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씨 그룹 공식 사이트에는 여전히 매장령이 걸려 있었다. 소건우는 한 번 훑어보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아까와 똑같은 매장령인데 그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때, 소건우는 왠지 이상함을 느꼈다. 아니, 매장령 상대가 왜 소씨로 바뀐 거지? 엄진우를 겨냥한 게 아니었나? 소씨 가문과 무슨 관계가 있다고? 소건우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급히 아래로 스크롤 했다. 그런데 엄진우를 겨냥한 매장령은 사라지고 대신 소씨 가문에 대한 매장령이 나타났다. 소건우는 이 상황을 도무지 믿을 수 없어 눈을 비볐다. 이때, 윤씨 그룹의 공식 사이트가 갱신되었고 화면에는 사과문이 팝업으로 떴다. “... 엄진우 개인과 비담 컴퍼니에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립니다...” 소건우는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더니 그대로 쓰러져 버렸고 귓가에는 오직 혼란스러운 외침만 들려왔다. “사장님! 사장님! 왜 그러십니까?”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앞에는 온통 새하얀 풍경뿐이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는 하얀색으로 가득 찬 방에 누워있었고 머리맡에는 링거병이 걸려 있었으며 그것은 그의 손등과 연결되어 있었다. “여기가 어디야?” 소건우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사장님, 여긴 진료소입니다.” 비서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진료소? 왜 병원으로 안 가고?” 소건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 “사장님, 윤씨 가문이 소씨 가문 매장령을 내려 모든 병원이 치료를 거부했습니다.” 비서는 난처한 표정으로 설명했다. 소건우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말했다. “홍보팀에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라고 해!” “저... 사장님. 소씨 가문 사람들 외에 회사 직원들은 전부 퇴사했습니다.” 비서는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 사실 비서도 소씨 가문의 먼 친척이라는 이유로 윤씨 가문의 매장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더라면 벌써 떠났을 것이다. 소건우의 눈에는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이때, 소건우는 갑자기 엄진우의
윤씨 그룹의 매장령은 소씨 가문을 사회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법을 무시하는 무법자들에게는 그만큼의 영향력이 없었다. 큰돈이 걸려 있으면 언제나 용감한 자들이 나타나는 법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건우는 한 사두를 통해 밀항하는 배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그는 그제야 안도할 수 있었다. 그의 주머니에는 소씨 가문과 비담 컴퍼니의 모든 유동 자산이 담긴 무기명 카드가 있었는데 금액이 무려 4조에 달했다. 이 돈이면 해외에서 평생을 즐기며 살 수 있을 것이며 좋은 기회가 있으면 다시 사업을 시작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배가 막 항구를 떠나자 고요한 물결이 갑자기 폭발하며 거대한 파도가 일어났다. “젠장! 어뢰잖아!” 사두는 흔들리는 배 위에서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욕설을 내뱉었다. 그는 단지 밀항을 주선하는 사두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를 상대하는 데 어뢰까지 필요했단 말인가? 곧이어 몇 척의 군함이 빠른 속도로 접근해 배를 포위하더니 몇 명의 관리들이 밀항선에 올라탔다. “소건우 씨! 경제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를 시도한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되었으니 같이 가주시죠!” 그들은 체포 영장을 내밀며 말했다. 그러자 배에 타고 있던 선원들과 사두는 모두 소건우를 향해 분노의 시선을 던졌다. 소건우는 그들을 바다에 수장될 뻔하게 만들었다. 그제야 소건우는 완전히 절망했다. 이제 그는 더는 도망칠 곳도 없었다. “엄진우를 만나게 해줘!” “엄진우를 만나게 해줘!” 그는 끌려가는 도중에도 계속 외쳐댔다. 심문실. 소건우는 수갑이 채워진 채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맞은편에는 두 명의 집행관이 앉아 있었으며 그들 옆에는 무표정한 엄진우가 자리하고 있었다. “말해. 비담 컴퍼니가 어떻게 당신의 명의로 넘어간 거지?” 집행관이 물었다. 소건우는 엄진우를 한 번 쳐다보더니 낙담한 듯 고개를 숙였다. “사기로 얻었어요.” “그렇다면 비담 컴퍼니의 자산 중 얼마를 빼돌렸나?” 집행관이 다시 물
