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도윤을 바라보다가, 용백은 긴 한숨을 내쉬며 도윤이 건네는 맥주 한 캔을 들이켰다. 몇 모금 마신 후, 용백이 입을 열었다. “…넌 이도필과 다르구나. 전혀 그 자식의 손자 같지가 않아! 그렇게 평생을 계산적으로 살아 놓고 이도필도 죽음을 피해 갈 수 없었던 거지!”‘할아버지’를 향한 용백의 편향된 감정에, 도윤은 화제를 바꾸어 물었다. “선생님, 오만 왕국에 대해 아시는 게 있으면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거긴 어떤 곳이죠…?”그 질문이 나올 것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용백은 그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꼬맹아, 왜 오만 왕국에 이렇게 관심이 많은 거야? 솔직히 말해봐라… 진지하게 거기에 가려는 건 아니지?”“맞습니다, 선생님! 저는 이씨 가문 유전의 힘을 얻고 싶습니다!” 도윤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러니까 정말로 그 힘을 좇고 있다는 거군… 이런 면에선 이도필과 아주 비슷해. 어쨌거나, 그 자식도 유전의 힘을 얻고 싶어 했으니까. 그런데, 내가 말해주지. 오만 왕국은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단순한 곳이 아니야! 우리 같은 인간들은 절대 갈 수 없는 곳이다!” 용백은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감정을 실어 넣는 것처럼 보였다.눈썹을 약간 치켜 뜨며, 도윤이 물었다. “…왜 그런 거죠…?”“내가 대단한 사람인 걸 알고 있다고 말했지? 그런데, 그런 내가 거기서 죽을 뻔했어! 더군다나, 오만 왕국에 있었을 때, 내 얼굴 대부분이 무너졌다고!”
그러자, 용백이 한숨을 쉬며 머리를 옆으로 넘겼고 완전히 화상을 입은 그의 얼굴이 드러났다.좁은 미간과 기형적인 코와 입을 제외하고 모든 얼굴이 완전히 검게 그을려 있었다. 물론, 이 모습에, 도윤은 충격 받았다. 어쨌거나, 용백처럼 강한 사람이 오만 왕국에서 이런 끔찍한 부상을 입었다니… 그곳은 정말로 위험한 곳인 듯 보였다. 그런데도 용백은 진지한 목소리로 이어서 말했다. “다시 말하지만, 오만 왕국에 대해 더 알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유전의 힘 같은 건 다 잊고 그냥 네 삶을 잘 살아라… 아니면, 내 꼴이 날지도 몰라!”도윤은 용백의 마음을 이해했지만, 그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도윤은 용백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정중하게 요청했다. “다 저를 걱정해서 하시는 말씀인 거 잘 압니다… 하지만, 저는 꼭 가야 해요. 그러 러면, 오만 왕국으로 갈 수 있도록 비석을 열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그 말을 듣자, 용백은 자포자기하며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이도필과 닮지는 않았지만, 고집은 똑 닮았군… 그렇게 죽고 싶은 거면, 그래라! 네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어!” 용백이 말하자, 도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사실, 오만 왕국 문을 여는 데에만 용백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곳에 도착하면,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해야 했다. 자신을 따라다니며 용백이 목숨을 무릎 쓰지 않도록 하고 싶었던 건 사실이지만, 솔직히 도윤은 그와 함께 떠나면, 그의 술 문제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걱정이 많았다.
잠시 후, 도윤과 용백의 표정이 굳어졌다.두 사람은 밖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엄청난 살기를 감지했다. “…꼬맹이, 널 따라온 것 같군! 너 적으로 둔 사람이 많은 거야?” 용백이 중얼거렸다. 용백은 수십 년 동안 자취를 감추고 살았기에 그를 쫓을 적이 없었다. 그러니, 이 살기를 내뿜는 사람들은 당연히 도윤을 따라온 것이었다. 도윤이 린구시에 왔다는 소식이 이렇게 빠르게 퍼졌다니… 도윤은 누군가가 이렇게 바짝 추격해 왔을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상대편은 계속 이렇게 그를 관찰하고 있었던 건가…?도윤은 그저 고개를 숙이며 겸연쩍게 말할 뿐이었다. “선생님, 곤란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먼저 일을 처리할 수 있게 해주세요!”그리고 도윤은 구멍가게를 나가 문 옆에 섰다. 그 시각, 이미 날은 어두워져 있었고 꽤 어두컴컴했다. 도로에는 개미 한 마리 지나가지 않았기에 상황은 더 으스스했다. 사방에 위험이 깔린 느껴졌다. 도윤이 잠시 생각에 잠겨 있을 그때, 칼 여러 개가 그를 향해 날아왔다!도윤은 칼을 피할 수 있었지만, 칼은 그의 뒤에 있던 문에 꽂히고 말았다. 너무 어두웠기에 범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검은색 도복을 입은 위협적으로 생긴 남자들이 잠시 후 도윤 앞에 그림자의 형태로 모습을 보였다!그들 모두 손에 장검을 들고 있었고 빠른 속도로 도윤을 에워쌌다….
