 강한 경우가 많았기에 무종의 무사들이 종사 정도면 6성과도 싸울 실력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하지만 일단 6성이 넘어가면 얘기는 달라진다.무종의 무신종 종주 같은 강자만이 천왕의 자질을 논할 수 있었다.진태복은 경악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분노의 고함을 질렀다.“건방진 꼬맹이! 조금 전에는 실수였어. 하지만 오늘 살아서 이 방을 나갈 생각은 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 담 종사, 같이 상대하지! 힘을 합치지 않고서는 우리 둘 다 저 건방진 꼬맹이 손에 죽을지도 몰라!”담무영은 다친 진태복을 힐끗 보고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좋아!”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는 테이블을 뒤집었다.테이블은 허공에서 반 바퀴 돌아 바닥으로 추락했다.담무영은 테이블 밑에 숨겨둔 자신의 암철검을 꺼냈다.온통 검은색을 띤 검에서는 소름 돋는 한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담무영은 검을 들고 한지훈을 향해 휘둘렀다.검은 테이블을 가른 뒤에 엄청난 검기를 뿜으며 한
왜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지?조급해진 황학용이 소리쳤다.“어르신들! 동시에 공격해요! 두 분 강하잖아요! 종사절정에 도달했다면서요? 두 분이 동시에 공격하면 아무리 6성이라고 해도 쓰러뜨릴 수 있어요. 한지훈이 비록 반보천왕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제 입으로 말했지만 분명 허풍일 거예요. 그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돌파한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안정적이지 않을 거예요. 두 분이 힘만 합치면 가능하다고요! 모든 건 제가 책임질게요!”두 종사는 그 말을 듣고 시선을 교환하고는 소리쳤다.“그렇다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담무영은 한지훈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진태복도 주먹으로 한지훈의 얼굴을 향해 휘둘렀다.두 종사의 협동 공격에 만약 평범한 5성 강자였다면 분명 상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아무리 6성이라고 해도 둘을 막아내기에는 힘이 부쳤을 법도 한데 한지훈은 이미 반보천왕을 돌파했기에 여유롭게 상대했다.쾅!순식간에 한지훈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위압감이 뿜어져 나왔다.그는 그대로 주먹을 뻗어 진태복의 주먹을 받았다.두 주먹이 부딪히며 묵직한 소리가 났다.그리고 예상했던 것처럼 진태복이 허공으로 튕겨났다.진태복의 얼굴이 순식간에 무섭게 일그러졌다.그의 주먹은 한지훈에게 맞고 뼈가 부서져 피가 뿜어져 나왔다.“악! 건방진 꼬맹이!”진태복은 처참한 비명을 지르다가 그대로 튕겨져 나가 벽에 부딪히며 쓰러졌다.순간 벽이 힘없이 무너졌다.바닥에 쓰러진 진태복은 피를 토했다.담무영은 그 모습을 보고 일그러진 얼굴로 분노의 고함을 질렀다.“망할 놈! 죽여버릴 거야!”말을 마친 그는 암철검을 그대로 한지훈의 목덜미를 노리고 찔렀다.한지훈은 피하지도 않고 가볍게 손을 들어 손가락으로 담무영의 검을 막아냈다.룸 안에 삭막한 정적이 감돌았다.담무영은 눈을 부릅뜨고 경악한 표정으로 소리쳤다.“꼬맹이, 죽고 싶어?”말을 마친 그는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한지훈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담 종사, 이 검이 비록 천급 병기이긴 하지