“맞아! 바로 11조야!” 소건우는 갈라진 목소리로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대답했다. 엄진우의 말을 인정하는 순간, 소씨 가문의 여러 세대에 걸친 모든 축적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그리고 소건우 본인도 철저히 빈털터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엄진우를 그냥 보낸다면 엄진우는 그를 소지안의 아버지라는 이유로 목숨은 살려두겠지만 대신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그러니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오늘 중으로 비담의 자금을 반환하고 소씨 가문의 모든 자산을 소지안의 명의로 돌리세요. 일이 끝나면 여기서 나가셔도 됩니다.” 엄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넌 대체 어떻게 윤씨 가문을 굴복시킨 거지? 상대는 무려 제경의 윤씨 가문이었어!” 소건우는 큰 소리로 외치며 억울함을 표현했다. 그 말을 들은 두 명의 집행관은 충격을 받고 엄진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지금 잘못들은 건가? 제경 윤씨 가문을 굴복시켰다고? 장난 아닌가? 엄진우는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다시 상대를 바라보았다. 그가 막 입을 열려는 순간, 심문실 문이 열렸다. 한 중년 땀을 뻘뻘 흘리며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다. 상대를 확인한 소건우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 사람은...“엄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삼장로께서 뵙고 싶어 하십니다. 부디 귀한 시간을 내주세요.” 중년 남자는 빠른 걸음으로 엄진우에게 다가가 머리를 숙이며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 “삼장로? 어떤 삼장로요?” 엄진우는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며 물었다. “엄 선생님, 저는 용국 궁정 비서처의 부비서장입니다.” 중년 남자는 송구스럽다는 표정으로 두 손을 내밀었다. 웃는 얼굴에 침 뱉지 않는다고 엄진우도 손을 내밀어 악수했다.“날 만나고 싶다면 직접 오셨어야죠. 내가 제경으로 만나러 가야 할 이유는 없잖아요?”엄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물론입니다. 삼장로께서는 이미 창해시에 도착하셨습니다.” 부비서장은 여전히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
회의에서 그들은 원로회에서 윤씨 가문을 포기하고 사태를 진정시키기로 결정했지만 본질적으로 이것 또한 권력 싸움이나 마찬가지였다. 삼장로의 파벌은 오래전부터 윤씨 가문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번 기회를 이용해 윤씨 가문을 무너뜨리고 자신들의 파벌이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을 차지하려 했다. 그런데 엄진우는 윤씨 가문을 무너뜨릴 능력이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엄진우는 윤씨 가문과 일련의 거래를 체결했다. 이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엄진우의 사람이 윤씨 가문의 북강 유전과 송전소를 접수하고 윤씨 가문의 이 두 생명줄에서 51%의 지분을 차지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윤씨 가문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게 되었고 용국과 용국 궁중에서 여전히 높은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 윤씨 가문은 엄진우의 눈치를 봐야만 한다. “칭찬은 필요 없어요. 윤씨 가문이 치른 대가는 그들이 날 모욕한 대가일 뿐, 용국 궁정과는 무관하죠. 용국 궁정이 창공17을 돌려받고 싶다면 진심을 보여줘야 할 거예요.” 엄진우는 삼장로의 칭찬에 자만하지 않고 담담히 말했다. 그 말에 삼장로는 미간을 찌푸렸다. “엄진우 군, 자네도 알다시피 현재 원로회에서는 자네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이번에는 내가 평화롭게 해결하자고 강력히 주장해서 자네가 윤씨 가문을 굴복시킬 수 있었지만 그로 인해 창공17을 돌려받는 책임은 내가 지게 됐어. 그러니 부디 날 이해해 주길 바라네. 그리고 지금 자네에게 필요한 건 단합할 수 있는 모든 적을 단합하는 거지. 더는 적을 만들지 마.” 삼장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즉 창공17을 돌려주지 않으면 우리는 적이 된다는 말씀인가요?”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렸고 삼장로는 대답 대신 침묵을 지켰다. 엄진우는 가볍게 웃었다. “우리가 아군이 된다고 해도 장로님 혼자서 무슨 힘이 있겠어요? 정 비교하자면 난 여전히 실질적인 이익을 더 선호하는 편이죠.” 삼장로는 엄진우가 이렇게 단호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렇다며
