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국은 얼굴에 웃음을 짓고 있었다.“그러게다. 이렇게 불행할 줄은 몰랐어. 비행기 고장이라니. 우림아, 빨리 다음 항공편 예약해 줘. 할아버지의 건강이 급한데.”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며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할아버지의 병은 급하지 않아요...”예우림이 말을 시작하자마자 예정명이 끊었다.“급하지 않다고? 그런 소리가 너에게서 나올 줄을 몰랐어. 아무리 그래도 네 할아버지인데! 병은 분명 치료 가능해. 그 기회를 포기할 생각이야?”예정명이 단호하게 말했다.“본래 치료가 가능했지만 당신들 때문에 지금은 치료가 불가능해졌어요.”예우림은 미간을 찌푸리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만약 엄진우의 말이 사실이라면 예흥찬이 속고 있는 게 분명했다.예흥찬은 자유와 권력을 위해 자기의 생명을 내걸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고 이런 계획에 동의할 리가 없었다.수년간의 다툼을 통해 예우림은 예흥찬을 잘 알고 있었다.“그게 무슨 뜻이야!”예정명이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친애하는 삼촌, 제게 질문만 하지 말고 착륙하면 큰 선물을 준다고 하지 않았어요? 이제 착륙했으니 어떤 큰 선물인지 한번 봅시다.”예우림은 비웃으며 예정명을 바라보며 물었다.“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야?”그때 공항 직원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예흥찬을 밀고 나왔다.걸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공항 측에서 그의 건강 상태를 걱정해 휠체어로 이동시킨 것이다.“우림에게 다음 항공편 예약하라고 재촉하고 있었어요. 그렇지 않으면 메이요 클리닉의 임상 시험에 못 갈 거니까.”예정국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래, 우림아, 빨리 비행기 예약해 줘.”예흥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예우림에게 말했다.“할아버지, 메이요 클리닉의 일정에 작은 문제가 생겨서 이틀 뒤에나 갈 수 있어요.”예우림은 엄진우의 추측을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예흥찬의 폐암이 폐약단 때문이라는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녀는 예정국과 예정명이 떠나는 것을 허락할 수는 없었다.“무슨 문제야?”예흥찬이 미간을 찌푸리
“우림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메이요 클리닉 의사도 그런 일이 애초에 없다고 했어!”예흥찬은 안색이 어두워지며 엄한 목소리로 물었다.그는 이미 자기의 수명이 석 달도 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는데 예우림이 메이요 클리닉에 치료할 방법이 있다고 말해 다시 살아갈 희망을 품게 했다.“우림아, 설마 아직도 할아버지한테 앙심 품고 메이요 클리닉에 안 보내려고 이런 핑계를 대는 거 아니야?”예정명은 옆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말했다.예우림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어떻게 예흥찬의 질문에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사실, 우림은 어르신께서 해외에서 낯선 환경에 계시는 게 걱정돼 메이요 클리닉팀을 국내로 불러 치료받게 하려고 했던 거예요. 아직 결정된 건 아니니까 괜히 실망하실까 봐 미리 말씀드리지 않았던 거죠.”그때 엄진우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예흥찬은 공항에서 엄진우를 본 순간부터 이미 좋게 보지 않았었다. 과거에 있었던 불쾌한 일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하지만 엄진우의 말을 듣고 그는 잠시 멍해지더니 곧 기대에 찬 얼굴로 물었다.“우림아, 그게 정말이냐?”이 순간만큼은 예전의 감정 따위는 자기의 생명보다 중요하지 않았다.예우림은 엄진우의 확신에 찬 표정을 보고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 순간 예정명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뻥치지 마. 메이요 클리닉 의료진을 국내로 불러 치료한다고? 그게 무슨 핑계야! 네가 메이요 클리닉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사람들에 대해 알긴 해? 그들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들이고 각국의 고위 인사들이야! 그런 게 가능했다면 진작에 메이요 클리닉을 집으로 불렀겠지! 네가 뭐라고, 그런 일이 가능하겠어? 정말 가능하다면 당장 전화해 봐.”예정명은 비웃으며 말했다.“미안하지만 나 정말 할 수 있어.”엄진우는 담담하게 말하면서 휴대폰을 꺼내 국제 전화를 걸었다.긴 벨 소리가 울렸다.“전화도 안 받는데 뭘 그렇게 폼 잡고 있어?”예정명의 비꼬는 말이 끝나자마자 전화가 연결되었다.“브루스 박사, 저 엄진우입
