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저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선생님이 저를 한번 힐끔 보시고는 제 병을 알아보셨습니다. 분명히 제 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계실 겁니다!” 옅은 미소를 지으며 덕원이 말했다.“죄송하지만 전 의사가 아닙니다. 치료할 수 있는 자격증이 없습니다.” 도윤이 대답했다.도윤은 아직 외부인에게 민감하게 반응했기에, 할 수 있는 한 눈에 띄지 않으려 했다. 덕원이 실제로 대기실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상상도 못했다.“저기요! 주제 파악 좀 하세요! 저희 할아버지가 아무한테나 이렇게 부탁하는 사람인 줄 아세요? 심지어 아주 정중하게 당신을 이 선생님이라고 하고 있잖아요! 적어도 도와줘야죠!” 선우가 차갑게 화를 내며 말했다.그 말을 듣자, 도윤은 뒤를 돌아 그 젊은 남자를 보며 인상을 쓰었다.“서선우, 예의를 갖추지 않고!” 덕원이 그를 꾸짖었다.“정말로 죄송합니다, 이 선생님… 제 손주가 기분을 언짢게 해드렸다면, 대신해서 제가 사과 드리겠습니다..” 노인이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선우와 무표정의 여자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들은 할아버지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을 한번도 보지 못했었다.하지만, 덕원이 고개를 숙이기도 전에 도윤이 그를 저지했다.“알겠습니다. 서사장님. 저희가 이렇게 알게 된 것도 인연인데,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거라고 약속드리진 못하지만, 사장님 병을 한번 진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도윤이 대답했다.도윤은 지금 본인이 혼자 이 씨 가문 사람들을 찾기에 부담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높은 사람들을 많이 알아두면 좋을 것이었다. 그러려면 대가문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운이 좋으면, 나중에 모씨 가문에 맞설 때 힘과 권력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정, 정말 감사합니다, 이 선생님!” 덕원이 행복해하며 말했다.“그 전에, 두 가지 조건에 동의하셔야 합니다” 도윤이 답했다.“말씀하십시오. 무조건 동의하겠습니다!” 덕원이 굳건한 목소리로 말했다.“두 조건을 지키기에 어려
“할아버지!” 선희가 그에게 달려가며 말했다.“먼저 나가시죠, 이 선생님.” 도윤이 먼저 나왔고 덕원은 아주 기분이 좋아 보였다.두 시간만에 선희는 할아버지의 심경에 아주 큰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걱정할 거 없다, 선희야. 예상했던 대로, 이 선생님께서 내 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으셨어.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곧 완전히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 덕원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 어조는 이제 훨씬 더 공손했다.“서 대표님, 먼저 축하드립니다. 흠, 이 선생님이 대표님을 도와드렸으니까, 혹시 다른 부탁 하나 더 들어주실 수 있으실지요..” 상연이 말했다.“오? 제가 이 선생님을 도울 게 또 있습니까?”“이 선생님이 조건에 포함하지 않으셨지만, 사실 이 선생님은 모천시 남부 지역에서 엄청 희귀한 약초를 찾고 계십니다. 그 약초는 대인삼이라고 일컬어지는데요 이 선생님이 아주 오랫동안 지금까지 그 약초를 찾고 계십니다. 찾아주실 수 있으시다면, 정말로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상연이 덧붙여 말했다.그 말을 듣자, 도윤은 눈썹을 살짝 치켜 떴다.상연이 덕원에게 대인삼에 대해 부탁할 줄이야.. 사실, 도윤도 자신이 덕원을 치료할 수 있다면 똑같은 부탁을 하려고 했었다. 사실 덕원을 치료하기로 마음먹은 또 다른 이유 중 하나였다.그가 이미 대인삼을 찾으러 모천시 남부 지역에 가봤었지만, 혼자 찾는다면 아무런 성과도 없을 것임을 깨달았다.대명이 일반적으로 대인삼은 체력 보강에 좋을 뿐 아니라 혈액 순환에도 좋다고 했기에 도윤은 이를 찾고 있었다. 그가 그것을 먹는다면, 이론적으로 지금 대명처럼 모씨 가문을 위협할 정도까지 될 수 있을 것이었다.사실 도윤은 현재 자신의 힘과 기술 면에서 방어를 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솔직히 도윤은 모 씨 가문이 노스베이에 살고 있는 자신의 가족들을 공격할까 봐 걱정이었다.