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16화

서강인이 모를 줄은 몰랐던 임유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게 사실은...”

임유환은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는 사건의 자초지종에 대해 얘기했다.

“이런 미친놈!”

그리고 그 말을 다 들은 서강인은 불같이 화를 내며 말했다.

“그런 개 같은 놈이 감히 내 딸에게 손찌검을 해?!”

서강인은 지금 당장이라도 정우빈의 뺨을 날려주고 싶었다.

“걱정 마세요, 정우빈이 인아한테 한 짓들 제가 다 백배로 갚게 할 거에요.”

화를 내는 서강인에 임유환은 다시 차가워진 눈을 번뜩였다.

“고마워 정말.”

임유환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던 서강인은 자애롭게 웃으며 말했다.

“자네만 괜찮으면 이제부터 아저씨라고 불러, 가주님은 너무 멀어 보이잖아.”

“네, 아저씨.”

바로 호칭을 바꾸는 임유환에 서강인도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 듣기 좋네. 그럼 나도 유환이라고 부를게.”

서강인은 임유환의 어깨를 두드리며 옆에 있던 서인아를 바라보았다.

임유환의 말을 듣고 나니 화장에 가려진 딸의 왼쪽 볼에 난 멍 자국이 눈에 들어왔다.

정우빈이 어젯밤 때렸다는 뺨인 것 같아 다시 화가 치밀어올라 몸을 떨어대던 서강인은 이내 죄책감에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딸, 아빠가 집안일 때문에 바빠서 너한테 신경을 너무 못 썼네.”

“아빠는 우리 집안 가장인데 당연히 집안일이 먼저고 그게 제일 중요한 거죠. 그런 소리 마세요.”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가문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여겨야만 했던 아빠의 고초를 너무나 잘 알고 있던 서인아는 자책하는 아빠를 원망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모습에 마음이 아파왔다.

가장의 딸로서 그 책임을 나눠 가지는 게 당연하다 생각해왔던 서인아기에 그전에도 원망은 해본 적이 없었다.

“딸, 나는...”

서강인은 조금 자란 뒤로 일찍 철이 들어 아버지 걱정만 하던 서인아에 반해 자신은 아버지 노릇도 제대로 못 한 것 같아 코끝이 찡해났다.

“나 진짜 괜찮다니까요.”

서인아는 그런 아빠를 향해 일부러 더 웃어 보이며 말했다.

“이런 상처는 며칠 뒤면 다 사라질 건데 왜 그래요 자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