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워 죽겠네!”한지훈은 대장로의 귓가에 대고 욕설을 나지막하게 내뱉고는 검을 뽑았다.그러자 대량의 피가 솟구쳐 나왔다.대장로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며 힘겹게 말했다.“한지훈 네 이놈… 죽어서도 절대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쾅!한지훈은 그대로 다리를 들어 대장로를 걷어차 멀리 보내버렸다. 대장로는 공처럼 허공에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서 바닥으로 추락했다.요란한 소리에 옆에서 전투하고 있던 나머지 장로들이 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상황을 확인한 그들이 아찔한 비명을 내질렀다.“대장로님!”멀리서 관전하고 있던 원씨 가문 일원들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대장로가 죽었다고?어떻게 이런 일이?한지훈은 정원의 중앙에 서서 다시 검을 치켜들고 분노한 함성을 질렀다.“내가 너희 가문의 대장로를 죽였다.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해! 그러지 않으면 너희도 대장로 꼴 날 거야!”그 말은 마치 천둥처럼 원씨 가문 저택 전체에 울려퍼졌다.순식간에 원씨 가문을 대표하는 인물 사오십 명이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들은 두려움에 떨며 용검을 바라보고 있었다.용검을 쥔 한지훈은 마치 악을 심판하러 온 집행자 같은 모습이었다.나머지 장로들은 용존들을 버리고 일제히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네 갈래의 섬뜩한 기운이 정원을 휩쓸고 한지훈을 향해 날아갔다.“한지훈 네 이놈! 감히 우리의 대장로님을! 죽어!”“너희들은 뭐 하고 있어? 당장 저 놈 죽이라니까!”정원 사방에 잠복하고 있던 수십 명의 암살자들이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으며 쏟아져 나와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가장 최하위 실력이 군왕급 실력이었다.그들 중 열 명 이상이 전신급 전력을 가지고 있었다.그들이 함께 달려들면 아무리 전력이 강하다고 해도 상대하기 힘들었다.하지만 한지훈은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그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암살자들을 싸늘한 눈으로 노려보다가 살기를 담고 용검을 휘둘렀다.“죽어!”쾅!순식간에 한지훈은 마치 사신이 강림한 것처럼 그가 가
원문준은 바깥에서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용인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보기에 다섯 장로께서 힘을 합치면 한지훈 정도는 쉽게 목을 벨 수 있지 않을까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피로연이나 준비하세요.”그제야 원문준은 시름이 놓이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래. 다섯 장로께서 나를 위해 이렇게 힘을 써주시고 계시는데 무슨 걱정이지? 한지훈 혼자 다섯 장로들을 전부 쓰러뜨릴 리가 없잖아?”하지만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누군가가 검으로 대문을 잘랐다.그리고 온몸에 피를 뒤집어 쓰고 섬뜩한 살기를 내뿜는 남자가 검을 질질 끌며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그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무시무시한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있었다.고개를 들어 그 모습을 바라본 원문준은 경악한 표정으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는 한지훈이 들고 있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장검을 보고 물었다.“너… 네가 왜 여기 있어? 장로님들 손에 죽었어야 할 네가 왜….”한지훈은 지옥사자 같은 모습을 하고 살기를 뿜으며 한발 한발 원문준에게 다가갔다.“장로들? 내 손에 죽었어. 원문준, 이제 네 차례야!”말을 마친 한지훈은 검을 치켜들어 원문준의 목을 겨누었다.‘뭐라고? 다섯 장로가 한지훈의 손에 죽었다고? 그럴 리 없어!’원문준은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거짓말! 그럴 리가 없어! 그렇게 강한 분들이 다섯 명이나 계시는데 네가 무슨 수로 그분들을 죽였단 말이야!”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원문준의 얼굴은 이미 겁에 질려 있었다.“사실인지 아닌지는 이따 지옥으로 가서 장로들한테 직접 물어봐!”한지훈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하며 검을 치켜들어 그대로 원문준의 목을 향해 휘둘렀다.순식간에 목에서 뻘건 선혈이 솟구쳐 나왔다.원문준은 한지훈이 자신을 어떻게 찾았는지도 알지도 못한 채, 그대로 쓰러졌다.옆에 있던 고용인은 단칼에 고용주의 목을 베어버린 한지훈을 보고 겁에 질려 그대로 기절했다.한지훈은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
