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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구구절절 맞는 말에 또다시 말문이 막혀버린 임준호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날 일은 나도 너희 엄마한테 미안하게 생각해...”

“미안해요?”

자책이라도 하듯 몸을 떨며 고개를 숙이는 임준호에 임유환은 냉소를 흘리고는 말했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면 끝난 거예요? 그 말 한마디면 엄마가 다시 살아 돌아와요?”

“엄마가 당신한테 어떻게 했는데요! 죽는 순간까지도 당신 걱정을 했다고요!”

“당신이 그런 엄마한테 한 짓을 생각해봐요! 어떻게 사람이 그래요!”

“나는...”

임유환의 다그침에 임준호의 떨림은 점점 더 심해졌다.

“대답해요 임준호 씨, 남자답게 대답이란 걸 하라고!”

감정이 북받친 임유환이 임준호의 멱살을 쥐고 흔들자 임준호는 고통스러워하며 임유환의 얼굴도 똑바로 보지 못했다.

“유환아, 그래도 네 아버진데 얼른 그 손 놔!”

그때 한쪽에 서 있던 채수빈이 임유환을 뜯어말렸다. 온화하기만 했던 두 눈은 어느새 흥분과 책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때 분노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며 밖으로까지 뿜어져 나왔다.

일그러진 표정으로 채수빈을 쳐다보는 임유환의 검은 눈동자는 마치도 야수의 눈빛같이 흉악스러웠다.

채수빈은 그 매서운 눈빛에 깜짝 놀랐지만 여전히 임유환을 말리고 있었다.

그에 화가 치밀어오른 임유환이 낮은 목소리로 채수빈을 향해 으르렁거렸다.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감히 날 말려?”

본인에게 임유환을 말릴 자격도, 임유환 앞에 나설 자격도 없음을 알고 있는 채수빈은 임유환 말에 낯빛이 창백해졌다.

하지만 또 임유환의 오해를 받고 혼자 괴로워하는 임준호가 마음에 걸렸던 채수빈은 다시 표정을 굳히며 임유환을 나무랐다.

“내가 자격이 없다는 건 나도 알아. 하지만 준호 오빠는 네 아버지잖아. 어떤 아들이 아버지한테 이런 행동을 해, 교양 없게!”

“내가 교양이 없다고?”

임유환은 채수빈이 아버지한테 점수를 따려는 줄로 알고 코웃음을 쳤다.

임유환의 어머니를 괴롭혀 죽게 만들고 그 자리에 자신이 올라서서는 아버지를 쥐고 흔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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