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서 도윤은 바로 해인을 데리고 떠났다. 도윤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시율은 다시 한번 알 수 없는 가슴의 쓰라림이 느꼈다. 한두 번은 우연이었다고 하더라도 세 번째도 우연일 수 있는 걸까?하지만, 그녀의 진정한 사랑이 신 대표가 아니라 이 평범한 남자라면, 모든 게 말이 되지 않는다. 시율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저 사람은 정말 비범한 사람입니다”그때, 박 비서가 난데없이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박 비서님,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박 비서도 전문가였지만 전설의 영역에 입문하는 데에는 실패했었다. 그때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시율 아가씨, 방금 눈치 못 채셨습니까?”박 비서는 진지한 표정을 하고서 도윤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치를 못 채다니요?”“저 악의 황소가 정말로 흉포했을 때 말입니다. 신 대표도 강모 씨도 전혀 상대가 안 됐죠. 게다가 살인적인 광기도 쉽게 보였고 아가씨도 방금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저 악의 짐승은 갑자기 절체절명의 순간 멈추었어요!” 박 비서가 말했다. “맞아! 맞아요! 시율아, 너는 방금 못 봤겠지만, 저 악의 짐승이 갑자기 멈췄을 뿐만 아니라 뭔가 겁에 질린 것처럼 보였어!” 은미가 맞장구를 쳤다. 시율은 누구보다 더 놀랐다. “그러니까 저 악의 짐승이 이도윤이라는 남자애가 무서워서 도망이라도 갔다는 거예요?” 시율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게 가능하다고? 이도윤은 너무 평범해 보이는데!솔직히 말해서, 시율이 처음에 도윤이 점쟁이가 말하는 진정한 인연이라고 생각했을 때, 그 사람이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느꼈었다. 그러니까, 설명해 보자면…여자들이란 항상 진정한 사랑을 만나는 것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 그렇게 말한 사람이 점쟁이였기에 시율은 자신의 진정한 사랑에 대해 더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기대치와 지금 눈앞에 나타난 사람에서 큰 격차가 없었더라면 이렇게 감정적
그래서 조금 전 장면이 연출된 것이었다. 입장권이 없을지라도 도윤은 자신의 힘으로 손쉽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게다가 도윤은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정체를 숨기고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무모하게 행동해선 안 됐다. “이 선생님, 저에게 맡기신 그렇게 간단한 일조차도 제가 처리하지 못해 죄송합니다.”병철은 자책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선 대표님,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사실, 지금 상황에서 선 씨 가문 이름으로 지하 세력 축제에 들어가기에 어려울 듯 보입니다. 호장호와 다른 입김 좀 센 가문 사람들을 데려가서 더 요령껏 행동하기가 쉬울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도윤이 말했다. “선생님, 저희가 왕 씨 가문과 손을 잡길 바라시는 건가요? 선생님께서 도 씨 가문에 이미 망신을 주었기 대문에 재평시에서 남은 저희가 기댈 수 있는 명망 있는 가문은 오직 왕 씨 가문뿐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 가문이 행사 주최 측이기도 하고요!” 장호가 옆에 서서 말했다. “맞아. 내 말이 그 말이야. 왕 씨 가문 대표랑 아는 사이야?” 도윤이 물었다. “흠, 그렇지는 않아요. 겉보기에 왕 씨 가문이 가장 강력한 가문처럼 보이긴 하지만, 수많은 훈련 가문이 왕 씨 가문 뒤를 봐주고 있어요. 그러한 이유로 다른 훈련 가문들이 감히 왕 씨 가문 사람들을 건드릴 수 없는 거예요. 물론, 기꺼이 항복하고 왕 씨 가문에 합류한 최상급 도사가 있기는 해요. 왕 씨 가문에 저희 같은 일류 도사는 네다섯 명 정도 있어요. 그리고 삼류 도사 정도 되는 강한 도사도 있다고 들었어요.” 장호가 설명했다.“그렇군.”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도윤은 특정 가문 뒤를 봐주는 세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사랑 저택의 경우, 장호가 말하길, 현재 최상급 도사들이 즐비해 있기에 지하세력 축제가 활기를 띨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때, 선 씨 가문 정문 앞에 한
