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누가 나를 해치려는 거야!?이때 예흥찬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사람들을 쳐다보았다.“분명 네가 아버지에게 독을 탄 거야! 네가 말한 그 폐약단은 수백 년 전에 사라졌고 아마도 전 세계에서 너만이 폐약단을 제조하는 방법을 알고 있을 거야! 너 말고 누가 이렇게 아버지에게 독을 줄 수 있겠어?”예정국은 분노한 척하며 엄진우에게 외쳤다.“내가 독을 탄 게 맞다면 왜 여기서 폐약단을 꺼내겠어?”엄진우는 비웃으며 말했다.“지금은 싸울 때가 아닙니다. 암세포의 출처를 찾았으니 가장 중요한 것은 폐약단의 독성 분석입니다. 어쩌면 해독제를 개발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브루스가 진지하게 말했다.예흥찬은 이 말을 듣고 누가 독을 탔는지를 고민할 겨를이 없었다.“브루스 박사님, 재발 저를 구해주세요. 빨리 해독제를 개발해 주세요.”그의 눈에는 간절함이 가득했다.“예흥찬 씨,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희망은 매우 희박합니다. 독성의 원인을 찾았다 하더라도 해독제를 개발하는 데는 일반적으로 수년이 걸립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당신의 상태로는 그때까지 버티기 힘듭니다.”브루스는 잠시 망설이다가 사실을 말했다.예흥찬은 마치 천둥에 맞은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해독제를 왜 개발합니까? 사실 이 별장 안에 폐약단의 해독제가 있어요.”이때 엄진우가 웃으며 말했다.그 순간 예정명은 온몸이 얼어붙었다.폐약단의 해독제가 그의 짐 속에 들어있었기 때문이다.그는 누가 예흥찬의 폐암이 폐약단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낼 수 있을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해독제를 숨길 생각조차도 하지 않았다.그는 그저 그들이 자유로워지면 해독제로 예흥찬을 치료할 계획이었다.“네가 해독제를 가지고 있다는 건가? 나를 구해준다면 앞으로 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겠어. 예우림과의 결혼도 인정하고 직접 결혼식도 주례해 줄게.”예흥찬은 엄진우를 바라보며 흥분해서 말했다.“나한테는 없지만 어르신의 아들은 가지고 있어요. 갑시다. 내가 해독제를 가져다줄게요.”엄진우는 말하며 예정명의
“지금 바로 CCTV영상을 확인하겠습니다.”예우림의 얼굴에는 예정명에 대한 혐오감이 가득한 채 차갑게 말했다.CCTV영상이 재생되었다.예정명이 이 별장에 도착한 이후로 그 누구도 그의 방에 들어온 적이 없었다.청소를 담당하는 직원조차도 예정명이 방 안에 있을 때만 청소를 했다.“이 짐승 같은 놈아! 내가 널 지금까지 어떻게 키웠는데. 네가 어떻게 나한테 독을 먹여!”예흥찬은 어금니를 꽉 깨문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아버지! 아버지! 제발 제 말 좀 들어보세요!”예정명은 예흥찬의 발 앞에 엎드려 눈물 콧물을 흘리며 말했다.“저는 예우림의 감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그랬어요! 제가 폐약단의 해독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버지께 독을 먹인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가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겠어요. 우리가 용국을 떠나기만 하면 아버지께 해독제를 드릴 예정이었어요! 그래야만 우리가 자유를 되찾을 수 있으니까요!”예정명이 절박하게 외쳤다.“당장 그 해독제를 가져와!”예흥찬은 예정명의 변명을 듣고도 여전히 분노에 휩싸여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젠 소용없어. 당신에게 폐약단을 준 사람은 해독제가 폐약단을 복용한 지 일주일 안에만 효과가 있다는 걸 말해주지 않았나 보네? 일주일이 지나면 해독제도 소용없어.”엄진우는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예흥찬은 온몸이 굳어버렸다.“이... 이럴 수가... 난 믿을 수 없어.”예흥찬은 떨리는 손으로 예정명에게서 해독제를 받아 한꺼번에 모두 삼켰다.그 후 브루스에게 그의 몸 상태를 확인하게 했다.몇 번이나 검사를 했지만 예흥찬의 폐암 세포는 전혀 억제되지 않았다.“이 개 같은 놈! 내가 너부터 죽여버린다.”예흥찬은 주먹을 쥐고 예정명의 얼굴을 마구 두드렸다.“어르신, 당신의 큰아들도 잊으시면 안 되죠. 이 일은 틀림없이 두 사람이 함께 공모한 거예요.”옆에서 신나게 지켜보고 있던 엄진우가 말했다.숨을 헐떡이던 예흥찬은 예정국을 바라봤고 그의 불안한 눈빛을 보고 나서 곧 이
