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14화

얼핏 들어도 나이 든 것 같은 목소리였다.

크지도 않은 목소리가 결혼식장의 혼란을 순식간에 잠재워버렸다.

“총사령관님이야!”

사람들뿐만 아니라 임유환의 시선도 상석에 앉아있는 백발의 총사령관에게로 향했다.

총사령관은 화를 내지도 않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임유환과 정서진을 보며 말했다.

“오늘 일은 둘 다 그만하지.”

그 말에 정서진은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고 임유환 역시 미간을 찌푸렸다.

총사령관님을 향한 임유환의 눈빛에는 물론 존경도 묻어나 있었지만 한기도 함께 있었다.

총사령관은 스승님의 오랜 벗이자 나라의 공신이었으니 존경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어머니의 복수를 이렇게 그만둘 수는 없었다.

“총사령관님, 이 일에 꼭 관여하셔야겠어요?”

위협적인 투로 말하는 임유환에 사람들은 감히 총사령관을 상대로 이런 태도를 보이는 그를 놀란 듯 쳐다보았다.

정서진도 이때다 싶어 총사령관의 화를 돋우려 한마디 거들었다.

“어디서 감히 총사령관님한테 그런 말을 내뱉어!”

“총사령관님, 저 자식이 이렇게 건방져요, 총사령관님한테도 저렇게 무례하다니, 제가 지금 당장 저놈을 잡아들이겠습니다!”

“괜찮아.”

총사령관은 손을 저으며 임유환을 바라보았다.

그도 임유환의 뜻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여기서 더 손 놓고 있었다가는 임유환이 결혼식장을 뒤집어엎을 것만 같아 끼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는 피바다를 이렇게 많은 하객들에게 보여줄 생각이 없었다.

만약 소문이 새어나가기라도 하면 그 영향도 좋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총사령관님이 너그러우셔서 이렇게 넘어가시는 거야! 너는 운 좋은 줄 알아!”

정서진이 임유환을 향해 코웃음을 치자 임유환은 차가운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

“됐어, 다들 조용히 해!”

능구렁이 같은 정씨 일가가 역겨워 난 총사령관은 한 번 더 호통을 쳤다.

“예, 사령관님.”

정씨 일가는 입으로는 대답을 하고 있었지만 표정에서는 우쭐거림과 조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마치 총사령관이 정씨 집안 편이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정서진은 총사령관이 임유환이 일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