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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강이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하지.”

가장 심각했을 때는 배현수가 교도소에서 칼에 맞았는데 하마터면 심장이 찔려 죽을 뻔했었다.

...

조유진은 술에 취해 어질어질해서 어떻게 집까지 왔는지도 모른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몇 번이나 토해서 겨우 속이 조금 편해졌다.

약국을 지날 때 조유진은 들어가서 숙취해소제와 알레르기 약을 샀다.

집에 도착했을 때 그녀의 몸에 난 두드러기는 많이 가라앉았다. 하지만 몸에서 나는 술 냄새는 너무 세서 막을 수 없었다.

집 안에는 여전히 불이 켜져 있었다.

조유진은 가방을 내려놓고 슬리퍼로 갈아신었다. 조선유는 평소처럼 달려와 그녀에게 안기지 않았다.

“선유야?”

대답이 없었다. 잠든 것일까?

조유진은 침실로 들어가자 조선유가 침대 위에서 웅크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힘겹게 입으로 숨을 쉬고 있었다.

조유진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녀는 큰 걸음으로 다가갔다.

“선유야, 왜 그래?’

“엄마... 나 아파... 가슴이 아파...”

아이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엄마가 당장 병원 데려가 줄게! 선유야, 조금만 참아!”

조유진은 곧바로 구급차를 부르고 조선유를 업은 채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밖에 날씨가 변했다. 어두운 밤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구급차는 아직 안 왔지만 조유진은 기다릴 새 없어 조선유를 업고 길가로 달려가 오는 차를 막았다!

등에 업혀 있는 아이는 아파서 중얼거렸다.

“엄마, 나 이러다 죽는 거 아니야? 너무 아파...”

조유진은 불안해서 눈물을 흘렸다.

“아니야! 선유야, 조금만 더 참아! 엄마가 당장 병원으로 데려가 줄게! 자지 말고 참아! 선유야...”

아이는 더 이상 대답이 없었다!

조유진은 한 손으로 아이 엉덩이를 바치고 다른 한 손으로 차를 잡았다.

“멈춰요! 멈춰! 아이가 쓰러졌어요! 당장 병원에 가야 해요!”

“차를 세워요! 제발 병원으로 데려가 주세요! 제 딸을 살려주세요...”

하지만 비가 너무 크게 쏟아져 지나가는 차들은 이 광경을 보고도 감히 차를 멈추지 못했다.

마침 그녀가 아이를 업고 돌아서는 순간, 차량번호가 99가9999인 검은색 마이바흐의 바퀴가 빗속에서 물웅뎅이를 지나며 조유진 몸에 물을 튕겼다.

그녀는 손을 들어서 막았다.

눈물이 빗물과 섞였다. 온몸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

검은 색 마이바흐 안, 차를 운전하고 있는 비서는 백미러로 흘끔 쳐다보았다.

한 젊은 여성이 아이를 업은 채 빗속에서 차를 잡고 있었다.

마음이 흔들린 비서 서정호는 물었다.

“사장님, 밖에 있는 저 모녀가 차를 잡고 있는데 아이가 많이 아파 보입니다. 비가 너무 많이 오는데 저희가 태워줄까요?”

뒷좌석에 앉은 배현수는 표정이 차가웠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측은지심이 가장 쓸데없는 감정이야.”

그 말은 오지랖을 부리지 말라는 뜻이다.

불쌍한 사람을 가여워하는 그런 마음은 6년 전의 배현수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깊은 증오심이 6년 전의 배현수를 완전히 집어삼켰다.

그리고 드디어 구급차가 도착했다.

조유진은 재빨리 구급차에 올라탔다.

검은색 마이바흐는 점점 멀리 달려갔다. 배현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저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다.

하지만 그 하얀색 구급차는 이미 멀리 빗속에 사라졌다.

아마도 착각이겠지. 그 사람이 어떻게 조유진이겠어.

배현수는 손가락에 있는 은반지를 내려다보았고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하얀색 구급차와 검은색 마이바흐는 하나는 남쪽, 하나는 북쪽으로 가면서 점점 멀어졌다.

그리고 6년 전의 배현수와 지금의 배현수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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