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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장

한참을 도윤을 바라보다가, 용백은 긴 한숨을 내쉬며 도윤이 건네는 맥주 한 캔을 들이켰다.

몇 모금 마신 후, 용백이 입을 열었다. “…넌 이도필과 다르구나. 전혀 그 자식의 손자 같지가 않아! 그렇게 평생을 계산적으로 살아 놓고 이도필도 죽음을 피해 갈 수 없었던 거지!”

‘할아버지’를 향한 용백의 편향된 감정에, 도윤은 화제를 바꾸어 물었다. “선생님, 오만 왕국에 대해 아시는 게 있으면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거긴 어떤 곳이죠…?”

그 질문이 나올 것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용백은 그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꼬맹아, 왜 오만 왕국에 이렇게 관심이 많은 거야? 솔직히 말해봐라… 진지하게 거기에 가려는 건 아니지?”

“맞습니다, 선생님! 저는 이씨 가문 유전의 힘을 얻고 싶습니다!” 도윤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러니까 정말로 그 힘을 좇고 있다는 거군… 이런 면에선 이도필과 아주 비슷해. 어쨌거나, 그 자식도 유전의 힘을 얻고 싶어 했으니까. 그런데, 내가 말해주지. 오만 왕국은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단순한 곳이 아니야! 우리 같은 인간들은 절대 갈 수 없는 곳이다!” 용백은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감정을 실어 넣는 것처럼 보였다.

눈썹을 약간 치켜 뜨며, 도윤이 물었다. “…왜 그런 거죠…?”

“내가 대단한 사람인 걸 알고 있다고 말했지? 그런데, 그런 내가 거기서 죽을 뻔했어! 더군다나, 오만 왕국에 있었을 때, 내 얼굴 대부분이 무너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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