“엄진우 씨, 사과는 하지 마세요. 오히려 제가 감사해야죠. 엄진우 씨가 없었다면 지금의 메이요 클리닉도 없었을 겁니다. 기회가 된다면 직접 만나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전화기 너머의 브루스 박사의 목소리에는 깊은 감사의 마음이 가득했다.“그럼 요즘 만나면 되겠네요?”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으시다면 며칠 안에 의료팀을 이끌고 용국으로 와주셨으면 합니다. 폐암 4기인 환자가 있는데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그건 어렵지 않습니다. 메이요 클리닉에서 곧 임상 시험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제 조수도 충분히 팀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용국 속담으로 말하자면 이건 사근구원이 아닙니까?”브루스 박사는 의아한 듯 말했다.그의 모든 기술은 엄진우가 가르쳐 준 것이었고 폐암 표적 치료법도 최근에 연구 개발한 것이었다. 의술이 훨씬 더 발전한 지금도 그는 엄진우의 의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이 연구할 수 있었다면 엄진우도 분명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방법이 없어요. 그분들은 메이요 클리닉만 믿거든요.”엄진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그는 굳이 자기가 예흥찬을 치료해주겠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랬다간 조롱만 당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알겠습니다. 그런 환자들은 많이 봤으니 이해합니다. 어쨌든 엄진우 씨를 만나기 위해서라도 며칠 내로 용국에 가겠습니다. 주소를 보내주세요.”브루스 박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알겠습니다. 그럼 그때 봅시다.”엄진우는 전화를 끊고 예정명을 바라보았다.“해결됐어. 이틀 내로 메이요 클리닉의 브루스 박사가 팀을 이끌고 올 거야. 브루스 박사에 대해서는 들어봤겠지?”“당연히 들어봤지. 그분은 메이요 클리닉의 창립자잖아! 전 세계의 권력자들과 부자들의 귀빈이고 그분을 아는 사람은 목숨 하나 더 얻은 셈이지! 근데 네가 그분을 안다고? 웃기지 마. 엑스트라를 데려오려고? 연기는 또 그럴듯하게 하네!”예정명은 비웃으며 말했다. 그
“당신들이 비행기 표를 살 수 있는지 한번 해보시지. 이미 공항 측에 얘기했어. 당신들은 이미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당분간 비행기를 탈 수 없을 거야. 이틀 동안은 집에 얌전히 있어. 메이요 클리닉팀이 도착하면 직접 집에 와서 검진을 해줄 테니까.”엄진우는 말하려던 예우림을 제지하며 말했다.이제 더는 말할 필요가 없었다. 사실이 눈앞에 펼쳐지면 그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테니.엄진우의 말에 예정국과 예정명의 얼굴은 순간 굳어졌다.두 사람은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항공권 예매 앱을 열고 표를 사려 했다.하지만 정보를 입력하고 나서도 계속 주문 제출이 실패했다는 메시지만 떴다.“괜히 애쓰지 마. 비행기 표는 물론이고 버스표도 못 살 거야. 그리고 당신들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도 이미 동결했어.”엄진우는 비웃듯이 말했다.“엄진우, 너무 하는 거 아니야!”예정국은 분노에 찬 차 큰 소리로 외쳤다.“당신들을 위해서야. 어르신이 지금 이 상태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사고 날 수도 있어.”엄진우가 느긋하게 말했다.“네가 창해시의 왕이라도 된 것 같지! 그렇게 거들먹거리다간 언젠가 누군가는 널 처리할 거야!”예정명은 이를 악물고 엄진우를 노려보았다.“누가? 손강호?”엄진우는 차갑게 웃으며 한 이름을 내뱉었다.그 이름을 듣자 예정명은 순간 얼어붙었고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너... 너 어떻게 알았지?”예정명의 눈에는 공포의 기색이 어렸다.“페약단 같은 걸 네 수준에서 접하지 못해. 창해시에서 그걸 너희에게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은 손강호밖에 없어. 손강호는 이미 제경으로 쫓겨난 줄 알았는데, 아직도 쥐새끼처럼 창해시에 숨어 있네. 이번에 함께 처리해야겠다.”말을 마친 엄진우는 예우림을 데리고 떠났다.“정명아, 그게 무슨 말이야?”예흥찬은 의아한 표정으로 예정명을 바라보며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버지, 집에 가요.”예정명은 넋이 나간 듯 말했다.엄진우의 추측이 맞았다. 폐약단은 손강호가 그에게 준 것이었다.엄진우를 쓰러뜨리려 온갖
