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우림은 두 눈을 가늘게 떴다.“나를 살려줘요?”이패왕은 음험하게 웃었다.“호문에 시집오는 건 이류가문 출신인 네게는 아주 호사인 일이다! 내 아들을 돌보고 밤에는 내 시중을 든다면 어쩌면 자식도 남길 수 있겠지! 그러면 자네도 성공한 인생인 셈….”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예우림은 테이블 위의 컵을 들어 곧바로 상대의 얼굴에 뿌렸다.“제 대답은 이걸로 하죠! 감사하네요!”물 빠진 쥐 신세가 된 이패왕은 그대로 웃음을 멈췄다!“감히!”호문의 호위들의 안색도 돌변하더니 흉흉한 기세로 일제히 예우림을 둘러쌓다!박도명마저도 대경실색했다.“여러분, 다 오햅니다, 오해예요! 저희는 대화를 나누러 온 거지, 싸우러 온 게 아닙니다!”“오늘은 도시관리과 부과장의 체면을 봐서, 그냥 보내주도록 하지!”모두가 보는 앞에서 물을 맞고도 이패왕은 화를 내기는커녕 웃기만 했다.이미 완전히 목숨을 내놓을 각오를 했던 예우림마저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내 예우림은 곧장 고개를 돌려 이패왕의 방을 나왔다.하지만 그때 현장에서 작은 방송이 울렸다.“여러분, 여러분! 저희 주최 측에 방금 들어온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마이단 아가씨의 바다의 심장인 블루 다이아몬드 티아라가 사라졌다고 합니다!”“저희는 현장에 도둑이 침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현재 현장에 있는 모두를 일일이 수색할 생각입니다! 모두 협조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그 말을 듣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침묵에 빠졌다.마이단은 해외의 한인 재벌이자 이번 파티의 최대 스폰서였다.도대체 누가 간이 배밖으로 나와 그녀의 것을 훔친단 말인가! 죽으려고 작정한 게 분명햇다!마이단은 아예 무대 위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이 바다의 심장은 해외의 한 나라의 여왕이 제게 준 생일 선물로 위에는 제 이름이 새겨져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가 만든 것입니다!”“저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것이라 이 세상엔 오직 하나뿐이죠! 한때 2천억을 주고 사가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전부 거절했
말이 끝남과 동시에 현장은 삽시간에 수군거림으로 가득했다. 모든 사람의 이목이 예우림에게로 향하더니 저들끼리 쑥덕대기 시작했다.세상에, 도둑이 저 최상급 요물이었다니! 역시 사람은 겉만 봐서는 모르는 일이냐!예우림은 하얗게 질린 얼굴을 했다.“난 바다의 심장 같은 건 몰라요. 본 적도 없는데 제가 훔쳤을 리가요!”“못 믿겠으면 박 부과장님이 저를 위해 증언해 줄 수 있어요! 오늘 하루 종일 제 옆에 있었어요!”말을 마친 예우림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렇죠, 도명 씨?”하지만 박도명은 이미 자취를 감추고 없었다!예우림은 순간 머리가 울리는 듯했고 한기가 온몸 구석구석을 파고들었다!그녀는 별안간 박도명이 자신의 가방을 만진 적이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설마 그 사람이 한 짓인가?도망친 상대를 보자 그녀는 섬뜩한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건 하나의 판인 것이다!그리고 미아단은 이미 펄쩍 뛰며 사람들을 이끌고 다가와 두 눈을 부릅떴다.