어쨌든, 정말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건 도윤이 이 씨 가문을 보호하기에 아직 너무 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도윤이 보고 있는 쪽을 바라본 선우는 천북산 끝자락에 비슷하게 생긴 차들 무리가 있는 것을 보았다. 눈을 가늘게 뜨고 보자, 그는 도윤이 차에서 막 내리고 있는 여자 두 명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도윤이 보고 놀라자, 선우는 턱 밑에 손가락을 대고 그의 어투에 관심을 보이며 말했다. “흠! 아주 어른이네, 이도윤씨? 지금 저렇게 아름다운 여자를 처음 봐서 그런 거죠? 그런데 저 두 여자가 예쁜 건 인정합니다”“쉿!” 도윤은 두 여자를 계속 쳐다보며 단호하게 대답했다.도윤은 이런 곳에서 저 두 명을 만날 줄 몰랐다. 그 두 미인은 그의 오래 전 지인, 채라와 민지였다.그는 6개월 전 모천시에서 그들과 헤어진 후 만나지 못했었다.어쨌거나, 배 씨 가문에서 있었던 모든 사건 이후에, 아빠가 계약적으로 채라와 결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 당시, 도윤은 정략 결혼에 동의한 사람이 할아버지라는 것을 알고 망연자실했었다.하지만, 그는 할아버지의 의도를 이해했다. 그 당시에는 강한 가문끼리 협력을 하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그들을 보자, 도윤은 선우에게 시동을 끄라고 말했다.그는 그들을 계속 감시하려는 것도 아니었고 그들에게 인사를 하며 말을 걸 생각도 아니었다. 사실, 도윤은 저 멀리서 채라와 민지를 스토킹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두 사람을 보았다. 그 스토커들은 무시하고 지나가기에 너무나도 의심스러웠다.“아직 다 안 본 거예요? 벌써 산에 올라가고 있는데?” 선우가 말했다.“좀 더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잠깐 여기서 기다리자”여자 두 명이 꽤 멀리 올라가자, 도윤은 조용히 차에서 내려 수상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향해 조금씩 다가갔다.“아니 미치겠네! 지금 저 미녀 두 명을 따라가서 말이라도 걸어 볼 심산인 거야?” 선우가 체념하며 말을 했다.그리고 그는 나미를 보며 말했다. “…잠깐만요. 내가 가서 뭐하는 지 보고 올게요.”그 말을 하고서, 그는 도윤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선우가 이쪽으로 오는 것
그 말을 하자 마자, 도윤은 두 손을 번쩍 들어서 그들의 입에 무언가를 쑤셔 넣었다.“너, 너 지금 우리한테 뭘 먹인 거야?!” 그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며 더듬거리며 말을 했다.머지않아 그 둘은 그게 무엇이었는지 바로 깨달았다. 지옥과도 같은 아픔이었다. 배를 움켜잡는 동시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고통에 몸부림치며 바닥을 굴렀다. 얼굴에는 고통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내내 한 쪽 옆에서 조용히 서 있던 선우는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그들을 보며 겁에 질려 있을 뿐이었다.“그냥 독성벌레일 뿐이야. 이 벌레들이 아마 너네들이 말할 때마다 너네 장기를 모조리 갉아먹는 느낌이 들 거야. 곧 끔찍한 고통이 느껴지며 너희 둘 다 죽게 될 거야.” 도윤이 차가운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 제발 목숨만 살려줘! 제, 제발..” 그 남자들은 애원했다.“내가 물어보는 거에 다 대답할 경우에만. 먼저, 왜 배씨 가문 사람들을 따라다닌 거지? 너네 어디 가문에서 온 거야?”그 두 남자는 어떤 고문과 협박을 받더라도 이런 질문에 대답을 절대 하지 않기로 맹세했었지만 그들이 지금 겪고 있는 느낌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괴로웠다. 지금 이러고 있을 바에 차라리 죽고 싶었다.“저, 저희는… 선 씨 가문에서 왔습니다! 저희는 선연호 대표의 사람들이에요…! 제발…. 제발 목숨만…!” 남자들은 땅바닥에서 고통 속에 몸부림 치며 말했다.“그러니까, 정말 선씨 가문이다 이거지. 도대체 이번에는 무슨 꿍꿍인 거야?” 도윤이 물었다.“그, 그건 저희도 몰라요..!”“그래? 그럼 가자, 서선우.”“아, 아니요! 잠시만요! 말씀드릴게요! 아는 건 다 말씀드릴게요!” 남자들이 정신을 못 차리며 소리쳤다.“정말로 선 씨 가문 내에서 일어나는 일 정확한 내막은 모르지만, 선 씨 가문이 배 씨 가문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켜서 몰래 일을 꾸미고 있다는 말은 들었었어요! 결국 최종 목표는 배 씨 가문을 먹는 거예요!”“오? 그런데 내가 알기론, 아니지