도윤은 오늘 본 악의 황소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장호에게 오늘 사랑 저택에서 있었던 모든 일에 대해 말했다. 일단 도윤은 한 번도 악의 짐승을 만나본 적이 없었다. 특히나 악의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악의 짐승은 더 처음이었다. 짐승의 영혼에 대한 지식에 있어 도윤은 아는 게 별로 없었다. 곧 해가 지기 때문에 도윤은 시율의 생일 연회에 서둘러 가야 했다. 그랬기에 도윤은 장호에게 같이 출발해서 가는 길 동안 이야기를 나누자고 제안했다. 이 세상에는 득도하기 위해 훈련하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마력이 있는 악의 짐승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 그들은 특정한 동굴에서 서식한다.그렇기에 일반 사람들이 그들을 보기엔 몹시 어렵다.일반 사람이 그들을 우연히 마주친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분명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그랬기에 악의 짐승에 대한 정보는 극히 적었다. 자신의 본질적 기를 응축시킬 수 있는 악의 짐승은 도사라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수련의 영역까지 도달하기엔 몹시 어렵기 때문에 악의 짐승이 인간과 같은 수준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은 당연히 인간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말이었다. 만약 일류 도사가 일류 악의 짐승을 만나게 된다면, 볼 것도 없이 악의 짐승의 승리일 것이다. 장호의 말을 듣자 도윤은 바로 상황을 이해했다.신윤광과 강모라고 하는 그 남자가 악의 짐승의 기운을 과소평가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악의 짐승은 단 한방에 그들 모두 제패했다.그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그리고 도윤과 장호는 왕 씨 가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시각, 왕 씨 가문 저택.해가 지자, 정원은 형형색색의 불빛으로 반짝이고 있다. 왕 씨 가문의 장녀, 시율의 생일 연회 때문이었다. “시율아, 너 오늘 너무 예쁘다!”“생일 축하해, 시율아!”재평시 재벌 2세들은 선물을 한 아름 들고 와 그녀의 생일을 축하 중이었다. 물론
“그럼… 이도윤은 뭐야? 너가 이미 네 진정한 사랑으로 신윤광을 선택했는데, 왜 오늘 이도윤을 초대한 거야?” 은미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잠시 생각을 하다 시율이 대답했다. “나도 날 잘 모르겠어. 그런데 이도윤이 정말 궁금하긴 해. 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도 그렇고 무엇보다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서 다시 만나보고 싶어. 사실, 처음에는 너랑 엮어줄 생각이었어. 하하하!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어쨌든 우리랑 같은 세계 사람이 아닌 것 같더라고. 그래서 그냥 오늘 해준 일에 대한 감사 표시로 초대한 것도 있어!” 시율이 숨을 깊이 내쉬며 미소를 지었다. “진짜 못 됐어! 하하! 왕시율, 너 기준에 못 미친다고 생각해서 나한테 쓰레기 버리듯 버리려고 했던 거야? 나도 싫어! 하하!”은미와 시율이 같이 깔깔 웃었다. 그 둘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갑자기 은미가 앞쪽을 가리켰다. “시율아, 저기 봐! 이도윤 왔어!” 은미가 소리쳤다. 그때, 시율이는 눈을 치켜 뜨며 문 쪽을 바라보았다. 손에 선물을 든 채로 자신에게로 걸어오는 도윤을 보자, 또 이유 없이 그녀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시율 양, 생일 축하해. 그리고 초대해 줘서 고마워!” 도윤이 미소를 지었다. “아니야! 오늘 사랑 저택에서 날 구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어. 오늘 마음껏 즐기고 먹고 가!”시율은 살짝 도윤을 업신여기고 있었지만 두근거리는 심장 때문에 그를 몇 번 더 힐끔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이 심장의 두근거림이 도윤 때문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둘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때, 갑자기 불꽃놀이가 하늘을 뒤덮었고 마치 재평시 전체를 형형색색으로 물들이고 있는 듯했다. “우와!”많은 사람이 함성을 자아냈다. 불꽃놀이가 끝나자, 단어 몇 개가 허공에 쓰여지기 시작했다.“생일 축하해, 시율아!”하늘 위에 수 놓인 이 단어들은 정말 눈이 부시고 눈길을 사로잡았