무장한 남자들은 절대 약한 무리가 아니었지만, 도윤의 상대가 되진 않았다. 하지만, 흐릿한 형체가 갑자기 구멍가게에서 달려 나왔고, 도윤도 그렇고 모두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도윤의 앞에 멈춰 서서, 그 형체는 손바닥으로부터 충격파를 발사했고 검은 도복을 입은 모든 사람이 날아갔다!그들이 땅에 쿵 하고 떨어졌을 땐, 모두 숨을 거둔 상태였다. 물론,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용백이었고 그의 실제 힘에 도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도윤은 애초에 용백이 도윤을 도와 남자들을 상대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뭐가 됐든, 용백은 다소 경멸적인 시선으로 도윤을 보며 말했다. “어이, 왜 이런 쓰잘머리 없는 인간들이랑 시간 낭비하고 있어? 오만 왕국에 가려면 내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어? 가자!”그 말을 듣자, 도윤은 바로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어쨌거나, 도윤은 용백처럼 이 사람들을 가볍게 진압하지 못했다.뭐가 됐든, 용백이 이 사람들을 처리해 주었으니, 도윤은 걱정거리 하나를 덜게 되었다.그런데도, 도윤은 용백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의 힘은 여전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용구 시로 떠났다. 비행기에 탑승하자, 도윤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선생님… 공책을 보면, 오만 왕국에 가는 비석이 안라산 정상에 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그렇지. 그게 활성화되면, 오만 왕국으로 가는 문이 열릴 거야!” 용백이 대답하자, 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용구시에 도착하자, 두 사람은 바로 차에 몸을 싣고서 안라산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안라산에 도착했을 때, 용구 시 가장자리에 위치한 어떤 방 중앙에는 무릎 꿇고 앉아 있는 검은 도복을 입은 남자가 보인다. 그 남자는 손에 홀을 든 채로 도복을 입고 있는 다른 남자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잠시 후, 무릎을 꿇고 있던 남자가 바로 보고했다. “제가 알아본 바로, 이도윤은 이미 린구시를 떠나 이제 용구 시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사부님! 이미 안라산으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한 게 분명합니다!” 그 말을 듣자, 도복을 입은 남자가 단호하게 물었다. “…안라산이라고? 도대체 왜 거기를 가는 거지?”“저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무언가 중요한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도윤은 굉장히 강한 남자와 함께 있습니다. 이도윤을 습격하기 위해 보낸 저희 쪽 자객들이 그 사람 공격 한 방에 모두 죽었습니다!” 무릎을 꿇은 남자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그 말을 듣자, 도복을 입은 남자는 분노하며 코웃음 쳤다. “이도윤, 무슨 꿍꿍이야… 됐어. 차 대기 시켜! 내가 안라산으로 가야겠어!”“네!” 검은 도복을 입은 남자는 대답을 하고 두 발로 일어서 복도를 걸어 나갔다.도윤과 용백을 보자. 잠시 후, 두 사람은 산 끝자락에 도착했다. 지체할 이유가 없었기에, 두 사람은 바로 등산을 시작했다. 한 세 시간 후, 그들은 마침내 산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던 도윤은 산 가장 꼭대기에 있는 녹색과 흰색이 섞인 비석을 볼 수 있었다… 저게 용백 선생님 말씀하시고 공책에 나와 있던 건가…?자세히 들여다보니, 비석에는 여러 무늬와 알 수 없는 상형문자들이 새겨져 있었다. 용백은 주변을 수색 중이던 도윤을 보며, 시간 낭비라고 여기며 바로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꼬맹이, 우리 이제 도착했다. 이 비석이 널 오만 왕국으로 데려다 줄 거야… 준비됐어?”“네, 선생님!”
