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99화

지환은 결코 이서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화장실 위치를 가리켰다.

이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문을 닫는 순간, 그녀는 경련을 일으키며 바닥에 주저앉았고, 차가운 기운을 느끼며 몸을 떨기 시작했다.

‘괴로워...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아.’

그녀는 가슴을 꽉 누른 채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고, 그 고통이 거리낌 없이 온몸에 퍼지도록 내버려두었다.

이서는 아무런 신음을 내지 않으려 했으나, 이내 이마에 수많은 땀방울이 맺혔다.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은 끊어진 구슬처럼 뺨으로 미끄러져 땅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서야!”

문밖으로부터 지환의 매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속이 안 좋은 거 맞아?”

이서가 깨물고 있던 입술을 천천히 풀며 태연한 어투로 대답했다.

“네, 하 선생님, 혹시 약 좀 사다 주실 수 있어요?”

이 말을 들은 지환은 눈살을 찌푸리며 잠시 침묵했다.

“알겠어, 사 올게.”

곧이어 문이‘쾅’하고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이서는 이 소리를 듣고서야 구원을 받은 듯 신음을 내뱉었다.

‘드디어 가셨구나.’

“아... 아...”

이서는 그제야 머리를 꽉 쥔 채 밀려오는 고통을 소리로 발산했다.

긴 경련과 발작 끝에 그녀는 마침내 고통을 이겨냈다.

간신히 몸을 일으킨 이서는 거울 속의 창백한 자신을 보며 뺨을 힘껏 두드렸고, 볼에 불그스름한 빛이 떠오른 후에야 터덜터덜 화장실을 나섰다.

5분 후.

약을 사 온 지환은 소파에 앉아 노트북을 만지작거리는 이서를 보았고, 드디어 불안하던 마음이 제자리를 찾는 것을 느꼈다.

“괜찮아?”

지환이 이서에게 약을 건네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괜찮아요.”

“그래도 약부터 한 알 먹어.”

“네.”

이서는 순순히 약 한 알을 먹었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입을 열었다.

“오늘 간식을 하나 먹었는데, 그게 상했던 건지 계속 속이 불편하더라고요.”

그녀의 옆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지환이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그렇구나.”

“제가 먼저 파일을 열어봤는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