“신 대표님 너무 멋있으시다…! 하루만이라도 여자친구가 될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어!” 관중 속 여자 한 명이 소리쳤다. 윤광은 무표정으로 그저 말했다.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율 양… 시율양이 그런 위험에 처할 줄 상상도 못했어요. 처음 제 계획은 모두를 구하기 위해 그 자리에서 악의 황소를 유인하려고 했던 겁니다!”“…알고 있었어요..!” 시율이 대답했다. ‘맞아… 내가 왜 그런 식으로 신대표님을 오해했었지? 신대표님이 도망갔을 때는 내가 높은 연단에서 밀려나고 있을 때도 아니었잖아… 내가 그렇게 위험한 상황에 처할 줄 신대표는 몰랐을 거야…’ 윤광의 해명을 듣자 시율의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 그리고 생일 연회는 다시 이어졌고 도윤과 다른 사람들은 그저 평소처럼 없는 사람인 듯 취급 당했다.잠시 후 한 중년 남성이 천천히 그곳으로 걸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멀리서 같이 서 있는 시율과 윤광을 바라보며 그는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때, 박비서가 존경심을 가득 담은 얼굴로 그 중년 남성 뒤로 걸어가 속삭였다. “대표님..!”그 중년 남성은 다름 아닌, 왕씨 가문의 대표, 왕국현이었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국현이 대답했다. “아주 좋아. 시율이랑 신대표는 잘 되고 있는 거야? 신대표가 정말 점쟁이가 시율한테 말했던 그 사람인 거야?”그의 말만 들어도, 국현은 점쟁이의 말을 굳게 믿고 있다는 게 분명했다. 그랬기에 그는 딸의 미래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 “…그…그건…” 박 비서가 고민을 하며 말을 중얼거렸다 “편하게 말해도 돼!” 뒷짐을 진 채로 국현이 대답했다. “그게… 잠시 신윤광 대표를 지켜보았는데, 신 대표는 점쟁이가 말한 조건에 꽤 부합하는 사람 같습니다! 먼저, 일반인이라면 갖고 있기 힘든 놀라운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집안과 무술 실력 둘 다 월등합니다!” 박 비서가 말을 하자, 국현은 함박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신 대표가 부합하지 않은 한 가지
국현을 보기 위해 도윤이 일어났을 때, 모두들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는 윤광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가 말했다. “아, 왕 대표님! 아버지가 대신 안부 전해드리라고 했어요!”국현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걸어 나왔고 다른 사람들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윤광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윤광아, 정말 잘 컸구나! 올해 지하 세력 축제에서 네 뛰어난 재능을 선보이길 바란다!” 잠깐 윤광과 기분 좋은 인사를 주고받자, 군중 속 다른 남자들도 국현에게 인사를 건네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현은 다른 사람에게 윤광만큼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도윤이 왕 대표에게 인사를 건네지 않는 모습을 보자, 시율은 살짝 동정심이 들었다. 어쨌거나, 도윤은 여기 있는 다른 남자들에 비해 한참 뒤떨어졌다. 도윤과 수준이 맞는 친구들이 따로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정말로 이곳은 그에게 다른 세상인 듯 보였다. 그랬기에 시율은 살짝 연민을 가지고서 속으로 생각했다. ‘이도윤을 내 생일 연회에 초대한 게 잘한 일인지 모르겠네… 하긴 벌써 왔는데 인제 와서 뭐 어쩌겠어!’생각을 정리한 후, 그녀는 앞장서서 도윤을 소개했다. “아빠, 내 친구 두 명을 소개할 게. 여기는 이도윤이고 옆에는 도윤이 친구 선해인이야! 오늘 오후에 날 구해주었어!”시율은 불쌍한 마음에 도윤을 소개한 것이었지만 국현은 그 말을 듣자 살짝 기분이 언짢았다. 어쨌거나 그는 시율이 도윤에게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살짝 경멸스러운 눈빛을 하고서 국현이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그래서 너가 도윤이구나! 어디 살고 있니? 가문 재산은 어느 정도야? 그래, 능력은 좀 있어?”아빠가 도윤에게 그런 질문을 퍼붓자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시율이 물었다. “아빠, 뭐 하는 거야?”‘아빠가 왜 이러시지..?’ 시율은 속으로 생각했고 이때 모두가 도윤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해인은 그들이 만나기도 전에 국현이 도윤을 노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쨌거나 국현은 시율을 구해준 사람을 윤광으로 알