“예 대표님, 지금 증거랑 증인이 모두 있는데 뭘 더 발뺌할 생각인 거죠?”“바다의 심장이 당신 가방에서 나온 걸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똑똑히 봤어요!”그리고 이패왕도 그때 앞으로 나서며 말을 이었다.“예우림 씨, 재계의 떠오르는 스타라고 존중해줘서 오늘 이 호문의 땅에 발을 디디게 해줬는데 사람 마음은 이리 모르는 일이군!”“마이단 아가씨, 주최 측으로서 정말 죄송합니다. 이제 아가씨께서 예우림 씨에게게 무슨 짓을 하든 저희 호문은 절대로 끼어들지 않겠습니다!”마치 모든 것은 사전에 준비가 된 듯 휘몰아쳤다.예우림의 안색이 돌변했다.“저에게 시간을 주세요. 스스로 결백하다는 증거를 찾을 수 있어요!”하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반대편에 서서 질책했다.“예우림 씨, 이렇게 된 거 그냥 인정하고 용서를 빌어요!”“맞아요. 아무리 예쁘다고 해도 이런 짓을 하면 쉽게 용서받을 수 없어요!”“마이단 씨가 오늘 뭐 하든 저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거에요.”예우림은 순식간에
이패왕도 차갑게 뺨을 때렸다.“예우림! 이건 다 네가 자초한 것이야!”“이리 와! 저 여자의 옷을 벗겨!”삽시간에 마이단 재단의 수하들과 호문의 사람들은 마치 밀물처럼 밀려들어 예우림을 꽁꽁 묶기 시작하더니 그녀의 옷을 조각냈다. 그러자 흰 피부와 화끈한 몸매가 드러났다.검은 스타킹 조각이 바닥에 떨어지자, 은연 중에 안쪽의 실크 속옷이 보이기도 했다.마이단은 손에 채찍을 든 채 예우림의 얼굴을 향해 휘둘렀다!순간, 예우림은 처참한 비명을 질렀고 온몸이 덜덜 떨렸다.경국지색의 얼굴에 섬뜩한 피가 배인 상처 한줄기가 늘었다!“하하하! 이제야 아픈 걸 알겠어? 자, 다들 때려! 있는 힘껏 채찍질 해!”한대, 또 한 대 이어지는 채찍질은 미친 듯이 그녀의 몸에 내려쳐졌고 그녀의 몸은 순식간에 피로 붉게 물들었다!가련하기 그지없는 예우림은 온몸 구석구석이 전부 상처였다.그녀는 무력하게 바깥쪽의 사람들을 향해 중얼거리듯 말했다.“전 억울해요, 부디 제 억울함을 풀어주세요!”하지만 아까까지만 해도 예우림에게 아부하던 재벌들은 현재 얼굴을 바꾼 채 돌을 던졌다.“퉤! 쌤통이야! 예쁘면 돈을 훔쳐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냐!”“난 또 얼마나 도도하길래 우리를 본체만체 하나 했더니! 이제 보니까 돈이나 밝히는 여자잖아!”“이제 얼굴이 망가졌으니 아쉽게 됐네. 원래는 주워가려고 했는데. 시체여도 뭐, 히히, 재미만 보면 됐지…”그리고 마이단 곁에 있는 남편인 방세진도 지금은 분노로 가득한 얼굴이었다.마이단이 조롱하며 말했다.“봤어? 이게 바로 당신이 손에 넣지 못해 안달이던 여자야. 지금은 내 발아래서 마음껏 가지고 놀고 있지! 마음 아픈 건 아니지?”방세진의 안색이 바뀌더니 예우림을 향해 세게 침을 뱉었다.“퉤! 백번 죽어도 모자랄 도둑이! 우리 조신한 와이프랑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어?”지금의 그는 이미 얼굴이 망가진 예우림에게 아무런 감흥도 없었다.어차피 예쁜 여자는 널리고 널렸으니 예우림을 신경 쓸 사람은 없었다.그때 이패왕이 말했
“뭐라고? 누가 맞아 죽어?”엄진우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지자 상대는 화들짝 놀라 말했다.“지성 그룹의 대표이사 예우림이요! 몰라요? 마이단의 바다의 심장 티아라를 훔쳤다가 미아단이 예우림을 매달아 놓고 채찍질로 때려죽였잖아요!”그 말이끝나자 소지안은 대경실색했다.“우림이에게 사고가 생겼다고요?”엄진우는 마치 폭풍처럼 빠르게 달려 나갔다.들어가자마자 예우림이 흐트러진 차림새로 피웅덩이 속에서 죽어가고 있는 게 보였다. 평소의 도도하고 오만한 분위기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예 대표님!”