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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1화

작가: 봄가을
탕!

최신형 저격소총은 거대한 소리를 내며 총탄을 발사했다.

총탄은 기류를 뚫고 허공을 가르며 한지훈의 앞으로 돌격하는 영시종 제자를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잠시 후, 현장 800여 명이 보는 앞에서 한지훈에게 가장 먼저 달려들었던 제자가 순식간에 가슴에서 피를 뿜더니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단 한발이 심장을 관통한 것이다.

그 순간,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던 영시종 제자들은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멈추었다. 그들은 경악한 표정으로 가슴에 구멍이 뚫려 죽은 동료를 바라보았다.

점점 당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신속히 주변을 둘러보며 저격수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매복하고 있는 놈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소리쳤고 당황한 제자들은 우왕좌왕했다.

나강성마저도 고개를 들고 먼 산을 바라보며 저격수를 찾았다.

탕!

두 번째 총성이 울렸다.

한지훈과 가장 가까이 있던 영시종 제자의 머리통이 폭발하며 쓰러졌다.

순식간에 현장에 혼란이 찾아왔다.

탕!

세 번째 총성에 또 한 사람이 쓰러졌다.

800명이나 되는 제자들은 완전히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그들은 상대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어 자신들의 동료가 피못에 쓰러지는 모습을 멀뚱멀뚱 두 눈 뜨고 지켜봐야만 했다.

죽음이 가까이 다가온 느낌에 그들은 전에 없던 공포를 느꼈다.

이미 일부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바닥에 주저앉아 항복을 표시했다.

5분도 안 돼서 연무장에 이미 수십 명이나 되는 제자들이 쓰러졌다.

그리고 절반 이상 되는 제자들은 현재 두 손 들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항복을 표시했다.

바닥에 무릎을 꿇은 자에게는 총탄이 날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그 뒤로 점점 더 많은 제자들이 바닥에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나강성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며 고함을 질렀다.

“지금 뭣들 하는 거지? 당장 일어서지 못해? 일어서서 싸워! 저놈을 죽이라고! 저놈만 죽이면 끝이야. 숨어 있는 놈은 나중에 찾아내서 죽이면 된다고!”

하지만 그가 아무리 발악해도 이미 주저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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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건 조석이잖아!”오마르의 얼굴에는 순간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성신바다의 진법은 매우 강하긴 하지만, 조석만큼은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조석은 자연계에서도 가장 신비롭고 통제하기 힘든 기운이었다. 그런데, 한지훈이 손을 들자 뜻밖에 조석을 불러일으키게 됐다. 무대 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백발노인은, 입을 벌름거리며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렇게 한 갈래의 보이지 않는 힘은, 마치 크나큰 그물처럼 단번에 배 위의 모든 사람들을 덮쳐버렸다. 오마르는 눈앞의 이 장면을 멍하니 볼 수밖에 없었다. 장검을 든 그의 손은 끊임없이 떨려났다. 그 이유는 두려움 때문만이 아니라 지금 그는 비할 데 없이 강한 위압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의 실력이 약했더라면, 아마 진작에 이 위압에 눌려 처참한 몰골이 되었을 것이다. 칼을 휘두르기는커녕 손에 든 장검을 꽉 쥐기도 벅찰 것이다. “이 진법은 어때?”그때, 한지훈은 얼굴이 창백해진 오마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오마르는 마치 하늘이 자신의 몸을 짓누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다다닥!”이내 사람들은 오마르의 골격이 끊어지는 소리를 똑똑히 들어냈다. “안돼!”곧이어 오마르는 고개를 들어 노호하기 시작했고, 5성 용급 천왕계 기운을 뿜어내며 어떻게든 이 보이지 않는 위압에 저항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결코 헛수고일 뿐이었다. 그가 들어 올린 두 팔은 곧바로 아래로 처지게 됐다. 지금 그는 마치 두 손으로 한 행성을 대처하고 있는 것처럼, 상대적인 두 개의 힘은 전혀 같은 차원이 아니었다. “푸!”결국 오마르는 갑판 위에서 털썩하고는 주저앉아 피를 뿜어냈다.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깜짝 놀란 표정으로 갑판 바닥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의 보잘것없음을 느끼게 됐다. 이 힘은, 그가 일생 동안 마주한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는 힘이었다. “이럴 수가! 이럴 수가!”오마르는 중얼중얼 혼잣말을 했지