자신감에 차 고개를 끄덕이는 도윤을 보좌, 용백은 비석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그 위에 손바닥을 올렸다….그가 주문을 읊기 시작하자, 비석은 갑자기 환한 빛을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문을 읊으면 읊을수록, 빛은 점점 더 밝게 빛났고, 나중 되어서는 산 정상 전체가 봉화처럼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문이 생기는 과정을 커다래진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도윤은 용백이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이제 모든 게 시작되었다. 이제부터 모든 건 전적으로 너에게 달려있어, 꼬맹이! 내 도움은 여기 까지야, 알아들어?”어느 때보다 진지한 용백의 목소리를 듣자, 도윤은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선생님! 도와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그리고 도윤은 문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그리고 그가 들어서자, 문은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도윤이 무사히 문 안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하자, 용백은 안심하며 숨겨진 산길을 통해 산에서 내려갔다. 이제 그의 임무는 끝났고 전에 말했듯, 이제 성공 여부는 전적으로 도윤에게 달려있었다. 용백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복을 입은 남자가 부하들 몇 명을 이끌고 현장에 도착했다. 그들은 신속하게 정상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지만, 어디에서도 도윤을 찾을 수 없었다. 도윤의 행방에 대한 단서가 부족했기에, 부하 중 한 명이 제안했다. “…사부님, 조금 전에 밑에서 본, 산 정상에서 뿜어져 나오던 빛을 기억하시죠…? 순식간에 그 빛이 사라졌고… 그러면…. 이도윤은…….”“….그래. 나도 이 장소가 너무 수상해…. 그럼, 이도윤과 함께 왔던 그 남자를 찾아! 그 사람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을 거야!” 도복을 입은 남자가 얼굴을 찡그리며 명령했다. 물론, 도윤은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리 없었고 반대쪽 문이 있는 통로 끝의 빛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 걷는 중이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보아하니, 성공적으로 오만 왕국에 들어온 듯 보였고 다른 쪽 문은 협곡
오만 왕국에 들어서자마자, 도윤이 처음 느낀 감정은 원시 자연 그대로의 환상적인 이곳의 모습이었다…조금 더 경치를 감상하고 싶었지만, 도윤은 자신에겐 중요한 임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점을 염두에 두고, 개울가를 떠나 마을 같은 무언가를 발견할 때까지 걷고 또 걸었다. 하지만, 마을에 들어서려는 그 순간, 검에 반사된 반짝이는 무언가가 도윤의 눈에 스쳤다. 근처 숲속에서 오는 빛인 것을 깨닫자, 도윤은 눈썹을 추켜올리며 무엇인지 확인하러 조심스레 다가갔다.잠시 후, 보라색 옷을 입은 여자가 완전히 흰색으로 무장한 다섯 남자에게 공격을 당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물론, 이 모습에 도윤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났다. 남자 여럿이서 여자 한 명을 공격하다니! 자존심도 없는 거야?!뭐가 됐든, 손에 장검을 들고 있던 여자는 분명 수적으로 열세였지만, 꽤 능수능란하게 남자들에게 맞서는 모습에, 도윤은 살짝 놀라고 있었다. 여자는 꽤 무술에 능한 사람인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결국 숫자에 밀려, 보라색 옷을 입은 여자는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말았고 그녀가 피를 토해내고 있을 때, 그녀의 검은 옆으로 날아갔다. 다섯 남자 중 한 명이 다친 여자에게 다가와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비웃으며 말했다. “지안아, 오늘 내 손에 죽게 되네? 어차피 이렇게 사라질 몸인데, 그 전엔 내게 그 부드럽고 따뜻한 온기를 나누어 주는 건 어때?”“닥쳐! 내가 죽더라도 네가 원하는 대로 되는 일은 없을 거야!” 지안이 변태적인 남자를 노려보았다. 그 말을 듣자, 중학은 그저 웃으며 비아냥거렸다. “오, 너가 지금 그런 말 할 처지야? 얘들아, 잡아! 일단 나부터 끝내고 너희들도 차례대로 즐겨! 그리고 죽이자!”그 말을 듣자, 남자들은 음탕하게 웃었고, 네 남자는 지안을 둘러싸며 성큼성큼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지안은 아름다운 얼굴과 육감적인 몸매를 가졌기에 대부분 남자들이 그녀를 보면 욕정이 커졌다.네 남자가 불쾌할 정도로 지안에게 가까이 다가오자, 지안이 소리쳤다. “감히 내 몸에 손끝 하나 댔다간, 내 사부님이 백아 수도원을 무너뜨리실 거야, 이 개자식들아!”“하하! 내가 그 인간을 무서워할 것 같아? 그 여자가 우리 수도원 근처나 올 수 있을지 궁금하네!” 지안의 협박에도 전혀 동요되지 않은 채, 중학이 비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악마 같은 중학은 지안의 몸을 만지려 손을 뻗었다… 그때 갑자기, 덤불 속에서 칼 하나가 날아와 그의 손목을 관통했다!고통에 몸부림치며 중학은 상처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다들 상황 파악을 하기도 전에, 도윤이 덤불 속에서 걸어 나오며 완전히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다섯 사람을 노려보며 조롱했다. “남자 다섯 명이 여자 하나를 상대로… 너희가 그러고도 남자야?”“너 누구야? 우리 일에 끼어들지 마! 죽고 싶어 환장했어? 얘들아, 처리해!” 중학이 고통 섞인 목소리로 소리치자, 그의 부하들은 손에 장검을 들고서 도윤에게 돌진했다.수적으로 불리했지만, 도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단 한 번의 칼 놀림으로 남자 네 명을 날려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