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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7화

한지훈은 옆에 있던 옷걸이에서 셔츠 하나를 집어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걸쳐주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피부가 닿는 것은 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겁에 질린 한이연은 그가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곧이어 한지훈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가서 문을 열어. 우연이 오해하면 곤란하니까.”

말을 마친 그는 곧장 뒤돌아서 한이연과 거리를 두었다. 다시 노크소리가 들리자 한이연은 감정을 추스르고 다가가서 문을 열었다.

강이연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한이연을 보고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이연아,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

한이연은 아직도 화끈거리는 얼굴을 매만지며 조금 전 한지훈과 대치하고 있던 상황을 떠올리며 분을 삭혔다.

“그래? 의상실이 좀 더웠나 봐.”

그녀는 어색한 얼굴로 변명했다. 어쩐 일인지 조금 전 한지훈의 만행을 강우연에게 말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난 별로 안 더운데? 어쩌면 단 둘이 같은 공간에 있으려니까 이연 씨가 쑥스러워서 얼굴이 빨개졌나 봐. 내가 좀 잘생겼잖아?”

이때 소파에서 일어선 한지훈이 피식거리며 말했다.

강우연이 고개를 들자 이미 세미정장으로 갈아입은 한지훈이 보였다.

하얀색 셔츠에 검은색 외투는 그의 귀티 나는 분위기를 더욱 강조했고 심플한 디자인의 브로치로 포인트를 주어 따분함을 덜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심플함과 우아함이 돋보이는 차림이었다. 한이연이 골라준 옷은 마치 그를 위해 제작한 것처럼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강우연뿐이 아니라 한이연마저도 그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홀린 듯 바라보았다.

하지만 조금 전 그가 했던 만행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며 이가 갈렸다. 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 눈을 부릅뜨며 한지훈을 쏘아보았다.

“시간 다 돼가는 것 같으니까 이제 가자.”

강우연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앞장서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한지훈은 강우연이 다 내려간 뒤에 한이연의 등 뒤에 바짝 붙어서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네가 누구든, 네 배후에 누가 있든, 그리고 목적이 뭐든 우연이는 건드리지 마. 네가 매력적인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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