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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2천억?”

잠깐의 정적을 깨고 서지혜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최서우를 보다가 제 옆에 선 서윤후를 보며 물었다.

“자기야,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최서우가 방금 2천억이라고 한 거 맞지?”

“응, 자기가 잘못 들은 거 아니야.”

서윤후도 어마어마한 액수에 침을 삼켰고 서지혜는 깜짝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서지혜는 이내 최서우가 거짓말을 하는 걸 거라고 생각했다.

초라한 옷차림에 2천억이라니, 카드에 2천억이 있으면 은행의 엄청난 VIP일 텐데 직원이 마중조차 나오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최서우가 저에게 당해내지 못하자 홧김에 거짓말을 한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서우야, 몇 년 안 본 사이에 거짓말이 많이 늘었네.”

서지혜는 코웃음을 치며 비아냥거렸다.

“2천억? 어차피 부르는 거 2만 억이라고 하지 왜?”

“믿기 싫으면 믿지 마.”

최서우는 담담하게 대꾸했다.

임유환이 2천억을 찾겠다고 한 건 사실이니 일부러 더 부풀려 말할 필요는 없었다.

“그래?”

서지혜는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조롱이 더욱 짙어진 표정을 하고 말했다.

“요즘 사는 게 힘들지?”

“뭐?”

최서우는 제멋대로 넘겨짚는 서지혜에 어이없다는 듯 눈썹을 꿈틀거렸다.

“뭐 애들 앞에서 체면 구겨지게 힘들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겠지.”

서지혜는 마치 최서우의 마음을 다 안다는 듯 말했다.

“그땐 네가 우리 반 퀸카이기도 하고 학습부장이기도 했으니까.”

“그랬던 네가 지금은 기생오라비도 안 되는 남자를 만나고 게다가 반 애들보다 사는 것도 변변치 않으니까 마음이 불편하겠지.”

“근데 나는 그런 거 다 이해해. 다 친군데 뭘 부끄러워하고 그래.”

“서지혜, 그만하라고 했어.”

최서우는 눈썹을 꿈틀거리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한 말은 다 사실이야.”

“그리고 내가 아무리 사는 게 변변치 않아도 너보다는 나아.”

“나는 내가 알아서 돈 벌어. 남자한테 빌붙는 게 아니라. 네가 뭐 잘난 게 있다고 이렇게 떠드는 거야?”

옛 동창이기도 하고 또 한 공간에서 밥까지 먹어야 하니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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