  • 용왕사위   제2548화

    “하하! 정말 가소롭기 그지없네. 용국 무종 문파는 비록 많긴 하지만 그중 진정한 천왕계는 손에 꼽을 정도야! 너희 용인들은 그들의 진법이 과연 얼마나 대단할지 영원히 알 수도 없는 거라고!” “가소로운 용국인들, 설령 너희 용국의 조상들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내 앞에서는 그저 땅강아지처럼 비천한 목숨이야!”“오늘 나 오마르, 이 배 위에서 널 죽여버릴 거야!” 붉은 망토를 걸친 오마르의 은발은 바람에 가볍게 흩날리고 있었다. 한편 하늘의 천둥소리는 끝없는 천위를 띠고 있었다. 사실 그의 성신바다는 장 씨 집안의 삼절진과도 어느 정도 비슷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곤륜 뇌해에 비하면 정말 언급할 가치도 없었다. 그 시각, 배 위의 사람들은 모두 더없이 놀란 표정으로 하늘을 찌를 듯한 굉음에 귀를 기울이며 온 하늘의 먹구름을 보고 있었다. 마치 이 거대한 유람선이 당장이라도 거대한 파도 속에 뒤집힐 것 같았다. 모든 사람들은, 죽음이 이미 자신의 지척까지 다가왔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네가 방금 그랬지, 우리 용국의 진정한 천왕계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그리고 용인들은 그 진법이 얼마나 강한지 전혀 모른다고.”한지훈은 입가에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내 말 맞지 않아? 너희 용국 무종 강자들은 힘만 강할 뿐이지 진정한 힘에 대해서는 잘 모르잖아. 진정한 힘은, 이 우주에서도 이 세상에서도 직접 보아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거야!”“그 말은 즉, 너희 용국에는 진정한 강자란 없고 전부 쓰레기들이라는 거야!”오마르의 말에 진우는 저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그의 말대로 여태까지 진우는 진법이 가장 쓸모없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렇기에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그는 전혀 일격을 가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방금 한지훈과 오마르가 진법을 이용하여 비로소 천지를 뒤흔드는 모습에 그제야 자신이 보잘것없음을 깊이 느끼게 됐다. “그래? 정말 그렇게 생각해?”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사방의 뇌해를 바라보았다. 해수면에 떨어진 한 갈래의 필련은 마

  • 용왕사위   제2547화

    이곳은 엄연히 카일 가문의 개인 영지이기에, 그들이 한지훈을 어떻게 처단하든 누구든지 비난할 수가 없었다. 설령 용국이라 할지라도 간섭할 권리는 없다. “죽어!”바로 이때, 한지훈은 머리도 돌리지 않고 손바닥을 툭 쳤다. “쾅!”그러자 한지훈의 손바닥을 중심으로 갑자기 기랑이 일었다. 기랑에 부딪힌 세 갈래의 기력은 점점 사라져 갔지만, 반면 기랑은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푸! 푸! 푸!”이내 놈들은 연달아 피를 뿜어냈다. 그렇게 2성 천왕계 강자 세 명은 동시에 피를 흘리며, 저 멀리로 몸이 날아올라 갑판을 따라 바로 바다로 떨어졌다. 그 광경에 많은 사람들은 감탄하였다. 정말 강자 중 강자였다. 닥치는 대로 2성 현급 천왕계 강자 세 명을 격파하다니. 어쩐지 젊은 놈이 미쳐 날뛰더라니, 역시나 탄탄한 바탕이 있었구나. 한편 구원항 역시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한지훈을 고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진우의 작은 졸개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금 목격한 충격적인 장면에, 그는 비로소 한 사람을 외모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이 말의 참뜻을 깨달았다. “가져와!”한지훈은 무대에서 5 보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다가와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무대 위의 노인은 식은땀을 흘리며 다소 두려워하는 기색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카일 가문의 저력은 절대 이렇게 단순할 리가 없었다. “건방진 놈!”바로 그때, 선실에서는 우레와도 같은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 은발에 두 눈이 붉은 한 젊은 남자가 갑판으로 걸어 나왔다. 그의 등장에 모두들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진우조차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바로 오마르였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세속에 관여할 수 있는 천신계 강자인 안드레의 수제자다. 그는 5 성 용급 천왕계 실력을 지니고 있는 진천왕이다. 사실 5성 용급 천왕계 중, 진법이나 현기에 대해 잘 모르는 천왕계 강자들은 단지 반천왕이라고만 할 수 있다. 반