용섭이 한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상연은 실제로 몇 년 전, 배 씨 부부를 만난 적이 있었다. 사실, 그 당시에 상연을 가문의 개인 주치의로 두고 싶어 했던 가문은 배 씨 가문이었다. 엄청나게 높은 연봉을 제시했음에도, 끝끝내 상연은 그들의 제안을 거절했었다.“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상연이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때 용섭은 처음 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아니면 알 것 같기도 한 사람이었다.한 젊은 남자가 의료용 키트를 손에 들고 상연 옆에 얌전히 서 있었다. 하지만, 얼굴에 복면을 쓴 채로 반쯤 가리고 있었다. 그의 얼굴 위 반쪽을 가리고 있었고 가면과 비슷했다.“이 분은 누구십니까?” 용섭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아, 아..! 아!” 복면을 쓰는 젊은 남자가 자신의 입을 손으로 가리키며 손을 살짝 저었다. 그리고 상연을 가리키더니 손바닥을 가슴 위에 두었다.그 모습을 보자, 민지가 깔깔 웃으며 말했다. “이 사람은 이한석이고 김상연 의사선생님 제자예요, 할아버지! 벙어리라 말을 못해요!”민지와 채라는 상연과 같이 배 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민지는 한석에 대해 조금 알고 있었기에 이 젊은이가 누군지 나서서 설명할 수 있었다.“민지야, 말을 왜 그렇게 해?” 채라가 한숨을 쉬며 말을 가려 하지 않는 민지를 바라보았다“왜 뭐 어때! 어쨌거나, 나 이미 한석이랑 친해졌단 말이야! 그 날 천북산 정상에서 우리 만났거든. 진짜 신기하게, 우리 그날 처음 만난 건데, 보자마자 친숙한 게 느껴지더라니까? 아, 한석이 말은 할 수 없어도, 같이 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교감을 했는데, 맞지 한석아?” 민지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녀는 거의 친한 친구 대하듯 말을 했다.“아! 아!” 한석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하하! 무례했다면 죄송합니다, 김상연 의사 선생님… 우리 민지가 솔직하고 아직 철이 없어서요. 그래도 참 착하고 사랑스럽게 큰 아이입니다” 용섭이 말했다“네, 그
부드럽고 따뜻한 민지의 작은 손으로 도윤의 기분이 이상해졌다.하지만, 그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민지는 그를 정원에 있는 작은 돌로 만들어진 의자가 있는 곳으로 끌고 가서 앉았다.“그거 알아, 한석아? 내가 왜 계속 너가 친숙하게 느껴지는지 생각해 봤거든.. 생각해보니까, 그건 우리 과거가 비슷해서 그런 것 같아.. 나는 평생을 이런 호화로운 곳에 사는 부유한 사람이고 너는 평탄치 않은 삶을 살고 심지어 안타까운 사고도 겪었지만, 우리 둘은 일평생 제대로 된 친구가 없다는 거에서 비슷한 점이 있어.” 민지가 말했다.그 말을 듣자, 도윤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나 어렸을 때는 이 부분에서 엄청 화가 났거든. 너는 모르고 있겠지만, 어떤 가문 때문에, 나랑 채라가 오랜 시간 동안 집 안에서 갇혀 지냈어. 한 장소에만 오랜 시간 동안 있게 하니까 나한테는 고문과도 같았지… 너도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다른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적었어서, 한번도 연애해 본 적도 없어. 이를 알게 된 순간, 이미 23년이 흘러 있었고, 드라마 속 연애까진 아니더라도 오늘날까지 난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도 없어.” 채라가 턱을 괴며 이어 말했다. 이에 도윤은 민지를 가리키며 손짓을 해 보였다.“응? 혹시 내가 이뻐서 남자친구 만드는 게 쉬울 것 같다고 말하는 거야?” 민지가 웃으며 되물었다.도윤이 고개를 끄덕이자, 민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제 갇혀 살지 않아도 되지만, 만난 재벌2세 중에서 감정이 생기는 사람은 없었어. 내가 연애하고 싶은 건 맞는데, 만난 사람 중 누구도 내 심장을 뛰게 한 사람은 없었어!”그러자, 도윤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아, 한 명 있었다. 잠시동안 같이 있었었는데.. 인정할 수 있을 만큼 착한 남자애였지. 뭐, 귀엽기도 했고…”눈썹을 치켜 뜨며, 도윤이 다시 손짓을 했다.“뭐? 왜 고백 안 했냐고?”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민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흠! 말하자면 길어! 