옆에 있던 황학용은 겁에 질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그는 무릎 걸음으로 한지훈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종아리를 붙잡고 애원했다.“한 사령관, 다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난 죽고 싶지 않단 말이에요. 목숨만 살려주면 무슨 일이든 할게요….”한지훈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황학용을 바라보며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황 소종주, 지금 살려달라고 비는 건 좀 늦었지 않나?”황학용은 그 말을 듣자마자 머리에 피가 날 정도로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소리쳤다.“목숨만 살려주십시오! 목숨만 살려주시면 뭐든 하겠습니다….”한지훈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살려줄 수도 있지. 돌아가면 약왕파에 말 좀 전해줘.”“무… 무슨 말이요?”황학용은 움찔하며 긴장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살의가 가득한 그의 눈빛을 마주하자 다시 급기야 시선을 내렸다.“약왕파가 용국에서 계속 생존하려면 강중에 손 뻗지 말고 내 아내와 딸은 더더욱 건드리지 말라고 전해. 영시종 일은 자업자득이야! 약왕파에서 그래도 억울하고 영시종을 위해 복수하고 싶다고 하면 두고 보자고! 충고 하나 하자면 이게 내가 당신들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야! 다시 나 건드리면 용국에서 약왕파를 소멸시킬 수도 있어!”말을 마친 한지훈은 날카로운 살기를 방출했다.그는 손을 뻗어 암철검을 벽에 내동댕이쳤다. 그러자 검은 그대로 산산조각이 났다.곧이어 한지훈은 담담한 얼굴로 룸을 나갔다.그가 나간 뒤에야 황학용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땀범벅이 되어 바닥에 쓰러졌다.“도련님, 괜찮으세요?”옆에 있던 오허청이 달려와서 다급히 그를 부축했다.한참이 지난 뒤, 정신을 차린 황학용은 짜증스럽게 오허청을 밀치고는 물건을 집어던지며 분노를 표출했다.“젠장! 망할 한지훈 자식!”오허청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황학용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도련님, 이렇게 된 이상 저도 방법이 없어요. 북양왕의 전하고자 하는 뜻은 명확해요. 무도 절정의 종사가 두
왕린은 한지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과찬이세요, 왕 대사님. 제가 뭘 하면 될지 말씀해 주세요.”한지훈이 말했다.“지난번 북양군과 공국 군대의 충돌은 공국 군대가 먼저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이 밝혀졌죠. 그로 인해 우리는 피해를 입었고 상대의 잘못이라면 배상을 물어야 하는 게 당연합니다.”한지훈은 왕린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었다. 그 역시 그 말에 동의하는 바였다.용국은 국제적으로 온화한 이미지를 유지했기에 많은 국가들이 용국을 만만하게 보고 당연하게 물자 지원 같은 것을 요구한 적이 적지 않았다.그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내세워 용국에게 지원을 요청하거나 잘못을 하고도 발뺌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용국은 국가적 이미지를 위해 억울함을 삼킬 수밖에 없었는데 그렇게 시간이 길어지자 일부 국가들은 용국이 무능하고 만만한 상대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외교 대사인 왕린은 이 점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진작부터 적국의 이런 행위를 혼내줄 기회만 엿보고 있었는데 마땅한 기회가 없었다.마침 얼마전에 공국 군대가 먼저 북양을 도발한 사건이 발생했고 총사령관인 한지훈의 행위는 단번에 용국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왕린은 이 일을 더 크게 확대할 생각이었다.“배상은 당연한 거죠. 하지만 이런 일은 왕 대사님께서 해결하면 되지 않나요? 제가 꼭 필요한가요?”한지훈이 의아한 말투로 물었다.“한 사령관께서 뭘 몰라서 그래요. 전에 국제 회담에서 배상 문제를 논의했는데 배상 얘기만 나오면 공국 능구렁이들은 북양 군대가 공국의 영토에 큰 손실을 초래했으니 배상은 꿈도 꾸지 말라고 딱 잘라 말하더군요.”“다른 국가의 반응도 너무 화나요. 용국에게 대국의 관용을 베풀어 배상을 면해주라더군요. 심지어 전쟁 이후에 그들이 빠른 재건을 할 수 있게 지원금도 주라는 말도 했어요. 약한 자에게 관용을 베푸는 거야 말로 대국의 풍채라면서요.”왕린은 말할수록 화가 나는지 한참을 씩씩거렸다.“왜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죠? 배상은 응당 그쪽에서 해야 하는 거잖아요!”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