“엄진우가 방금 한 말 들었지? 너희 둘이 각각 폐의 반을 떼어내면 나를 살릴 수 있어. 아까 목숨을 걸어서라도 날 구한다며?”예흥찬은 다시 희망을 품고 말했다.예정국과 예정명은 온몸이 굳어졌고 이내 바닥에서 일어나 도망치기 시작했다.“안 돼! 폐의 반을 떼면 우리가 어떻게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겠어?””맞아, 목숨을 잃을 수도 있잖아!”두 사람은 공포에 질린 채 소리쳤다.이들의 행동은 예흥찬을 다시 기절하게 만들었다.“이제 누가 사람이고 누가 악귀인지 확실히 보이죠?”엄진우는 예흥찬을 한 대 쳐서 깨우며 차갑게 말했다.예흥찬은 고통스러운 얼굴로 눈을 감고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걱정 마세요. 이 두 사람은 어디도 못 갈 겁니다.”엄진우는 도망가려던 예정국과 예정명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순간 두 개의 은침이 날아가 두 사람의 혈도를 정확히 맞혔다.예정국과 예정명은 온몸이 굳어지며 쓰러졌다.“지금부터 그들은 완전히 식물인간이 됐어요. 하지만 그들의 의식은 여전히 깨어 있을 겁니다.”엄진우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의식은 살아 있는 채로 식물인간이 되는 건 죽는 것보다 더 끔찍한 처벌이었다!“정말로 더는 희망이 없는 건가?”예흥찬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두 자식이 어떻게 되든 그는 이제 신경 쓰지 않았다.오히려 직접 이 두 자식을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엄진우는 예흥찬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예우림을 바라봤다.“엄진우, 할 수 있다면 할아버지를 구해줘. 과거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지만 앞으로는 개변이 될 거라고 믿어.”예우림은 진지하게 말했다.“우림이도 이렇게 말하니 한 번 살려 드리죠.”엄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곧 그의 손에서 은침이 날아가 예흥찬의 몸에 꽂혔다.예흥찬은 연신 검은 피를 토해냈고 가슴과 폐가 점점 더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곧 엄진우는 은침을 회수했다.“이제 다 됐어요.”엄진우의 말이 끝나자마자 브루스는 예흥찬을 잡고 서둘러 검사를 했다.검사 결과 브루스의 눈이 크게 뜨였다. 믿을 수 없
전화 저편에 있는 사람은 엄진우가 며칠 전에 연락했던 인물이었다.이 노인은 용국이 현대에 접어들면서 한의학을 구하고 그 기틀을 마련한 사람이다.전쟁의 혼란 속에서 그는 자기의 전 재산을 쏟아부어 소중한 한의학 서적들을 지켜냈다.평생 한의학 연구에 헌신한 그는 현대에 들어서 한의학이 쇠퇴하는 상황에서 아낌없이 귀중한 고서와 처방을 공개하며 자기의 모든 의술을 많은 한의사들에게 가르쳤다.그가 강의를 할 때 전쟁 중 파괴된 의학 고서를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던 적이 있었는데 당시 엄진우도 그 자리에 있었다.그의 헌신적인 태도에 감동한 엄진우는 강의가 끝난 후 이 유명한 노인을 찾아갔다.엄진우의 어린 얼굴을 본 그는 전혀 깔보지 않고 오히려 동등한 태도로 대화를 나눴다.엄진우는 그가 평생 동안 갖고 있던 아쉬움을 해결해 주었다.그가 지켜내지 못한 의학 고서들이 이제는 영원히 사라진 줄 알았는데 엄진우가 그것을 복원해 준 것이다.그 후 두 사람은 나이를 초월한 친구가 되었다.며칠 전 엄진우가 그에게 전화를 건 이유는 바로 이번 한의학 포럼의 발기인이 되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였다.그의 명성과 의술이면 수많은 한의사가 호응할 것이 분명했고 일정제약에서 개최하는 한의학 포럼은 자연스럽게 초라해질 것이다.“영감님, 무슨 어려움이라도 있나요?”엄진우가 물었다.“어려운 건 없네. 내 몸이 허락하지 않을 뿐이야.”진 영감이 웃으며 말했다.“몸이요? 지난번에 뵀을 때는 건강하셨잖아요? 병이라도 생긴 건가요?”엄진우가 급히 물었다.진 영감은 용국 의학의 큰 보물 같은 존재이다.“우리 한의학에서는 병을 예방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내가 이 나이에 병에 걸린다면 이 업계는 희망이 없어!”진 영감은 익살스럽게 농담하며 말했다.“매일 오금희를 하고, 수십 년 동안 꾸준히 건강을 관리해 왔으니 병에 걸릴 리는 없어. 다만, 생로병사의 자연스러운 이치에 따라 수명이 다 된 것뿐이지. 하지만 지금 용국 한의학에는 네가 있으니 내가 오늘 죽더라도 아무런