소식이 퍼지자 많은 재벌과 권력자들은 급히 공항으로 달려갔다.하지만 그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누군가 메이요 클리닉의 의료팀을 모셔갔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모두의 존경을 받는 브루스는 이 시각 차 안에 앉아 존경과 흥분이 가득한 얼굴로 엄진우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브루스가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엄진우는 당장이라도 그를 차에서 내쫓았을 것이다.브루스의 아내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 메이요 클리닉은 브루스가 세상을 떠난 아내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었다.“엄진우 씨, 제가 개발한 표적 치료법에 대해 매우 자신 있지만 새로운 기술이니만큼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치료를 할 때 제 옆에서 지켜봐 주시고 저언을 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브루스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그 말은 결코 겉치레가 아니었다.“그리 과한 요구는 아니지만 아마 당신이 그 표적 치료법을 쓸 기회는 없을 거예요.”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왜요? 환자가 폐암 말기라고 들었는데. 이 치료법은 바로 그런 환자들을 위한 건데요.”브루스는 머리를 긁적이며 의아해했다.“이 환자의 경우는 좀 특수해요. 곧 알게 될 겁니다.”엄진우는 방금 비행기에서 내린 브루스를 바로 진료하러 보낼 수 없었기에 일단 지성그룹 소유의 호텔로 그들을 보내 체크인하게 했다.엄진우와 예우림은 먼저 별장으로 돌아갔다. 브루스의 요청에 따라 2층 거실을 비우고 그의 작업실로 꾸며야 했기 때문이다.엄진우는 그렇게까지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브루스가 고집했기에 그대로 따랐다.“너희들 대체 뭐 하는 거야?”예정명이 예흥찬의 휠체어를 밀며 방에서 나와 무거운 어조로 물었다.“메이요 클리닉의 브루스 박사가 거실을 비워달라고 요청했어.”엄진우는 가구를 옮기며 무심히 말했다.“끝까지 쇼하려는 거지? 좋아, 메이요 클리닉의 의료팀이 오지 않으면 어쩔 건데?”예정명은 비웃으며 물었다.“그럼 이러지. 만약 오늘 메이요 클리닉의 의료팀이 여기 오지 않으면 당신들을 보내줄게. 창해시에 남든 해외로 나가
“브루스 박사님! 와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당신을 만나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예흥찬은 얼굴이 불타오르듯 붉어졌고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이 순간 그의 눈에 브루스는 마치 천사처럼 보였다.“지금 너무 흥분하시면 안 됩니다. 현재 상태에서는 감정이 너무 격해지는 건 좋지 않습니다.”브루스는 진지하게 말했다.며칠 전만 해도 예흥찬은 침대에 누워 움직이기도 힘들었다.그가 이렇게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은 메이요 클리닉에서 치료받기로 결정된 후 의사가 대량의 약물을 투여했기 때문이었다.“알겠습니다. 박사님 말씀이 옳습니다. 브루스 박사님, 만약 당신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마 이미 치료를 포기했을 겁니다. 이 세상에서 말기 폐암을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당신뿐일 겁니다.”예흥찬은 최대한 침착하려고 했지만 여전히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사실 그렇게까지 흥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용국에는 저보다 훨씬 뛰어난 의술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지금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도 그의 가르침 덕분입니다.”브루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 말을 듣고 예흥찬은 잠시 멍해졌다.용국에 그런 명의가 있다는 말인가?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데.“그 사람이 누구입니까? 박사님이 이렇게 높이 평가하다니, 게다가 박사님을 가르치다니요? 정말 믿기 힘듭니다.”예흥찬은 충격을 받은 듯 물었다.“용국에 이런 말이 있죠. ‘먼 데 있는 줄 알았는데, 가까이에 있다’라고. 제가 말하는 그 사람은 바로 이 방에 있는 엄진우 씨입니다.”그 순간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눈이 커다래지며 충격에 빠졌다.예우림 역시 마찬가지였다.그녀는 엄진우의 의술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브루스의 말에서 그가 브루스보다도 뛰어나다고 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브루스는 메이요 클리닉의 창립자이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의료계의 거물 아닌가!엄진우가 이렇게 위대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그녀는 전혀 몰랐다.“이... 이게 말이 됩니까!”“그러게요. 브루스 박사님, 정말이십니까?”