엄진우는 두 눈이 시뻘게졌고 마음속에서 우주가 터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때, 파티장 내의 의료진들이 뒤늦게 도착했지만 그저 간단하게 그녀의 몸만 확인한 뒤 그 자리에서 사망 판정을 내렸다.“과도 출혈로 인해 심장도 박동을 멈춰 이미 사망했습니다. 어르신의 분부대로 당장 화장터로 보냅시다!”말을 마친 뒤 들 것을 가져와 거칠게 예우림의 머리카락을 잡고 그녀를 그 위로 끌어올렸다.일촉즉발의 순간, 엄진우는 그 의사의 머리를 들어 올리더니 그 자리에서 가루로 만들어버렸다!“누가 예 대표님을 만지래?”“돌팔이 새끼들! 아직 안 죽었는데 화장터로 보내기 급급하다니! 너희들은 의사가 될 자격이 없어!”엄진우는 마치 분노한 사자처럼 크게 포효했다!다른 의사들은 그 광경에 분분히 대경실색했다.“사람 살려!”“뭐가 안 죽었다는 거야. 이 환자는 이렇게 크게 다쳤는데 병원으로 데려가도 아무런 소용도 없으니 의료자원 낭비나 다름없어!”엄진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빠르게 다가갔다.“꺼져!”그 말을 뱉은 엄진우의 몸에서 별안간 강풍이 불더니 그대로 그들을 날려버렸다!이내, 엄진우는 상처투성이인 예우림을 안았고 몸에서 침들이 전부 튀어 나왔다.“오늘 너희들에게 진정한 용국 의술이 뭔지 가르쳐주지!”마치 흩날리는 매화꽃같이 온 로비의 상공을 메운 광경에 사람들은 입을 떡하니 벌렸다.침을 쥐는 엄진우의 행동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고 침들은 전부 정확하게
현장은 처참하기 그지없었고 곳곳에 시신들이 널브러져 있었다!“이 파티장 안의 수백 명이 넘는 사람을 전부 죽인 건가?”소지안은 멍하니 이 모든 것을 쳐다보며 도무지 믿기지가 않아 크게 심호흡을 했다.혼자만의 힘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일 수가 있는 건가? 눈 한번 깜빡하지 않고?이게 바로 진정한 엄진우인가?엄빈우는 예우림을 소지안에게 맡기며 굳은 얼굴로 말했다.“소 비서님, 저 대신 예 대표님을 근처 병원에 데려가 보살펴주세요. 지금 몸이 너무 허약한 상태예요.”“전 지금 가서 마이단과 이패왕을 만나봐야겠어요!”그는 방금 마이단과 이패왕이 로얄호텔로 가 축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하지만 소지안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엄진우 씨, 충동적으로 굴지 마요! 이패왕의 호문은 창해시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어 절대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에요!”“그리고 마이단은 해외 한인 재단을 뒷배로 두고 있잖아요! 만약 여기서 그 여자를 죽였다간 상대 세력의 미친 듯한 보복을 받게 될 거예요….”“신경 안 씁니다!”엄진우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곧바로 밖으로 걸음을 옮겼지만 소지안은 마음이 조급해졌다.“안돼! 절대로 엄진우가 마이단을 건드리게 두어서는 안 돼! 안 그럼 누가 와도 그를 지킬 수 없을 거야!”“이렇게 딘 이상 소씨 가문의 힘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겠어! 우림이의 복수를 위해 이패왕을 죽이고 마이단에게도 경고를 줘야겠어”소지안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전화를 걸었다.“오 집사! 전용차 백 대 준비하고 2만 명 동원시켜! 오늘밤 로얄호텔을 급습할 거야. 이패왕의 머리를 가져와. 그 참에 마이단의 한쪽 손도 함께 가져오고!”전화 너머의 오 집사는 한참을 침묵했다.소지안이 다급해져 얼른 재촉했다.“오 집사! 들었어? 얼른 명령 집행해! 한시도 지체할 수 없어!”오 집사가 말했다.“죄송합니다, 아가씨. 방금 가문의 큰 어르신께서 통보를 내리셨습니다. 이미 아가씨께서 소씨 가문의 세력을 이용해 마이단과 이패왕을 건드리는 것을 엄금하고