엄진우는 약간 의아했다.이 시간이면 이미 밤 9시가 넘었는데, 진 영감의 집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진 영감은 나이가 많고 현재 건강 상태도 좋지 않으니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할 때였다.의아함을 안고 엄진우는 문을 두드렸다.진 영감은 한의계에서 제자를 수없이 양성한 인물이고 한의학의 태산북두라고 불릴 만큼 존경받는 존재였지만 생활은 매우 검소했고 집에는 하인 하나 없었다.그의 손자가 문을 열었다.사실 진 영감은 돈을 적지 않게 벌어들였었다.이 동안 그는 여러 부유층 환자의 병을 치료했었고 그들은 거금을 아낌없이 내놓았다. 진 영감은 거절하지 않고 그 돈을 그대로 받았지만 그 돈은 모두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 쓰였다.정부에서 여러 차례 진 영감을 인터뷰하고 그에게 명예를 수여하며 공개적으로 표창하려 했지만 진 영감은 이를 모두 거절했다.그는 집도 있고 노후도 잘 보내고 있으며 생활이 풍족하고 행복한데 무엇을 찬양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영감님의 건강은 어떠신가요?”엄진우는 진 영감의 손자를 본 적이 있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다만 진 영감의 손자는 엄진우에 대해 별다른 인상이 없는 듯했으며 그저 그를 진 영감의 제자 중 한 명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통화하시고는 바로 잠드셨어요.”진 영감의 손자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를 들은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집 안에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영감님께서 이미 주무신다면 왜 이렇게 시끄럽죠?”엄진우가 물었다.“괜찮아요.”진 영감의 손자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요즘 할아버지께서는 잠에 빠지시면 거의 혼수상태처럼 깨어나지 못하세요. 지금 하루에 깨어 있는 시간이 네 시간도 채 안 돼요.”엄진우의 표정은 더욱 무거워졌다.진 영감의 몸이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의 신체 장기가 이미 거의 다 쇠약해져서 최대한 오래 버티기 위해 자동으로 휴면 상태에 들어간 것이었다.어쩌면 이번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그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진 영감의 한의학계에서의 위치와 실력을 고려하고 그들이 진 영감의 제자라고 자칭하며 진 영감을 치료한다면 곧 스승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아 단번에 한의계의 떠오르는 인물로 주목받을 것이다.그러니 처음에 경계의 눈빛으로 바라본 것이었고 방 안의 분위기가 이렇게 긴장되어 있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이들은 오랜 세월 진심으로 진 영감을 걱정했던 것이 아니었다.그들의 마음에는 오직 돈, 명예, 그리고 지위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진 영감의 손자가 그들에게 차가운 태도를 보이는 것도 당연했다.아마 그 또한 이를 알아챘을 것이다.다만, 할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 때문에 그들을 내쫓지 못한 것이었다.혹시나 이들 중 정말 할아버지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때문에.아무리 작은 희망이라도 그는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환자 방은 조용하고 환기가 잘되어야 한다는 것도 모르나요?”열 명 넘는 사람들이 방 안에 모여 있으니 공기 중에는 땀 냄새가 가득했다.엄진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그들에게 질책했다.“영감님이 지금 이런 상태인데 그게 뭐가 중요해? 치료하지 못하면 다 소용없어.”한 중년 남자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며칠이나 이곳에 머물렀으면서도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해 속이 타들어 갔지만 그래도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언젠간 영감이 떠오르면 해결책을 찾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맞아! 그리고 여기가 너 같은 사람이 나설 자리는 아니잖아?”또 다른 중년 남자가 차가운 목소리로 꾸짖었다.진 영감이 이미 백 세를 넘었고 그의 수업을 들었던 사람 중 가장 젊은 사람도 이미 50세가 넘었다.이들은 지금 한의계에서 전문가로 불리는 사람들이기에 자연히 엄진우와 같은 젊은이를 깔보았다.어쨌든 한의학은 나이와 경험이 쌓여야 하는 학문이니까.“실력은 별로인데 성깔만 대단하군요. 당신들 그렇게 대단한데 지금까지 방법 하나라도 생각해 냈어요? ”엄진우는 콧방귀를 뀌고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네가 뭘 안다고! 안석아, 어서