  • 용왕사위   제2546화

    “가소롭네!”이내 얼음장같이 차가운 소리가 군중 속에서 들려왔다. 모두들 놀라서 영문도 모른 채 한지훈을 바라보았는데, 놀랍게도 그 네 글자는 바로 한지훈의 입에서 나온 것이었다. “지금 무슨 말을 하시는 거죠!”순간 노인의 얼굴에 띤 웃음은 수그러들었고, 그는 차가운 눈빛을 보이며 무대 아래의 한지훈을 주시하며 물었다. “지금 이 자리에 계신 사람들을 조롱하고 있는 겁니까, 아니면 카일 가문을 조롱하고 있는 겁니까!”노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2성 현급 천왕계 강자의 기운이 한지훈을 휩싸였다. 그저 평범한 애국 상인일뿐인 구원항은 이 기운을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털썩하고는 자리에서 몸이 떨어지게 됐다. 이내 한지훈이 가볍게 손을 들어 그의 어깨를 누르자, 그제야 구원항은 편안함 느낌을 받게 됐다. “조롱? 조롱이라 하면, 너희들이 용국을 조롱하고 용국의 천위를 무시하고 있는 게 더욱 크지!”곧이어 한지훈은 천천히 일어나 차가운 눈빛으로 노인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진왕검은 예로부터 용국 국왕의 패검이야!”“백여 년 전, 만약 너 같은 유럽의 강도들이 용국의 수도에 쳐들어가 불태우고 사람들을 죽이고 약탈하지 않았더라면, 진왕검이 어떻게 너희들의 손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그러고도 강도란 놈이, 이젠 나더러 돈을 내고 물건을 가져가라는 거야? 근 100년 동안 거듭하여 용국의 국기를 이런 식으로 되팔면서 너희들이 벌어낸 돈은 얼마나 돼? 너희들 설마 용국이 여전히 백여 년 전 그 빈약한 용국이라고 생각하는 거야!”“당장 진왕검을 내놓고, 용국 국왕에게 사죄의 뜻을 밝혀. 그럼 난 나는 용서해 주고 너희들을 죽이지도 않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난 반드시 유럽에 재앙을 안기고 카일 가문까지 평정할 거야!”우렁찬 한지훈의 목소리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고막을 진동시켰다. 일부 겁 많은 사람들은, 어느새 자신들이 이 배에 올라타 경매에 참가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지금 이들은 공해상에 놓여있었기에, 일단 쌍방이 맞붙게 되면