“호문의 이패왕 씨와 재단의 마이단 씨를 말씀하시는 건가요?”프론트는 부럽다는 말투로 말했다.“그 사람들 오늘 호텔 전체를 통으로 빌렸어요. 지금 777번 룸에서 술 마시고 계세요. 지금 엄청 비싼 술들을 마구 주문하고 있다니까요!”엄진우는 그 말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엘리베이터에 오른 뒤.복도에 호문의 보디가드들이 가득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하나같이 체구가 우람했다.엄진우는 그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듯 담담하게 그들을 지나쳐 곧장 777번 룸으로 향했다.“어이! 거기 너 뭐야? 여긴 아무도 못 들어가!”여럿 거한들이 그의 앞길을 가로막았다.다음 순간, 그들의 몸은 순식간에 갈기갈기 찢어지며 사방으로 튀었다!“킬러다!”사람들의 안색이 순식간에 돌변했다.“시끄럽긴!”엄진우는 눈빛 하나 바뀌지 않은 채 담담하게 기세가 등등한 호문의 호위들을 향해 다가갔다.1분도 되지 않아 복도에는 온통 피와 살로 가득했다!엄진우는 피투성이라고 가득한 머리를 든 채 소리 없이 777번 룸 앞으로 향했다.안에서는 광롼의 파티가 이어지고 있었다.이패왕은 단숨에 비키니르 입은 여자들을 불렀다. 심지어는 분위기를 위해 스트립쇼까지 시작했다!“졌어! 졌으니까 하나 벗어!”“뭘 부끄러운 척이야! 만진다고 닳는 것도 아닌데!”쿵!한바탕 소란 속에서 엄진우는 발길질로 대문을 박찼다.피투성이의 머리통은 마치 팽이마냥 그들의 테이블로 떨어지더니 회전하기 시작했다.“꺄악!”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엄진우는 아무 말도 없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남자를 잡더니 그대로 상대의 머리를 으깨버렸다!가장 원초적인 폭력이었다!“왜 예우림을 노린 거지?”그는 안쪽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이를 악물며 말했다.이패왕은 분노하며 대답했다.“저 자식이 엄진우입니다! 예우림의 옆에 있는 말단 직원인데 여기까지 찾아오다니!”“여기! 사람 없어? 당장 저 자식 끌어내서 개 먹이로 던져!”하지만 그가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밖에서는
“원래는 몇 년 더 숨기려고 했는데 네가 나타났으니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이패왕은 이를 악물었다.한 명의 외공종사는 창해시같이 작은 곳에서는 이미 충분히 왕 노릇을 할 수 있었다.하지만 내경종사는 더더욱 보기 드물어 군대에서는 장군 직함도 달 수 있었다!이것이 바로 이패왕의 호문이 창해의 3대 거물을 무시하고 미친 듯이 세력을 확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했다!원래는 내경대만원에 진입한 뒤 이제 한 발만 더 나아가면 내경을 돌파해 대종사가 될 수 있었다!그때가 되면 설령 창해시의 가장 두려운 세력인 4대 고대 무가라고 해도 그의 앞을 가로막을 수는 없었다!“이 이패왕은 창해의 왕이 될 남자다! 오늘 네 머리로 내 첫 번째 디딤돌로 삼아주마!”이패왕은 음험한 얼굴을 했다. 우선 엄진우를 죽인 뒤 다시 정 선생을 죽일 생각이었다!바닥에 엎드린 채 머리가 산발이 된 마이단은 더더욱 기뻐하며 말했다.“이패왕… 저 자식을 죽이면… 우리 재단의 지분 10%를 주겠어요!”“저 자식을 죽여요, 갈기갈기 찢어버려요!”“좋습니다!”이패왕이 거칠게 위압을 시전하자 주변의 벽면에 거미줄 같은 균열이 생겨났다!