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선우와 무표정의 여자는 불안해하며 소리쳤다.“괜찮단다. 젊은이, 김상연 의사 선생님한테 당신이 먼저 진료 받으시오. 내가 기다리겠소.” 노인이 말을 하자 모두가 깜짝 놀랐다.“..뭐라고요? 할아버지, 왜 그러세요? 도대체 왜 쟤가 먼저 진료 받게 해주시는 건데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쟤를요?” 선우가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감사합니다. 그나저나, 김상연 의사가 불치병 걸린 환자는 치료하지 못할 거예요.” 도윤이 친절한 말투로 덤덤하게 말을 했다.“…너…너.!” 선우와 여자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그때 노인조차도 심기가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당신이 꽤나 높은 사람이라는 건 내 인정하겠는데, 언행을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소. 나는 이미 나이가 충분히 있기에 마음에 담아 두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한테 그런 말을 했다간 큰 코 다칠 거요”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노인이 말을 했다.양쪽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을 때, 이 모든 광경을 바로 앞에서 보고 있던 직원은 바로 뒤쪽으로 뛰어 들어갔다.“그만하거라, 도윤아… 나 진찰 안 받아도 돼… 제발… 우리는 저 사람들 상대 못해..!” 나미의 엄마가 점점 두려움을 느끼며 말했다.그러던 중, 50대로 보이던 한 중년 남성이 방 안에서 타올로 손을 닦고 있었다.건물 안쪽에 위치한 방에서 진찰을 받은 환자가 나가자, 방금 전 직원이 달려오며 소리쳤다. “선, 선생님! 로비에서 싸움이 일어날 것 같아요!” “뭐?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싸움을 해? 연관된 사람들 다 내쫓아버려!” 남자가 싸늘하게 명령했다. 그 남자는 다름 아닌 김상연이었다.“그런데, 선생님… 싸움에 휘말린 사람 중에 한 명이 꽤 유명한 사람 같아요. 성이 서씨인데, 꽤 부유해 보입니다. 대기 등록을 위해 3억을 지불했습니다”“서씨?” 조심스럽게 상연이 물었다. 그 성씨는 엄청난 부자였고 상연은 상황의 흐름을 대략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하! 내가 직접 가봐야겠군! 누가 멍청하게 감히 서씨 가문에 맞
“..선생님?”모두가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 그 위대한 의사, 김상연이, 지금 저 거지한테 선생님이라고 부른다고?나미는 살짝 놀랐지만, 가장 멍한 상태로 있는 사람은 안 씨 가족이었다.“안녕하세요. 오늘 잠시 신세 좀 지려 왔습니다.” 도윤은 어쩔 수 없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상연이 자신에게 왜 선생님이라고 부르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호칭을 바꾸기엔 너무 늦었다.“얼마든지 방문하고 편하게 있으세요, 선생님!” 상연은 목소리에 정중함을 가득 담아 대답했다.도윤, 나미, 나미의 엄마가 움직이자, 서 씨 가족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은 채로 서로의 눈빛만 교환할 뿐이었다.노인이 생각한대로, 이 젊은 남자는 정말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30분 후, 나미는 진찰실 밖에서 초조하게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도윤이 자신의 엄마를 데리고 진찰실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하! 저 의사가 병을 잘 치료할 수 있을지 의심이 되네!” 선우가 팔짱을 낀 채로 씩씩거렸다.나미 말고도, 서씨 가족 세명도 그녀의 뒤에서 대기하는 중이었다.선우는 누가 봐도 불만이 가득해 보였다. 어쨌거나 힘 면에서 도윤에게 망신을 당했을 뿐 아니라, 보아하니, 도윤은 사람을 다루는데 아주 능숙했다.그는 거만하고 무례하였기에, 오늘 겪은 창피함은 그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입 다물어!” 서 씨 할아버지가 차갑게 반응했다.서덕원은 도윤이 방금 김상연 의사가 자신의 병은 치료하지 못할 거라고 말했을 때 무례하다고만 생각했었다.하지만, 상연이 도윤을 선생님이라고 칭하는 걸 듣자, 덕원은 김상연도 그의 병을 치료하지 못할 거라는 도윤의 말이 사실일까 무서워졌다. 겁에 질렸기 때문에 덕원은 대기실에서 도윤을 정중하게 기다리고 있었다.도윤이 방에서 나오자, 나미는 바로 그에게 달려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엄마 상태는 어때, 도윤아?”“처방 받은 약초를 드시면 세 달 안에 완전히 회복 되실 거야.” 도윤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