간단히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민지가 말했다. “가서 채라 먼저 봐줘. 최근에 훈련을 많이 해서, 아마 같은 문제일 거야. 나는 여기서 내일 밤에 기다릴 테니 그때 다시 얘기하자!” 민지가 말했다.그러자 도윤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여자 하인을 따라 의학 키트를 손에 들고 채라의 방으로 향했다. 도착하자, 잠옷을 입은 채라가 도윤을 맞이했다.그녀의 머리는 어깨까지 늘어져 있었고 여신과 같은 얼굴에 도윤은 흠칫 놀랐다.“오늘 아침 하루 종일 김상연 선생님 옆에서 보조하시느라, 제가 부탁드리기에 죄송해서요. 밤에만 도움을 청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채라는 얼굴에 살짝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아! 아!” 도윤은 손짓을 하며 대답을 했는데, 아무렇게나 허공을 휘저었다.그 모습을 보자, 채라는 앉아서 말했다. “감사합니다… 보세요, 예전에 언제 한번 다친 이후로 제 어깨가 한번씩 이렇게 쑤셔요. 최근에 훈련이 빡세져서, 더 자주, 그리고 전보다 더 아파요.”그 말을 듣자, 도윤은 애초에 어떻게 어깨를 다쳤는지 묻는 듯 손짓을 했다.“그게 제 친구가 실수로 그랬어요… 제가 당시에 태권도 대회에 나갔거든요.. 제가 걔를 과소평가하고 조심하지 않아서 경기장 밖으로 튕겨 나갔어요! 떨어질 때, 왼쪽 어깨에 큰 충격이 가해져서… 그 날 이후로 계속 이렇게 아프네요.” 채라가 설명을 했다.그녀의 설명을 듣고 도윤은 부드럽게 그녀의 왼쪽 어깨를 문지르며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 들었다.‘부상을 입힌 사람이…. 나잖아? 여태껏 이렇게 아파했었구나… 지금 나한테 치료해 달라고 하다니, 신의 장난인지..’짧은 진찰 후, 도윤은 그녀에게 엄지 손을 치켜 세워 보이고는 바늘을 드는 시늉을 했다. 그는 그녀가 그에게 몇 번 침을 맞으면, 훨씬 좋아질 거라고 말하고 싶었다.“그래요? 고맙습니다, 선생님! 아 말이 나온 김에, 선생님이라고 말고, 좀 단어가 부끄럽기도 해서.. 그냥 한석이라고 불러도 될까?” 채라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가 고개를
그가 이런 실수를 해버린 건 당연했다. 결국, 도윤은 채라가 자신에게 약간 마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도윤이 기억하는 한, 그는 채라와 대화를 항상 짧게 했었다. 몇몇 일에 채라를 조금 이용했다는 건 인정했지만, 그거 때문에 자신을 좋아하게 됐다고 생각하니…“그런데, 예전에 배 씨 가문 사람들이 이 씨 가문 사람들을 찾아갔을 때, 우리는 걔가 실종된 걸 알았어. 걔를 찾으려고 이미 많은 사람들을 보냈었는데, 벌써 반 년이 지나도 소식을 들을 수가 없네.. 나는 가끔씩 걔가 정말 자진해서 나간 게 맞나 생각해.” 채라는 다소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아, 끝났어?” 채라는 뒤를 돌아 한석을 보고 물었다.그러자, 도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채라에게 편히 쉬라는 손짓을 했다.하지만 도윤이 의료 키트를 들고 나가려 할 때, 그는 채라의 방에 놓여 있는 기도문을 보았다.살짝 인상을 쓰며, 그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아, 아?”그는 채라에게 내일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고 싶었는데 채라는 그가 말하고 싶은 내용을 잘 이해한 듯했다.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일 교회 행사가 있어. 고모들이랑 민지랑 같이 기도하러 갈 거야. 하하! 너가 알지 모르겠는데, 예전에, 민지랑 내가 집에 갇혀서 나가지도 못했거든. 우리 몰래 기어 나가서 행사에 갔었다? 그런데 이제 몰래 기어 나가지 않아도 돼서 걸릴까 봐 조마조마하지 않은 채로 완전히 즐길 수 있어!”그 말을 듣자, 도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음? 너도 가고 싶어? 생각해보니까, 너 교회 행사 한번도 안 가봤겠다, 그치?” 채라가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물었다.도윤은 그저 활짝 웃으며 손짓을 했다.“그래. 좋아! 너 내일 안 바쁘면, 우리랑 같이 가자!” 채라가 웃으며 대답했다.채라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좀처럼 친절하지 않았지만 한석에게는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아마도 채라가 적극적으로 그와 친구가 되려고 했던 이유는 그의 순한 눈빛과 말을 하지 못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