짧고 굵은 한 마디였지만 거대한 위압감이 느껴졌다.한지훈은 눈썹을 꿈틀하고는 싸늘한 눈빛으로 중년 사내를 노려보며 물었다.“당신은 누구지?”갑자기 나타난 중년 사내는 그에게 무거운 압박감을 가져다주었다.상대가 아주 강하다는 것을 기운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어쩌면 지금 상대한 모든 사람들보다 더 강력한 존재일 수도 있었다.한지훈은 이해할 수 없었다.분명 6성까지 도달했는데 상대가 나타난 순간에 그는 자신은 절대 맞은편 사내의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그만큼 강한 적이었다.중년 사내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난 원천걸, 원씨 가문의 현임 가주다!”‘원씨 가문의 가주라고?’한지훈은 인상을 찡그리며 싸늘한 눈빛으로 원천걸을 노려보았다.“가주님! 저 놈을 죽여버려요! 저놈이 우리의 장로님들을 살해했어요!”“가주님! 장로님들 너무 고통스럽게 돌아가셨어요! 이게 다 저 건방진 자식 때문이에요!”“반드시 죽여야 합니다!”원천걸 등 뒤의 원씨 가문 인원들은 목에서 피가 나도록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가주가 등장하자 그들은 이제 전혀 두렵지 않았다.원천걸은 여유만만한 얼굴로 뒷짐을 지고는 한지훈을 노려보며 물었다.“스스로 목숨을 끊을 거야? 아니면 내가 직접 나서야겠어?”한지훈은 용검을 꽉 잡고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원 가주, 내가 죽인 사람들은 죽어 마땅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들의 복수를 끝까지 하겠다고 하시면 어쩔 수 없죠. 가주님의 목도 치는 수밖에요!”“하!”원천걸은 크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이내 싸늘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해일과도 같은 무시무시한 기운을 방출하기 시작했다.그 기운은 마치 용암처럼 원천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와 천용산 전체를 감쌌다.한순간은 자신이 맨몸으로 바다에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숨이 막혀왔다.정말 강력한 상대였다.“고작 6성 따위가 지금 나 원천걸의 목을 베겠다고 했나? 북양왕, 내가 오랜 세월 폐관수련을 해서 외부 사정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하지만
한지훈은 순간적으로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다!반보천왕은 너무나 강했고, 이건 전투력에 따른 레벨 차이가 아닌 실력의 차이였다!천생서문에 기록된 내용을 보면, 반보천왕 강자는 이미 괴물이라고 할 수 있다!육성 정상의 강자라도 반보천왕 강자 앞에서는 개미와 같은 존재가 되며 손만 들어도 멸망할 수 있었다!!!한지훈은 숨을 들이마신 뒤 용검을 손에 꽉 쥐었다. 원 씨 가문의 가주인 원천걸이 사실은 반보천왕의 무적의 강자였다니!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자, 원천걸은 비웃으며 한지훈을 바라보았다."한지훈, 자네가 이렇게 어린 나이에 육성을 돌파한 것은 정말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지! 이런 인재가 다른 사람 손에 있는 체스 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네. 그러니, 우리 원 씨 가문으로 와서 내 수양아들이 되게나. 나와 같이 천자각으로 가서 그 노망난 국왕을 바꿔버린 뒤 이 강산을 공유하자고, 어떤가?"원천걸의 말은 그의 야망을 완전히 드러냈다. 그는 정권을 바꾸고 싶어 했다!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고, 냉소하며 말했다. "원 씨 가주님, 정말 야심이 많으시군요. 국왕이 노하여 원 씨 가문을 멸망시킬까 두렵지 않은 겁니까?!"그러자 원천걸은 큰 소리로 웃으며 대답했다."국왕이 우리 원 씨 가문을 멸망시키려고 한다면 진작에 손을 썼겠지, 왜 지금까지 기다리겠나?! 설마 아직도 자네는 국왕이 우리 원 씨 가문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건가?! 그자는 평범하고 변변치 못한 사람이고, 그 자리에 앉을 자격이 전혀 없다! 용국은 야심을 품고 관리를 할 사람이 필요해! 그리고 나 원천걸이 바로 하늘이 점지한 사람이지! 자네가 나를 도와주고 일이 성사되면, 자네에게 대원수 자리를 주지! 모든 용국은 자네와 나의 것이 될걸세!"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고, 손에 쥔 용검을 들고 원천걸에게 겨누며 소리쳤다."원천걸! 당신은 하극상을 벌이고 국가에 반항하려 하니, 오늘 내가 이 용검으로 당신을 베어버리겠습니다!"그 순간, 용검에 영혼