“그럼 그렇게 하죠.” 엄진우는 잠시 고민하다가 동의했다. 그는 자기가 제시한 요구가 용국 궁정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것을 예상했었다. 그저 최대한 높게 요구하고 적절한 가격에 합의하려는 의도였다. “오늘 안에 결과를 알려주지.” 삼장로는 한마디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그날 오후 엄진우는 조중영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엄 선생님, 엄 선생님의 작품입니까?” 전화기 저편의 조중영의 목소리에는 환희가 가득했다. “승진을 말한다면 맞아요. 내가 손 좀 썼어요.” 엄진우는 마치 사소한 일을 처리한 것처럼 가볍게 말했다. “엄 선생님의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조중영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진심 어린 감사의 말을 전했다. “북강의 그 반쪽 호부는 받았어요?” 엄진우가 웃으며 물었다. “받았습니다.” 전화기 저편에서 조중영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반쪽 호부로는 북강 군계를 완전히 장악할 수 없겠지만 북강 군정 수장의 신분과 이 반쪽 호부를 합친다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을 거예요. 시간이 있을 때 가능한 많은 북강 군계의 힘을 잡으세요.” 엄진우가 조중영에게 당부했다. 북강은 엄진우의 본거지로 절대 잃어서는 안 되는 곳이다. 비록 엄진우는 더는 명왕이 아니지만 북강의 백만 장병들에게 그는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존재였다. “알겠습니다!” 조중영은 서둘러 대답했다. “내일 북강으로 갈 거예요. 누구를 신뢰할 수 있는지 명단을 줄 테니 그때까지 준비하세요.” 말을 마친 엄진우는 전화를 끊었다. 늦은 밤. 하루 종일 바빴던 엄진우는 곧 잠에 빠져들었다. 어둠 속에서, 갑자기 방 문이 소리 없이 열렸고 엄진우는 눈꺼풀을 살짝 떨었다. 엄진우는 늘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아무리 깊이 잠들어 있어도 누군가 다가오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눈을 뜨지 않고 계속 자는 척했다. 이때, 한 그림자가 엄진우에게 다가오더니 한 손을 이불 속으로 밀어 넣었다. “쓰읍!” 엄진우는 차가운 숨을 들이
“빨리! 지금 바로 출발하자!” 조중영은 엄진우가 이미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소식에 급히 비서에게 말했다. 비행기 안, 엄진우는 비즈니스석에 앉아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어제 하루 종일 피곤했고, 밤새도록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특히 예우림은 더욱 미쳐 있었는데 날이 밝아서야 겨우 떠났다. 이때, 엄진우의 앞자리에 앉아 있던 남자가 서비스 벨을 눌렀고 곧 아름다운 외모에 검은 스타킹을 신은 승무원이 빠르게 다가왔다. 그녀는 남자 옆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들어 남자를 향해 하얀 목선을 드러냈다. “손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그녀는 웃으며 물었다. “번호 좀 찍어. 비행 내내 지켜봤는데 아주 내 맘에 쏙 드네.” 남자는 과감하게 승무원의 몸을 훑어보았는데 특히 그녀의 다리를 지날 때는 눈알이 빠져나갈 듯했다. “죄송하지만, 손님. 규정상 개인 연락처는 승객에게 제공할 수 없습니다.” 승무원은 남자의 시선에 불쾌함을 느꼈지만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예의 바르게 거절했다. “됐거든? 나 이 항공사 비행기만 수년간 타왔어. 나 정상급 회원이라고. 이 항공사의 승무원들이 내 침대에 올라온 걸 양손으로 다 셀 수 없을 정도야.” 남자는 자랑스러운 듯 말했다. 승무원의 눈에 잠시 혐오감이 스쳤지만 곧 평정을 되찾았다. “죄송합니다, 손님. 더 도와드릴 일이 없으시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말을 마친 승무원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거절당한 남자는 당황하며 화를 냈다. 그는 승무원의 손목을 낚아챘다. “어디서 고상한 척이야? 내 눈에 들어온 걸 영광으로 생각해야지!” “손님, 자제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을 부르겠습니다.” 승무원은 남자의 손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그녀도 어쩔 수 없는 나약한 여자였다. “사람을 불러? 우리 아버지가 바로 이 항공사 주주야! 네가 사람을 불러봐야 결국 내 침대로 보내질 뿐이지.” 남자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거참 시끄럽군.” 남자의 뒤에