  • 용왕사위   제2545화

    더 이상 가격을 올리는 사람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었다. 그러자 구원항의 얼굴에는 희색이 나타났고 이내 가격을 7억까지 올렸다. 경쟁자들은 잇달아 탄식을 쏟아냈다. “7억 한 번 외칩니다!”“7억 두 번 외칩니다!” 망치를 든 노인이 단번에 경매를 종료하려는 순간, 구원항의 뒤에서 매우 낯선 소리가 들려왔다. “8억!”바로 그 몇 명의 부상인 들이었다. 저도 모르게 마음이 가라앉은 구원항이 다시 입을 열어 가격을 부르려 하자, 한지훈이 먼저 팻말을 들고는 말했다. “1000억!”그의 패기에 구원항은 기절할 뻔했다. 천억? 모든 사람들은 거의 동시에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심지어 부상인들도 매우 보기 흉한 얼굴로 한지훈을 훑어보고 있었다. 그 누구든지 아무도 감히 카일 가문의 경매에서 함부로 가격을 부르지는 못한다. 만약 부른 가격대로 현금을 낼 수 없다면, 그때는 재앙을 맞이하게 될 거니까. 그리하여 부상인들도 망설이게 됐다. 그들이 더 높은 가격을 외쳤다가 한지훈이 더 이상 받지 않는다면, 그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돈을 내야만 한다. “이 사람 누구야, 감히 카일 가문 유람선에서 이렇게 함부로 값이나 부르고. 죽고 싶어 환장한 건?”“그럴 리가. 카일 가문 경매 규칙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있겠어?”“아무리 그래도 천억에 검 한 자루를 사다니, 미친놈 아니냐고!” 주위 사람들은 한바탕 소곤소곤 속삭였다. 한지훈은 그렇게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의 초점이 되었다. 동시에 주변에 서 있던 검은 정장의 사람들도 모두 한지훈에 눈을 고정시켰다. 혹시나 한지훈이 도망가기라도 할까 봐 다들 무거운 위압을 보였다. “한 선생님, 이... 이건 장난이 아니에요. 천억이라니, 그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있긴 하냐고요!” 구원항은 창백해진 얼굴로 물었다. “하도 급하게 와서 돈을 챙겨 오는 걸 잊어버렸네요!” 하지만 한지훈은 평온한 안색으로 말했다. “네?”그 말에 깜짝 놀란 구원항은 기절할 뻔했다. 한 푼도 없는데 천억을 외

  • 용왕사위   제2544화

    진우와 한지훈은 일단 구석진 자리를 찾아 앉았다. 이내 진우는 손으로 그 나무상자를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 저기 봐, 저 나무상자 안에 있는 것이 바로 진왕검이야!”그 말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눈빛은 여전히 주위를 수색하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진왕검은 중요하지 않았다. 한지훈이 오직 찾고 싶은 건 용칠이었다. 하지만 한지훈은 여전히 용칠의 종적을 찾지 못했다. 설마 용칠이 이 배에 없는 건 아니겠지? “한지훈, 뭐 찾아?”진우는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 한지훈의 모습에 작은 소리로 물었다. “용칠이 이 배에 없는 건 아니겠지?” 한지훈은 답답한 말투로 말했다. “반드시 있을 거야. 그런데 이 배는 개조를 거쳐 우리가 아는 구조랑은 좀 달라. 게다가 카일 가문에는 본래 무도 고수들이 많아. 그래서 이런 무자들의 기운을 차단하기 위해 수를 썼을 수도 있어. 그러니 인내심 갖고 찾아보자!” 진우는 작은 목소리로 충고했다. 바로 이때 명품 양복을 걸친 10여 명의 사람들이 갑판에 올라왔다. 얼핏 보아도 모두 동아시아의 얼굴들이긴 하지만, 한눈에 봐도 그들은 부상인 들이었다. 왁자지껄 쉴 새 없이 지껄이는 사람들의 소리에, 한지훈 일행은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의 손짓에서, 그들이 이야기하는 주제가 바로 진왕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내 부상인들이 자리에 앉고 나서야 무대 위 노인은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마이크를 향해 말했다. “여러분 조용히 하시길 바랍니다. 이제 곧 경매가 정식으로 시작됩니다!”“경매에 앞서, 몇 마디 주의점을 얘기드리겠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경매에 내놓을 물품 중에는 솔로몬 왕의 정복자의 검, 용국 대 진시황제의 진왕검 그리고 수많은 유럽 궁정의 진품들이 있습니다!”“그렇기에 여러분들 중 누가 이 국보들을 얻게 되든, 다들 꼭 비밀을 지키셨으면 합니다. 더욱이는 이번 경매의 일을 입 밖으로 내서는 안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카일 가문이 절대 가만있지 않을 테고, 그 결과는 여러