내가 당신을 죽이고, 원씨 가문을 세상에서 없애버리겠다!이 말이 천둥소리처럼 광장 전체에 울려 퍼졌고, 천용산을 휘감으며 원씨 가문 산장 안을 맴돌았다.포악무도하며 자신감이 가득한 그의 모습에 원천걸도 순간적으로 눈살을 찌푸렸고,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검은 가운을 입은 이 남자는 그에게 엄청난 압력을 가하고 있었다!마치 깊이를 알 수 없는 깊은 못과 같았다. 원천걸의 전력은 이미 반보천왕의 경지에 이르렀지만, 갑자기 나타난 검은 가운을 입은 남자의 실력을 아직 간파할 수 없었다. 이것이 바로 원천걸이 침묵하고 감히 쉽게 행동하지 못하는 이유였다. 그 직후 원천걸은 비웃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화를 냈다."지금 날 협박하는 건가?"검은 가운의 남자는 냉소하며 대답했다."협박이라고 생각해도 되겠군.""건방지게! 여긴 원씨 가문이다! 원씨 가문의 가주로서 내가 어떻게 당신에게 협박받을 수 있단 말이지?! 게다가 감히 우리 원씨 가문을 멸망시킨다는 망언을 하다니! 죽고 싶은 건가?!"원천걸은 화가 나서 순식간에 손을 올려 검은 가운의 남자를 향해 주먹을 내리치려 했다.마치 바다와도 같은 압도적인 힘으로 검은 가운의 남자를 향해 주먹이 돌진했고, 반보천왕의 주먹은 눈앞의 모든 걸 파괴하기에 충분했다!한지훈조차도 원천걸의 공격에 눈썹이 크게 꿈틀거렸다!그는 이 주먹을 자신이 맞으면 죽거나 중상을 입을 거라고 확신했다.그만큼 매우 강했고, 이것이 반보천왕의 전력이었다.한지훈의 눈에는 광적인 동경과 투지가 솟아올랐다!눈앞의 검은 가운을 입은 남자는 한지훈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한 듯 침착하게 말했다."반보천왕일 뿐, 대단할 거 없다! 이 세상에서 천왕에 이르지 못하면 영원히 개미 같은 존재일 뿐이지! 그러니 이제 반보천왕과 천왕 사이의 실력 차이가 얼마나 극복하기 힘든 것인지 알려주마!"말을 마친 검은 가운의 남자는 담담하게 앞으로 나아가더니, 직접 원천걸의 주먹을 맞았다. 이 광경을 본 한지훈과 다른 사람들은 깜짝 놀랐을 뿐만 아니
원천걸은 조급해졌다. 자신은 이미 반보천왕의 경지에 올랐는데, 눈앞에 있는 이 검은 가운을 입은 남자를 건드릴 수도, 가까이 다가갈 수도 없었다!!!"내가 말했지, 천왕 아래는 모두 개미 새끼에 불과하다고! 설령 네가 반보천왕의 실력에 도달했다고 해도,진정한 천왕 강자 앞에서는 그저 평범한 인간일 뿐이다!"검은 가운의 남자는 담담하게 말을 한 뒤, 다른 손을 들었다. "쉬익!"이때, 한지훈이 손에 쥐고 있던 용검이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튀어나와 한 줄기 광음을 만들어내더니 금빛 검기를 뿜어내며 원천걸의 한쪽 팔을 그대로 잘라냈다!!!그 순간, 원천걸의 피가 허공을 휩쓸었고 그의 한쪽 팔이 공중에서 몇 바퀴를 구른 뒤 땅으로 떨어졌다. 이 장면을 본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았다!!!원천걸이 상대방의 공격에 팔 하나가 잘려 나가다니!!더욱 무서운 것은 검은 가운을 입은 남자는 마치 허공에서 무언가를 쥐고 있는 것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용검에 손을 대지 않았다는 것이다!이 마법 같은 장면은 모두의 세계관을 무너뜨렸다!천왕 강자는 도대체 어떤 존재란 말인가?!그의 위력은 너무나도 무서웠다! 퍽!다음 순간, 원천걸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검은 가운을 입은 남자가 발을 들어 원천걸을 걷어차자, 원천걸이 수십 미터나 날아가 뒤에 있던 거대한 돌기둥에 부딪쳐 쓰러졌다!그 순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돌기둥이 부서져 무너졌고, 원천걸도 피투성이가 된 채 땅에 굴러떨어졌다!그는 잘려나간 피 묻은 팔을 감싼 채 땅에서 일어나려고 애썼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멀리서 뒷짐을 진 채 서 있는 검은 가운의 남자를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천왕이란 말인가?!"검은 가운을 입은 남자는 부인도, 인정도 하지 않은 채 차가운 눈으로 원천걸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제 그를 데려가려고 하는데, 원씨 가주가 아직도 막을 텐가?"……현장은 쥐죽은 듯이 고요해졌다.원천걸의 얼굴은 창백