그는 한 걸음씩 엄진우에게 다가가더니 그를 깔아보며 말했다.“느껴지느냐? 너와 나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실력의 차이가 있다! 너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섬뜩한 절망과 공포를 맛보게 해주마!”“너를 내 발밑에 짓밟을 것이다! 이 보잘것없는 버러지 같은… 윽!”이패왕의 말이 채 반이 이어지기도 전에 별안간 안색이 돌변하더니 왈칵 피를 토해냈다. 다시 보니 눈앞에 있는 엄진우에게 엄청난 변화가 생긴 것을 발견했다!“언제부터 바닥을 기는 버러지가 감히 코끼리를 비웃을 수 있게 됐지?”이패왕의 눈의눈의 엄진우는 별안간 보잘것없는 버러지에서 거대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그의 동공이 순식간에 커다래지더니 목소리마저 떨리기 시작했다.“이 기운은 외경, 아니 내경, 나와 비슷해! 아니, 나보다… 더….”엄진우의 수행은 한 번 또 한 번 돌파를
마이단과 방세진 두 사람은 산발이 된 채 얼굴에는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고 손발도 전부 잘린 채 입안에는 유리 조각이 가득했다.그들은 마치 개처럼 엄진우의 발밑에 엎드려 꼬리를 흔들며 동정을 구걸해 엄진우가 그들을 얼른 죽여주기만을 바랐다!듣기 싫게 말하자면 그들은 걸어 다니는 시체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소 비서님, 오셨어요? 대표님은 어떻게 됐어요?”소지안을 본 엄진우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놀란 소지안은 소름이 돋아 몸을 떨며 말했다.“당신 정말 큰 사고 쳤네요! 호문과만 척을 졌으면 제가 도와줄 수라도 있었을 텐데! 지금 당신이 상대한 건 무려 마이단이에요! 전 세계 최고위 재벌 가문의 딸이요!”엄진우는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최고위 재벌이요? 허, 당시에….”“당시에 뭐요?”소지안이 참지 못하고 얼른 물었다. 이내 엄진우는 말을 멈추며 말했다.“별거 아니에요, 괜찮아요! 소 비서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한 짓은 제가 감당할 수 있어요. 절대로 두 분 연루되게 하지 않을게요.”당시 자신이 명왕이었을 땐 각국의 재벌들뿐만 아니라 해외의 여왕과 공주들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침대로 기어 올라와 제발 사랑을 달라고 애원했었다.그 말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기밀이 새어나갈까 끝내는 말문을 멈추었다.소지안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지더니 한숨을 쉬었다.“당신은 정말 순진하네요. 동시에 호문과 마이단을 뒤집어버렸으니. 지금쯤 이 소식, 미친 듯이 퍼져나가고 있을 거예요!”그시각,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전체 무장을 한 채 뒤늦게 현장에 도착했다.“누구야? 손 들어! 움직이지 마!”선두에 있는 것은 바로 조연설이었다. 긴 머리는 어깨 위로 늘어트린 채 검은 스타킹을 차림의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을 하고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오늘의 그녀는 옅은 화장을 하고 있었지만 뚜렷한 이목구비를 완벽하게 보여주었다.특히 그 흰색 제복은 그녀의 굴곡지고 풍만한 그녀의 몸매를 조금도 감추지 모샜다.“조 과장님? 왜 또 당신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