“네 저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선생님이 저를 한번 힐끔 보시고는 제 병을 알아보셨습니다. 분명히 제 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계실 겁니다!” 옅은 미소를 지으며 덕원이 말했다.“죄송하지만 전 의사가 아닙니다. 치료할 수 있는 자격증이 없습니다.” 도윤이 대답했다.도윤은 아직 외부인에게 민감하게 반응했기에, 할 수 있는 한 눈에 띄지 않으려 했다. 덕원이 실제로 대기실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상상도 못했다.“저기요! 주제 파악 좀 하세요! 저희 할아버지가 아무한테나 이렇게 부탁하는 사람인 줄 아세요? 심지어 아주 정중하게 당신을 이 선생님이라고 하고 있잖아요! 적어도 도와줘야죠!” 선우가 차갑게 화를 내며 말했다.그 말을 듣자, 도윤은 뒤를 돌아 그 젊은 남자를 보며 인상을 쓰었다.“서선우, 예의를 갖추지 않고!” 덕원이 그를 꾸짖었다.“정말로 죄송합니다, 이 선생님… 제 손주가 기분을 언짢게 해드렸다면, 대신해서 제가 사과 드리겠습니다..” 노인이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선우와 무표정의 여자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들은 할아버지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을 한번도 보지 못했었다.하지만, 덕원이 고개를 숙이기도 전에 도윤이 그를 저지했다.“알겠습니다. 서사장님. 저희가 이렇게 알게 된 것도 인연인데,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거라고 약속드리진 못하지만, 사장님 병을 한번 진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도윤이 대답했다.도윤은 지금 본인이 혼자 이 씨 가문 사람들을 찾기에 부담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높은 사람들을 많이 알아두면 좋을 것이었다. 그러려면 대가문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운이 좋으면, 나중에 모씨 가문에 맞설 때 힘과 권력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정, 정말 감사합니다, 이 선생님!” 덕원이 행복해하며 말했다.“그 전에, 두 가지 조건에 동의하셔야 합니다” 도윤이 답했다.“말씀하십시오. 무조건 동의하겠습니다!” 덕원이 굳건한 목소리로 말했다.“두 조건을 지키기에 어려
“할아버지!” 선희가 그에게 달려가며 말했다.“먼저 나가시죠, 이 선생님.” 도윤이 먼저 나왔고 덕원은 아주 기분이 좋아 보였다.두 시간만에 선희는 할아버지의 심경에 아주 큰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걱정할 거 없다, 선희야. 예상했던 대로, 이 선생님께서 내 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으셨어.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곧 완전히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 덕원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 어조는 이제 훨씬 더 공손했다.“서 대표님, 먼저 축하드립니다. 흠, 이 선생님이 대표님을 도와드렸으니까, 혹시 다른 부탁 하나 더 들어주실 수 있으실지요..” 상연이 말했다.“오? 제가 이 선생님을 도울 게 또 있습니까?”“이 선생님이 조건에 포함하지 않으셨지만, 사실 이 선생님은 모천시 남부 지역에서 엄청 희귀한 약초를 찾고 계십니다. 그 약초는 대인삼이라고 일컬어지는데요 이 선생님이 아주 오랫동안 지금까지 그 약초를 찾고 계십니다. 찾아주실 수 있으시다면, 정말로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상연이 덧붙여 말했다.그 말을 듣자, 도윤은 눈썹을 살짝 치켜 떴다.상연이 덕원에게 대인삼에 대해 부탁할 줄이야.. 사실, 도윤도 자신이 덕원을 치료할 수 있다면 똑같은 부탁을 하려고 했었다. 사실 덕원을 치료하기로 마음먹은 또 다른 이유 중 하나였다.그가 이미 대인삼을 찾으러 모천시 남부 지역에 가봤었지만, 혼자 찾는다면 아무런 성과도 없을 것임을 깨달았다.대명이 일반적으로 대인삼은 체력 보강에 좋을 뿐 아니라 혈액 순환에도 좋다고 했기에 도윤은 이를 찾고 있었다. 그가 그것을 먹는다면, 이론적으로 지금 대명처럼 모씨 가문을 위협할 정도까지 될 수 있을 것이었다.사실 도윤은 현재 자신의 힘과 기술 면에서 방어를 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솔직히 도윤은 모 씨 가문이 노스베이에 살고 있는 자신의 가족들을 공격할까 봐 걱정이었다.