“무슨 말인가요?”예흥찬은 브루스를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물었다.“즉, 당신의 암은 아마도 독약에 의해 유발된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한 현재 세계에는 폐암을 직접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이 존재하지 않습니다.”브루스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그의 인식과 지금 검사 결과 사이에 큰 모순이 존재했다.검사 결과에 따르면 예흥찬의 폐암 세포는 발생에서 말기로의 발전이 한 달도 안 되는 시간 내에 이루어졌고 이 세포들은 마치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처럼 보였다.암세포가 생기기 전에 그의 폐에는 어떤 병변도 없었다.“아니요. 그런 약이 존재합니다.”이때, 엄진우가 입을 열었다.방 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그 약의 이름은 폐약단입니다. 이 약은 용국 역사에서 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조에 필요한 재료가 너무 희귀하고 공정이 너무 복잡해 수백 년 전에 사라졌습니다.”그는 담담하게 말했다.예정국과 예정명의 표정은 긴장으로 굳어졌다.그들이 예흥찬에게 투여한 것이 바로 이 폐약단이었다.“네가 이미 폐약단이 수백 년 전에 사라졌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확신할 수 있어? 게다가 우리는 최근 이 별장에 감금되어 있었고 누가 아버지에게 독약을 투여할 수 있었겠어? 설령 독약이 원인이라 하더라도 가장 의심스러운 사람은 오히려 예우림이야.”예정명은 급하게 반박했다.엄진우는 그를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그건 단지 추측일 뿐인데, 왜 그렇게 긴장하고 그래? 혹시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그는 예정명을 비웃듯 쳐다보았다.“뭐... 뭐가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고! 그저 의학은 엄격한 학문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을 뿐이야. 함부로 추측하지 마.”예정명은 억지로 침착한 척하며 소리쳤다.“말은 잘하네! 그런데 마침 내가 그 폐약단을 제조할 수 있어. 필요한 재료도 모두 있고.”엄진우는 웃으며 몇 가지 약재를 꺼냈다.그는 복잡한 작업을 거쳐 손에 검고 매끄러운 단약을 만들어냈다.단약에는 어두운 보라색의
도대체 누가 나를 해치려는 거야!?이때 예흥찬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사람들을 쳐다보았다.“분명 네가 아버지에게 독을 탄 거야! 네가 말한 그 폐약단은 수백 년 전에 사라졌고 아마도 전 세계에서 너만이 폐약단을 제조하는 방법을 알고 있을 거야! 너 말고 누가 이렇게 아버지에게 독을 줄 수 있겠어?”예정국은 분노한 척하며 엄진우에게 외쳤다.“내가 독을 탄 게 맞다면 왜 여기서 폐약단을 꺼내겠어?”엄진우는 비웃으며 말했다.“지금은 싸울 때가 아닙니다. 암세포의 출처를 찾았으니 가장 중요한 것은 폐약단의 독성 분석입니다. 어쩌면 해독제를 개발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브루스가 진지하게 말했다.예흥찬은 이 말을 듣고 누가 독을 탔는지를 고민할 겨를이 없었다.“브루스 박사님, 재발 저를 구해주세요. 빨리 해독제를 개발해 주세요.”그의 눈에는 간절함이 가득했다.“예흥찬 씨,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희망은 매우 희박합니다. 독성의 원인을 찾았다 하더라도 해독제를 개발하는 데는 일반적으로 수년이 걸립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당신의 상태로는 그때까지 버티기 힘듭니다.”브루스는 잠시 망설이다가 사실을 말했다.예흥찬은 마치 천둥에 맞은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해독제를 왜 개발합니까? 사실 이 별장 안에 폐약단의 해독제가 있어요.”이때 엄진우가 웃으며 말했다.그 순간 예정명은 온몸이 얼어붙었다.폐약단의 해독제가 그의 짐 속에 들어있었기 때문이다.그는 누가 예흥찬의 폐암이 폐약단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낼 수 있을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해독제를 숨길 생각조차도 하지 않았다.그는 그저 그들이 자유로워지면 해독제로 예흥찬을 치료할 계획이었다.“네가 해독제를 가지고 있다는 건가? 나를 구해준다면 앞으로 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겠어. 예우림과의 결혼도 인정하고 직접 결혼식도 주례해 줄게.”예흥찬은 엄진우를 바라보며 흥분해서 말했다.“나한테는 없지만 어르신의 아들은 가지고 있어요. 갑시다. 내가 해독제를 가져다줄게요.”엄진우는 말하며 예정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