반나절 후, 한지훈은 천자각으로 돌아와 용검을 돌려준 뒤 천자각 9층에서 국왕을 만났다.국왕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한지훈에게 말했다. "원씨 가문을 물리친 걸 축하하네."한지훈은 살짝 몸을 굽히며 대답했다. "모든 것이 국왕 폐하의 덕택입니다.""하하하!"국왕은 큰 소리로 웃으며 한지훈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자네는 또 언제 이런 능글맞게 아첨하는 걸 배운 건가?"한지훈도 살짝 미소를 지으며 국왕과 마주 앉았고, 다시 입을 열어 말했다."국왕 폐하, 원씨 가문의 가주인 원천걸이 반보천왕의 실력에 도달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이 말을 들은 국왕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더니 잠시 침묵을 지킨 뒤 대답했다."알고 있다."그의 대답에 한지훈도 미간을 찡그리며 물었다."국왕 폐하께서는 원천걸이 반보천왕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걸 알고 계셨으면서 원천걸이 저를 원씨 가문으로 끌어들일까 걱정되지 않으신 겁니까?"그러자 국왕은 찻잔을 들고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지금 나를 의심하는 건가?"한지훈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감히 그럴 수 없지요."그러자 국왕은 일어서서 창틀로 걸어가 용경 전체를 바라보며 말했다. "한지훈, 원씨 가문 가주는 필연코 움직이게 되어 있고, 이번이 바로 기회이다. 짐은 널 믿었기에 제지하지 않은 거지. 게다가 짐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도 마련되어 있다. 만약 일이 정말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면, 짐은 당연히 최선을 다해 널 보호할 거다."한지훈은 눈살을 살짝 찌푸린 뒤 국왕의 등을 바라보며 물었다."국왕 폐하, 만약 원씨 가문이 나라에 반역한다면 국왕 폐하께서는 어떻게 대처하실지 생각해 보셨습니까?"이 말을 들은 국왕은 뒤를 돌아 한지훈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한지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진지한 표정으로 국왕에게 말했다."아무것도 아닙니다. 단지 국왕 폐하의 마음속에 원씨 가문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고 싶을 뿐입니다."누 사람의 눈이 마
용린의 얼굴은 창백했고,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대답했다."괜찮습니다, 많이 좋아졌습니다."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중에 약을 조제해 줄 테니 일단 푹 쉬고 있어라.""고맙습니다, 용왕님."네 사람이 웃으며 대답했고, 한지훈은 지체하지 않고 돌아서서 병원을 떠났다. 문 앞에 군용차 한 대가 멈춰 섰고, 장군 한 명이 차량에서 내려 한지훈에게 경례했다."북양왕님, 국왕 폐하께서 전달하라고 하신 물건입니다. 원씨 가문에서 부인을 치료하기 위해 보내온 해독제라고 합니다."한지훈은 장군에게서 파란 약제를 받아 몇 번 살펴보고는 손에 쥐여 주며 장군에게 말했다."국왕 폐하께 대신 감사 인사를 전해 드리도록 해."그 후 한지훈은 돌아서 군용 차량을 타고 곧바로 용경 군용 비행장으로 향했고, 비행기를 타고 용일과 함께 오군으로 돌아갔다.사대 용존은 요양을 위해 잠시 용경에 머물렀고, 용이부터 용팔까지는 계속해서 북양구 전역에 남았다. 오군으로 돌아온 한지훈은 재빨리 병원으로 달려가 강우연에게 해독제를 먹였다.약 30분 정도 기다리자, 강우연은 천천히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그녀가 눈을 뜨고 한지훈의 친숙한 얼굴을 보자 곧바로 한지훈을 껴안고 울며 소리쳤다."여보, 다시는 당신을 볼 수 없을 줄 알았어요……"한지훈은 침대 옆에 앉아 강우연을 안은 채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두드리며 위로했다. "괜찮아, 이제 다 괜찮아."한참이 지나고, 강우연은 정신을 차린 뒤 병원 침대에 앉더니 말을 꺼냈다."참, 여보. 누군가 날 창고로 끌고 가서 기절시켰었잖아요. 그런데 그때 난 의식을 잃은 게 아니라 무서워서 기절한 척 한 거란 말이죠. 그때 그 납치범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서 한 말이 있는데……""뭐라고 했는데?"한지훈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머금은 채 사과를 깎고 있었다.결국 원문준은 그에 의해 살해되었고 원씨 가문의 다섯 장로도 용검에 죽었으니 걱정할 것이 없었다. 한지훈은 껍질을 벗긴 사과를 강우연에게 건넸고, 강우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