어쨌든, 정말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건 도윤이 이 씨 가문을 보호하기에 아직 너무 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도윤이 보고 있는 쪽을 바라본 선우는 천북산 끝자락에 비슷하게 생긴 차들 무리가 있는 것을 보았다. 눈을 가늘게 뜨고 보자, 그는 도윤이 차에서 막 내리고 있는 여자 두 명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도윤이 보고 놀라자, 선우는 턱 밑에 손가락을 대고 그의 어투에 관심을 보이며 말했다. “흠! 아주 어른이네, 이도윤씨? 지금 저렇게 아름다운 여자를 처음 봐서 그런 거죠? 그런데 저 두 여자가 예쁜 건 인정합니다”“쉿!” 도윤은 두 여자를 계속 쳐다보며 단호하게 대답했다.도윤은 이런 곳에서 저 두 명을 만날 줄 몰랐다. 그 두 미인은 그의 오래 전 지인, 채라와 민지였다.그는 6개월 전 모천시에서 그들과 헤어진 후 만나지 못했었다.어쨌거나, 배 씨 가문에서 있었던 모든 사건 이후에, 아빠가 계약적으로 채라와 결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 당시, 도윤은 정략 결혼에 동의한 사람이 할아버지라는 것을 알고 망연자실했었다.하지만, 그는 할아버지의 의도를 이해했다. 그 당시에는 강한 가문끼리 협력을 하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그들을 보자, 도윤은 선우에게 시동을 끄라고 말했다.그는 그들을 계속 감시하려는 것도 아니었고 그들에게 인사를 하며 말을 걸 생각도 아니었다. 사실, 도윤은 저 멀리서 채라와 민지를 스토킹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두 사람을 보았다. 그 스토커들은 무시하고 지나가기에 너무나도 의심스러웠다.“아직 다 안 본 거예요? 벌써 산에 올라가고 있는데?” 선우가 말했다.“좀 더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잠깐 여기서 기다리자”여자 두 명이 꽤 멀리 올라가자, 도윤은 조용히 차에서 내려 수상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향해 조금씩 다가갔다.“아니 미치겠네! 지금 저 미녀 두 명을 따라가서 말이라도 걸어 볼 심산인 거야?” 선우가 체념하며 말을 했다.그리고 그는 나미를 보며 말했다. “…잠깐만요. 내가 가서 뭐하는 지 보고 올게요.”그 말을 하고서, 그는 도윤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선우가 이쪽으로 오는 것
그 말을 하자 마자, 도윤은 두 손을 번쩍 들어서 그들의 입에 무언가를 쑤셔 넣었다.“너, 너 지금 우리한테 뭘 먹인 거야?!” 그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며 더듬거리며 말을 했다.머지않아 그 둘은 그게 무엇이었는지 바로 깨달았다. 지옥과도 같은 아픔이었다. 배를 움켜잡는 동시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고통에 몸부림치며 바닥을 굴렀다. 얼굴에는 고통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내내 한 쪽 옆에서 조용히 서 있던 선우는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그들을 보며 겁에 질려 있을 뿐이었다.“그냥 독성벌레일 뿐이야. 이 벌레들이 아마 너네들이 말할 때마다 너네 장기를 모조리 갉아먹는 느낌이 들 거야. 곧 끔찍한 고통이 느껴지며 너희 둘 다 죽게 될 거야.” 도윤이 차가운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 제발 목숨만 살려줘! 제, 제발..” 그 남자들은 애원했다.“내가 물어보는 거에 다 대답할 경우에만. 먼저, 왜 배씨 가문 사람들을 따라다닌 거지? 너네 어디 가문에서 온 거야?”그 두 남자는 어떤 고문과 협박을 받더라도 이런 질문에 대답을 절대 하지 않기로 맹세했었지만 그들이 지금 겪고 있는 느낌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괴로웠다. 지금 이러고 있을 바에 차라리 죽고 싶었다.“저, 저희는… 선 씨 가문에서 왔습니다! 저희는 선연호 대표의 사람들이에요…! 제발…. 제발 목숨만…!” 남자들은 땅바닥에서 고통 속에 몸부림 치며 말했다.“그러니까, 정말 선씨 가문이다 이거지. 도대체 이번에는 무슨 꿍꿍인 거야?” 도윤이 물었다.“그, 그건 저희도 몰라요..!”“그래? 그럼 가자, 서선우.”“아, 아니요! 잠시만요! 말씀드릴게요! 아는 건 다 말씀드릴게요!” 남자들이 정신을 못 차리며 소리쳤다.“정말로 선 씨 가문 내에서 일어나는 일 정확한 내막은 모르지만, 선 씨 가문이 배 씨 가문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켜서 몰래 일을 꾸미고 있다는 말은 들었었어요! 결국 최종 목표는 배 씨 가문을 먹는 거예요!”“오? 그런데 내가 알기론, 아니지
