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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3장

“태이야! 소이야! 아직도 거기 있니? 할머니가 지금 산에 올라가셔야 하는데 너희들도 따라 가서 도와 드려야지!” 그때 중년 여성이 무리를 향해 걸어오며 말했다

“아! 응, 엄마! 그럼 이제 가자!” 여자애 두 명이 말했다.

방금 막 도착한 두 명을 보자, 나미는 공손하게 인사했다. “삼촌, 숙모…”

“하! 너 또 왔니?” 팔짱을 낀 채로 여자가 무시하는 태도로 말했다.

그때, 나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할머니는 김상연 의사선생님 만나서 병 진단 받으셨나요? 좀 괜찮아 지셨어요?”

“그만 해!” 그녀의 물음을 듣자 당황한 숙모가 말했다.

“할머니 일은 차치하고, 내가 말해주는데, 김상연 의사는 환자들 개별적으로 진찰비를 요구하고 있어! 꼼수 쓸 생각 하지도 마!”

그녀가 한 말을 생각해보면, 나미가 엄마도 같이 데려가고 싶어할까 봐 걱정하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나미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나미야, 어차피 치료비도 못 낼 텐데, 그냥 엄마 집으로 데려가. 걱정 마라. 어젯밤 호텔비는 우리 부담할 테니!” 계속해서 팔짱을 낀 채로 여자가 덧붙여 말했다.

“그래 그걸로 충분해. 나미야, 가서 엄마 잘 간호해 드려” 그녀의 삼촌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을 했다.

그가 아들 딸들을 데리고 막 자리를 뜨려는 순간, 호텔 앞에 기다란 명품차가 천천히 멈춰섰다. 차 문이 열리자, 유달리 눈에 띄고 깔끔하게 생긴 젊은 남자가 차에서 내려 종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안녕하세요, 말씀 좀 묻겠습니다. 여기가 천북산이 맞나요? 김상연 의사선생님이 사시는 곳?”

종혁은 모천시에서 여러 가구 공장을 운영하는 대표였기 때문에, 그 앞에 서 있는 이 중년 남자가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란 사실을 단 번에 알아차릴 만큼 세상살이에 빠삭했다.

이를 눈치채고 그는 정중하게 대답했다. “맞게 오셨습니다”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남자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음, 두진 씨, 여기 맞대요? 왜 주차장이 없지?” 정장을 입은 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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