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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왜 저한테 그러세요 주인님...'

흑제는 차마 뱉지 못한 말을 속으로 삼켜내며 애써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조명주를 보며 말했다.

“임유환 씨와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비즈니스 파트너에요.”

“비즈니스 파트너요?”

임유환이 사업을 한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 조명주가 눈을 크게 뜨며 임유환을 한 번 바라보았다.

“네. 그래서 그동안 정도 많이 쌓였죠.”

“그다음은요?”

흑제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조명주가 바로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 물어왔다.

“같이 사업도 했는데 왜 망했어요? 흑제 어르신과 같이할 정도의 사업이면 그 규모가 꽤 컸을 텐데 저는 들어본 적도 없거든요.”

“그건...”

훅 들어온 조명주의 날카로운 질문에 흑제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그다음엔 부도났어요.”

그때 임유환이 나서며 흑제를 도와주었다.

“부도요?”

“네.”

“아, 그래서...”

잠시 놀라던 조명주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리자 임유환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래서라뇨?”

“그래서 내가 못 들어본 건가 싶어서요.”

“아니면 허세 부릴 줄밖에 모르는 임유환 씨가 이 말을 저 볼 때마다 했겠죠.”

“하하...”

제 앞에서 거리낌 없이 말하는 조명주에 임유환은 애써 올린 입꼬리가 떨려왔다.

“조 중령님 눈에는 제가 그렇게 허세에 쩐 사람으로 보였어요?”

“당연하죠!”

“근데요, 유환 씨도 좀 대단하긴 해요. 흑제 어르신과 같이 사업도 해봤잖아요.”

“이건 칭찬이죠?”

조명주의 말은 항상 종잡을 수 없었기에 임유환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물었다.

“네, 칭찬 맞아요.”

“사업은 망했어도 그 용기는 대단해요! 사람이 용기 하나만 있으면 됐죠 뭐.”

“하하, 칭찬 고마워요.”

조명주의 어설픈 칭찬에 임유환은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아 그리고 강씨 집안이 어떻게 죽은 건지는 왜 안 알려줘요?”

조명주는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며 진지하게 물어왔다.

“그 얘긴 가면서 해요.”

“좋아요.”

아직 윤서린이 마음에 걸렸던 임유환이 가면서 얘기하자고 제안하자 조명주도 흔쾌히 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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