왕 대표가 왜 도윤과 단 둘이 만나고 싶어 하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도윤을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것은 확실했다.그런데도 그 자리에서 안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쨌거나 일이 그들의 생각대로 흘러갔다.전형적인 가문의 대표인 왕 대표는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 보통 진지하고 엄숙했지만, 그에게는 잘 알려진 약점이 있었는데 자식 문제에 대한 일이었다. 자식들을 대표하여 동등한 사회적 지위 가문들에게만 결혼을 제안해 왔다. 그렇기에 현재로서 윤광만큼 뛰어난 사람만이 자기 딸의 배우자감으로 적절했다. 또한 시율에게 구혼하는 부적절한 후보자들을 제거하는 일에도 앞장섰던 이유이기도 했다.뒤뜰에 있는 호수로 부른 후, 국현이 주저없이 물었다. “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원하는 거라니요?” 도윤이 국현을 보며 물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지 마. 내 딸한테 접근한 이유가 있다는 거 다 알아. 입장권이든 돈이든 명예든 말만 해!” 여전히 뒷짐을 진 채로 도윤을 본체만체하며 국현이 대답했다. “그러니까 지금 제가 무슨 속셈이 있어서 시율 양에게 접근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왕 대표님이 제가 시율 양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게 ‘원하는 게 뭐냐?’ 고 물으신 건가요? 제가 시율 양 옆에서 사라지길 바래서요?” 도윤이 씁쓸하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물었다.그 말을 듣자, 국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젊은 사람이 직설적이군.’그리고서 국현은 대답했다. ‘내 생각보다 더 똑똑하군. 그게 바로 내가 원하는 거야. 좀 더 현실적으로 봐. 어쨌든, 윤광이 여기 있으니 하고 있던 망상은 집어치워. 그 둘을 놔주지 않는다면 그저 매달리고 있는 것뿐인 거야.”쓴 미소를 지으며 도윤은 웃음을 터트렸다.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그런 생각은 어떻게 하셨는지 의문이네요. 왕 대표님께 그런 부탁을 드릴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어쨌든 왕씨 가문에서 제가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원하는 대로 일이 잘 안 풀리고 있었지만, 도윤은 아직 걱정하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도윤은 축제에 들어가기 위해 싸워야 할 것이었다. 하지만 아직 일이 잘 풀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약간 있는 상태였다. 뒷좌석에 앉아 다음 계획에 대해 생각하던 도윤은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해인아, 차 세워!” “..네? 무슨 일이세요, 사부님?” 해인이 놀라 물었다. 순간 주변에 주의를 기울이며 도윤이 대답했다. “..누군가 우리를 쫓고 있어… 멀지 않은 곳에 있어!”“네? 왕국현이 저희를 죽이려고 사람을 보낸 걸까요? 이런 개새끼!” 해인이 으르렁거렸다.“그럴 수도 있어. 어쨌든 우리를 쫓는 사람의 기운이 엄청나게 세게 느껴져. 조금 전에 왕 씨 가문 저택에서 마주친 비범한 사람들을 내가 쭉 봤었는데 이 정도로 강한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은 없었어.” 도윤이 계속해서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제가 나서서 도울 수 있게 해주세요, 선생님!” 장호가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일단 해인이랑 먼저 가 있어. 누구인지 내가 먼저 봐야겠어.” 도윤이 대답했다.그 둘이 대답도 하기 전에 도윤은 그 둘의 눈 앞에서 눈 깜짝할 새 사라져 버렸다.밤은 어두웠고 도윤은 재평시 두배 정도의 강변을 쉴 새 없이 달렸다.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채로 도윤은 수많은 나무들 사이에서 나는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집중해서 들었다… 누군가 땅 위를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나뭇잎을 밟았을 때 약간의 음푹 패인 발 모양만 보일 뿐 실제 사람은커녕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또렷한 ‘탁’ 소리가 두 번 들렸고 도윤은 갑자기 튀어나오는 나뭇잎과 나뭇가지를 피하려 몸을 기울였다. 그 둘은 너무 빠르고 엄청난 힘으로 움직이고 있었기에 마치 레이저 광선처럼 느껴졌다. 그 공격의 정확한 힘이 어느 정도였냐면 두 발사체가 성인 남성이 껴안을 수 있을 정도로 큰 나무를 완전히 박살 낼 수 있는 정도였다. 폭발음이 잦아들 무렵, 도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