용섭이 한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상연은 실제로 몇 년 전, 배 씨 부부를 만난 적이 있었다. 사실, 그 당시에 상연을 가문의 개인 주치의로 두고 싶어 했던 가문은 배 씨 가문이었다. 엄청나게 높은 연봉을 제시했음에도, 끝끝내 상연은 그들의 제안을 거절했었다.“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상연이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때 용섭은 처음 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아니면 알 것 같기도 한 사람이었다.한 젊은 남자가 의료용 키트를 손에 들고 상연 옆에 얌전히 서 있었다. 하지만, 얼굴에 복면을 쓴 채로 반쯤 가리고 있었다. 그의 얼굴 위 반쪽을 가리고 있었고 가면과 비슷했다.“이 분은 누구십니까?” 용섭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아, 아..! 아!” 복면을 쓰는 젊은 남자가 자신의 입을 손으로 가리키며 손을 살짝 저었다. 그리고 상연을 가리키더니 손바닥을 가슴 위에 두었다.그 모습을 보자, 민지가 깔깔 웃으며 말했다. “이 사람은 이한석이고 김상연 의사선생님 제자예요, 할아버지! 벙어리라 말을 못해요!”민지와 채라는 상연과 같이 배 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민지는 한석에 대해 조금 알고 있었기에 이 젊은이가 누군지 나서서 설명할 수 있었다.“민지야, 말을 왜 그렇게 해?” 채라가 한숨을 쉬며 말을 가려 하지 않는 민지를 바라보았다“왜 뭐 어때! 어쨌거나, 나 이미 한석이랑 친해졌단 말이야! 그 날 천북산 정상에서 우리 만났거든. 진짜 신기하게, 우리 그날 처음 만난 건데, 보자마자 친숙한 게 느껴지더라니까? 아, 한석이 말은 할 수 없어도, 같이 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교감을 했는데, 맞지 한석아?” 민지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녀는 거의 친한 친구 대하듯 말을 했다.“아! 아!” 한석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하하! 무례했다면 죄송합니다, 김상연 의사 선생님… 우리 민지가 솔직하고 아직 철이 없어서요. 그래도 참 착하고 사랑스럽게 큰 아이입니다” 용섭이 말했다“네, 그
부드럽고 따뜻한 민지의 작은 손으로 도윤의 기분이 이상해졌다.하지만, 그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민지는 그를 정원에 있는 작은 돌로 만들어진 의자가 있는 곳으로 끌고 가서 앉았다.“그거 알아, 한석아? 내가 왜 계속 너가 친숙하게 느껴지는지 생각해 봤거든.. 생각해보니까, 그건 우리 과거가 비슷해서 그런 것 같아.. 나는 평생을 이런 호화로운 곳에 사는 부유한 사람이고 너는 평탄치 않은 삶을 살고 심지어 안타까운 사고도 겪었지만, 우리 둘은 일평생 제대로 된 친구가 없다는 거에서 비슷한 점이 있어.” 민지가 말했다.그 말을 듣자, 도윤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나 어렸을 때는 이 부분에서 엄청 화가 났거든. 너는 모르고 있겠지만, 어떤 가문 때문에, 나랑 채라가 오랜 시간 동안 집 안에서 갇혀 지냈어. 한 장소에만 오랜 시간 동안 있게 하니까 나한테는 고문과도 같았지… 너도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다른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적었어서, 한번도 연애해 본 적도 없어. 이를 알게 된 순간, 이미 23년이 흘러 있었고, 드라마 속 연애까진 아니더라도 오늘날까지 난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도 없어.” 채라가 턱을 괴며 이어 말했다. 이에 도윤은 민지를 가리키며 손짓을 해 보였다.“응? 혹시 내가 이뻐서 남자친구 만드는 게 쉬울 것 같다고 말하는 거야?” 민지가 웃으며 되물었다.도윤이 고개를 끄덕이자, 민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제 갇혀 살지 않아도 되지만, 만난 재벌2세 중에서 감정이 생기는 사람은 없었어. 내가 연애하고 싶은 건 맞는데, 만난 사람 중 누구도 내 심장을 뛰게 한 사람은 없었어!”그러자, 도윤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아, 한 명 있었다. 잠시동안 같이 있었었는데.. 인정할 수 있을 만큼 착한 남자애였지. 뭐, 귀엽기도 했고…”눈썹을 치켜 뜨며, 도윤이 다시 손짓을 했다.“뭐? 왜 고백 안 했냐고?”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민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흠! 말하자면 길어! 간단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