  • 용왕사위   제2543화

    일찍이 한지훈을 따라 남북을 오고 가며 전투에 참여했던 용칠은 그동안 수없이 한지훈과 생사를 같이 하였다. 그렇기에 용칠의 상황을 한지훈은 당연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용칠이를 잡아둔 상대가 누구든지, 무조건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 곧이어 진우는 한지훈과 함께 무장 헬리콥터에 올라 동남 연해로 곧장 달려갔다. “우린 이번에 홍콩섬의 한 중개인을 통해 유람선에 올라야 해. 그렇지 않으면 설령 네 실력이 초연하다 하더라도 허무하게 당하게 될 거야. 그러다가 놈들을 놓칠 수는 없잖아!”진우는 말하면서 의자를 가볍게 두드리며, 기장더러 속도를 내라고 재촉했다. 반면 한지훈은 그저 잠잠할 뿐이다. 아무 말도 않는 한지훈의 모습에 진우는 다시 한번 유람선의 상황을 한지훈에게 이야기했다. 이내 그는 인피탈 한 장을 꺼내 한지훈에게 건네주었다. “한지훈, 이거 갖고 가. 다른 사람들이 너의 진짜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도록!”한지훈은 가면을 받자마자 진우가 가르친 방법에 따라 탈을 썼고, 역시나 아무런 허점도 없이 완벽했다. “역시 흑병대의 위장술은 제일이야!”한지훈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진우는 웃음을 보였다. “우리 선조들이 물려준 이술이야. 전 세계에서도 오직 우리 흑병대만 할 줄 아는 거지.” 뒤이어 거울 하나를 들어 한지훈에게 건네주었다. 남들만 알아보지 못하는 게 아니라 한지훈 본인조차 자신의 위장을 꿰뚫어 볼 수 없었다. 이는 천신계 강자들의 눈을 속이기에는 최적이었다. 몇 시간 뒤 비행기는 홍콩섬의 한 군용 비행장에 착륙했다. 이때 명품 양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구 선생님, 안녕하세요!”진우와 한지훈 두 사람은 곧바로 비행기에서 뛰어내렸고, 진우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가 중년 남자와 악수를 했다. “진 선생님, 저희 빨리 가봐야 돼요. 그렇지 않으면 경매 시간을 놓칠 수 있어요. 일단 경매가 시작되면 누구도 더 이상 배에 오를 수가 없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용칠 선생은 위험

  • 용왕사위   제2542화

    크게 당황한 진우의 표정에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일이야?”진우는 흑병대를 관리해 온 거의 20년 동안, 그 어떤 큰 풍랑도 겪은 적이 없었다.엄청난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서야 그는 절대로 이렇게 당황하지 않을 것이다. “용칠이 잡혔대. 그리고 지금은 공해의 유람선에 있대. 내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그 유람선은 카일 경매장을 통해 얻은 가족 유람선이라고 하더라고. 게다가 그 배에는 고수들이 매우 많아서, 아마 무사히 구해내기도 어려울 거야!” “뭐?”그 말에 한지훈은 대경실색했다. 용칠이 잡혔다고? “어떻게 된 거야, 대체 용칠이가 어떻게 잡힌 건데? 그동안 계속 용경에 있었잖아?”한지훈이 의아하게 물었다. 진우는 마른 입술을 핥고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얼마 전에 국기 몇 개의 행방을 알아내고는 국왕께서는 원래 나더러 직접 가보라고 명령을 하셨어. 그런데 그때, 마침 너랑 동방 가문의 충돌이 발생한 거야!”“그래서 난 용칠더러 나 대신 가보라고 한 건데, 그 결과…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한 거야!”“사실 며칠 전, 흑병대는 용칠이 이미 잡혔다는 소식을 듣게 됐어. 게다가 지금은 유람선에 압송됐지만 머지않아 유럽까지 압송될 거야. 그 말은 즉, 우리가 용칠을 구해낼 수 있는 시간은 3일도 안 돼!”그는 이리저리 생각을 굴려봤지만, 역시나 한지훈과 함께 가는 것이 가장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필경 한지훈은 현재 천신계 강자니까. 비록 아직 금지령이 있긴 하지만, 곧 그 금지령도 해제될 것이다. 때가 되면 그 누구도 감히 한지훈을 추궁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물며 이번에 한지훈은 또 다른 하나의 특별한 신분으로 사람들의 눈앞에 나타나려는 것이지, 더 이상 용국 북양 왕 한지훈의 신분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고 나서야 진우가 이곳까지 찾아온 것이다. “카일 경매장? 흑병대도 그 유럽 가문을 상대할 수 없다는 거야?”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진우는 머뭇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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