엄진우의 말을 듣고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이 붉어졌다.“네가 뭔데 짖어대는 거야? 우리는 너 같은 무식한 놈과 한방에 있는 게 부끄러울 뿐이야!””맞아! 맞아!”사람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외쳤다.“당신들 전문가라면서 도대체 무슨 방법을 생각해 낸 건데요? 만약 당신들이 아무 방법이 없다면 나 같은 무식한 놈과 다를 바 없는데, 무슨 자격으로 나를 내쫓아낸다는 거죠?”엄진우rk 비웃으며 말했다.“누가 방법이 없다고 했어? 우리는... 우리는 영감님이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거야!”그들은 언성을 높이며 외쳤다.여기서 그들이 아무 방법이 없다고 인정한다면 그건 곧 엄진우와 다를 바 없다는 걸 시인하는 셈이니까.“오? 역시 전문가네요! 이렇게 빨리 방법을 생각해 내다니요. 그럼, 어떤 방법인지 좀 말해봐요. 무식한 나도 배워보게.”엄진우는 눈을 크게 뜨고 일부러 놀란 척했다.진안석도 눈빛이 반짝이며 기대 어린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마침내 방 안에서 가장 나이 많은 의사가 입을 열었다.“내가 그럼 아낌없이 가르쳐주지. 잘 들어라...”그는 어렵고 복잡하게 이리저리 돌려가며 말했다. 황제내경에서부터 상한론, 고대 무의까지 이야기하다가 한서의학 융합까지 얘기를 돌렸다.엄진우는 듣고 나서 한마디로 요약할 수밖에 없었다.말도 안 되는 개소리!그런데도 방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그에게 연신 칭찬을 늘어놓았다.다른 사람들도 연이어 자기들의 견해를 늘어놓았다.엄진우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당신들의 치료 방안이 그렇게나 대단한데 지금 당장 영감님을 깨워서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엄진우는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허튼소리 하지 마! 영감님은 지금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태야. 깨우면 안 돼!”사람들은 안색이 변하며 급히 말했다.사실 그들은 진 영감을 깨울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알고는 있네요. 그런데도 영감님이 쉬고 있는 동안 여기서 왜 이러고 있는 건데요?”
진 영감이 깨어나자 방 안의 모든 사람이 침대 옆으로 몰려들었다.“영감님, 이 녀석이 무례하게 영감님을 깨웠습니다. 절대 화내지 마세요. 영감님의 몸은 지금 화를 감당할 수 없어요.”“맞아요. 우리가 이 녀석을 쫓아낼게요.”“걱정 마세요. 우리는 이미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 봤어요. 아마 영감님의 몸이 다시 좋아질 수 있을 거예요.”그들은 서로 얘기를 쏟아냈다.진 영감의 얼굴에는 실망감과 약간의 자책이 떠올랐다. 그는 평생 한의학을 위해 무엇을 배양했던가?“다들 나가. 얘만 있으면 돼.”진 영감이 한숨을 쉬며 담담하게 말했다.그 말이 나오자 방 안은 순간 조용해졌다.믿어지지 않았다.설마 진 영감이 이 녀석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인가?“영감님, 이 녀석이 영감님을 깨웠다고 해서 그의 의술이 뛰어난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사실 이건 오히려 배움이 부족하다는 증거입니다. 저희처럼 한의학에 몰두한 사람들은 영감님 같은 상태에서는 절대 깨워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그들은 서둘러 말했다.만약 엄진우가 진 영감을 치료하게 된다면 그들은 얼굴이 깍일 게 뻔하다.전문가인 그들이 엄진우에게 밀릴 수는 없었다.설사 진 영감이 죽더라도 이 녀석에게 치료받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다.이것이 그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들끓고 있는 생각이었다.“괜찮아요, 영감님. 이 사람들이 여기 있든 말든 그냥 두세요. 이 사람들도 알아야죠. 수준이 한의학 문턱도 넘지 못했다는 걸. 정신 차릴 때도 됐죠.”엄진우는 웃으며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너 무슨 소리야? 어디 새파란 놈이 까불긴, 까불어?”“진짜 버릇없는 놈이네!”“절대 네가 영감님을 치료하는 걸 허락하지 않을 거야!”“영감님은 우리의 스승이야! 한의학의 살아있는 화석이지. 네가 영감님에게 손끝이라도 댄다면 가만두지 않을 테니 그렇게 알고 있어!”“비록 우리가 나이는 많지만, 힘을 합치면 너 같은 애송이 하나는 쉽게 처리할 수 있어.”그들은 이미 마음을 굳혔다. 진 영감이 엄진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