쪽지를 확인한 엄진우는 승무원을 향해 미소를 짓더니 쪽지를 구겨 버렸다. 착륙이 가까워지자 그녀는 다시 엄진우에게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와 함께 움직이세요, 손님.” “마음은 알겠지만 그럴 필요 없어요. 나한테 뭘 어떻게 할지 두고 볼 생각이라서요.” 엄진우는 고개를 저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 “흥, 곧 알게 될 거야.” 앞에 앉아 있던 남자는 머리를 돌리며 징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손님, 지금 가지 않으면 늦습니다!” 승무원이 초조하게 재촉했다. “가? 어딜 가? 경고하는데 참견하지 마. 그렇지 않으면 네 상사에게 말해 널 해고할 거야.” 남자는 승무원을 노려보며 위협했다. “난 신경 쓰지 말고 일이나 보세요.” 엄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결국 승무원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자리를 떠났다. 곧 비행기가 착륙했다. 엄진우가 비행기에서 내리자 남자는 엄진우가 도망이라도 갈까 봐 그의 곁에 바싹 붙었다. 이때 한 무리의 건장한 남자들이 엄진우 쪽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도련님!” 그들은 일제히 외쳤다. 남자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자식 잡아! 비행기에서 내 좋은 일을 망친 놈이야.” 남자가 크게 외쳤다. 곧 건장한 남자들이 살기를 품고 엄진우를 노려봤다. “하지 마세요!” 이때 승무원이 달려와 헐떡이며 엄진우의 앞을 가로막았다. “공항 직원들에게 연락했으니 함부로 행동하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 다들 콩밥 먹게 될 겁니다!” 승무원은 큰 소리로 외쳤다. 그 말에 남자는 잠시 멍해졌다가 곧 큰 웃음을 터뜨렸다. “직원들이 뭐 어쩔 수 있다고? 순진하군.” 말이 끝나기 바쁘게 공항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다가왔다. “공항에서 소란을 피운다는 게 누구야?!” 직원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물었다. “바로 나다!” 남자는 거리낌 없이 말했다. “당신 누구야? 공항에서 소란을 피우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고 있어?” 직원은 냉정한 표정으로 물었다. “난 오
“죽음이 코앞인데도 입이 여전히 거칠군. 처리해!”오우현은 분노에 찬 어조로 외쳤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타수들은 이리떼처럼 엄진우에게 달려들었다.기하영은 비명을 지르며 두 눈을 가린 채 차마 보지 못했다.그 타수들은 모두 체격이 건장한 자들이었고 엄진우의 가녀린 몸으로는 그들을 이길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곧 기하영은 귀가 조용해지며 세상이 잠잠해진 것처럼 모든 소리가 사라진 것을 느꼈다.그녀는 손을 떼고 눈을 떴다.눈앞의 광경을 보고 기하영은 입을 벌린 채 말을 잇지 못했다.오우현의 타수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생사가 불분명했다.엄진우는 뒷짐을 쥐고 심지어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은 상태였다.꿀꺽!오우현은 힘겹게 침을 삼키고 공포에 찬 눈길로 엄진우를 바라봤다. "싸... 싸움 잘하면 뭐? 싸움보다 중요한 건 세력이야! 당장 우리 아버지 부를 테니까 너 딱 가만히 있어. 이 작은 북강 땅에서 난 아직 누굴 무서워한 적 없어!" 오우현은 바로 휴대폰을 꺼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아버지, 지금 어디예요? 공항에 계신다고요? 잘됐네요. 여기 어떤 새끼가 절 무시해요. 좀 처리해 주세요. 네, 그럼 손님 접대가 끝나면 와주세요.”전화를 끊고 오우현은 말했다.“아버지 손님 접대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오늘 네가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지 않는다면 난 오씨 성을 버릴 거야. 아버지가 지금 누굴 접대하고 있는지 알아? 말하면 깜짝 놀랄걸! 북강의 새로 온 군정 책임자 조중영 장관님이야.”오서화가 지금 공항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오우현은 다시 자신감을 얻었다.“그래? 그럼 네 아버지가 너에게 조중영이 왜 공항에 왔는지 말했어?”엄진우는 조중영이 그를 맞이하기 위해 공항에 올 것이라고 미리 알고 있지 않았지만 조중영이 이때 공항에 있다는 것은 다른 이유가 없었다.“어디서 감히 조 장관님의 이름을 함부로 불러? 이 북강에서는 조 장관님이 모든 권력을 쥐고 있어. 그분이 공항에 오는 데 누구한테 보고라도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