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각.이서는 홍보팀이 있는 층에 도착하여 바삐 걸음을 옮겼다.홍보팀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조급하게 일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최미영의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최미영은 부하직원이 좋은 소식을 가지고 온 것인 줄 알고 격동되어 고개를 들었다.하지만 사무실에 들어선 사람이 이서라는 것을 알아차린 그녀 곧바로 정신이 멍해지는 듯했다. “조사는 어떻게 됐어요?”이서는 최미영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그녀의 눈에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또 뭐가 문제인 겁니까?” 멍하니 있던 그녀는 잠시 후에야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이번 사건에서 주로 힘을 쏟은 큰 언론매체는 분명 심씨 가문의 회사가 맞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여전히 제3자를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끝까지 어떤 회사가 심씨 가문과 관계를 맺고 있는지 알아내지 못한다면, 대중들은 모든 일의 배후에 심씨 가문이 있다는 걸 쉽게 믿지 못할 텐데 말이죠...” 이서가 시간을 힐끗 바라보았다.‘곧 10시가 될 거야. 더 이상 이 일을 미룰 수는 없어!’ 늘 홍보팀에게 주어진 골든 타임은 72시간이었는데, 이것이 바로 그녀가 최미영에게 마지막으로 12시간을 준 이유이기도 했다.‘정말... 방법이 없단 말이야?’‘장희령이 여러 수단을 동원해서 나와 나나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했다는 게 밝혀진다면, 그 여자의 명성은 처참히 망가질 수 있을 텐데...’ ‘그때가 되면, 연예계를 헤집고 다니는 장희령을 막을 수 있을 거라고!’이서는 희령이 자신을 겨냥하는 때를 이용하여 그녀를 호되게 짓밟을 수 있기를 바랐다. ‘정말 이대로 포기해야 하는 거야?’ 벽에 걸린 시계가 조금씩 10시를 향해 다가가자, 조급하던 이서의 마음이 한순간에 풀려버리는 듯했다. 몸을 일으킨 그녀가 그만두겠다고 말하려던 찰나, 한 직원이 신이 나서 들어왔다. “알아냈습니다, 알아냈어요! 그 언론매체 중에 가장 큰 회사는 다른 회사에게 의지해서 심씨 가문의 지원을 받는 게 아니었습니다. 즉, 자선단체가 개설한 뉴미디어 회사였다는
대중들은 한동안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본래 그 단편 소설 대회는 매년 소수의 참가자로 진행되는 것이었으나, 하이먼 스웨이의 합류로 인해 M국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하지만 바다 건너 다른 쪽에 있던 H국 사람들로서는 당연히 심가은이 경기에서 벌인 수작을 알 리가 없었다.그래서 그들은 동영상을 보고 나서야 가은이 우승을 거머쥐기 위하여 대가의 원고를 사들여 자신의 원고인 양 사칭하였고, 모든 수작이 드러나자 하이먼 스웨이를 죽이려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현장의 CCTV에서는 가은이 험상궂은 얼굴로 이서를 향해 달려드는 장면이 생생히 찍혀 있었다. 오죽하면 사람들은 화면을 사이에 두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한을 느낄 지경이었다. ‘시상식 당일, 그곳에는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도 심가은은 윤이서를 죽이고 싶다는 표정을 전혀 감추지 않았어.’‘그런 사람이 사석에서 윤이서를 가만히 내버려뒀을 리가 없잖아? 아마 본인만 알 수 있는 끔찍한 일을 계획했을지도 모르지.’ 이 동영상이 세상 밖으로 나오자, 가장 분노한 사람들은 하이먼 스웨이의 팬이었다. 그들은 하이먼 스웨이가 친딸을 간절히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그녀가 친딸을 찾았다는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기뻐하며 축복을 보냈었다.하지만 찾았다던 그 딸이 가짜였을 뿐만 아니라, 꼬리가 백 개 달린 여우짓을 하며 하이먼 스웨이를 죽이려 했다니... 하이먼 스웨이의 팬들은 동영상 아래에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으나, 한 편으로는 궁금해하는 것이 있었다.[이 영상은 심가은의 악한 면을 보여준 것일 뿐이잖아요. 정말 윤이서가 심가은을 죽인 게 아닌 걸까요?][하지만 영상을 보면 윤이서는 심가은의 곁에 서 있잖아요. 만약 윤이서가 심가은을 죽인 거라면, 왜 CCTV에는 윤이서가 총을 들고 있는 모습이 찍히지 않은 걸까요?] [꼭 그녀가 총을 들고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사격수를 고용했을 수도 있는 거니까요.] [에이, 저는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주장이
계정을 확인한 사람들은 머리가 멍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 계정이 메시지를 보낸 것을 본 사람들은 재빨리 그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사람들은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성명서였는데, 가은의 죽음과 이서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명확히 쓰인 것이었다.이서에게 매수된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인지, M국의 경찰국은 현장 조사 내용과 이외의 모든 조사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것은 세계 역사상 유래가 없는 것이었다. 그것도 한 사건이 두 나라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한 나라의 경찰국이 타국 플랫폼의 계정을 등록한 것이 자신들을 홍보하기 위함이 아니라, 타국의 네티즌들이 사건의 진상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라니...이것을 본 대중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럴 수가, 세상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게 믿기질 않아요! 윤이서 씨가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경찰국이 계정까지 만들어서 그녀의 진실을 밝혀주려고 한 걸까요?] [가장 무서운 게 뭔지 아세요? 경찰국이 윤이서 씨가 무고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조사받는 과정을 모두 공개했다는 겁니다. 그건 보안 사항이잖아요!] [윤이서 씨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도대체 윤이서 씨의 배후에 어떤 후원자가 있는 건지 상상조차 되질 않아요!] [윤이서 씨의 후원자가 누구든 간에, 중요한 건 그녀가 그런 일을 벌인 적이 없다는 겁니다. 저는 뒤에서 유언비어를 퍼뜨린 사람이 정말 악독하다고 생각해요. 바다 건너의 경찰국조차도 참을 수 없어서 직접 그 사람을 겨냥할 정도였으니까요!] “...”네티즌들의 여론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챈 사람은 희령이었는데, M국의 경찰국에서 올린 성명서를 본 그녀는 화가 나서 태블릿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매니저는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한참 후에야 희령의 분노가 조금 가라앉을 것을 본 그가 입을 열었다.“네티즌이 말한 것처럼... 윤이서의 배후에 정말 후원자가 있는 거 아닐까?” 희령은 또 한 번 분노가 치솟는 듯했다.“후원자는 무슨 후원자! 그 여자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궁지에 몰린 상황이었잖아?’ 이서 또한 오리무중이었는데, 최미영의 손에 있는 태블릿을 보고서야 사건의 경위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녀는 상언이나 배미희가 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다. “글쎄요, 저도 M국의 경찰국이 직접 나서서 증언을 도와줄 줄은 몰랐어요.”이서가 최미영에게 태블릿을 건네주었다.“상대편은 틀림없이 반격을 해올 거예요. 잠시 대기했다가 CCTV 영상의 내용을 공개하도록 하세요.” “네.”최미영은 이서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추궁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이서는 고개를 돌리자마자 ‘서나나, 사람을 때리다!’라는 글자가 금세 실시간 검색어 1위의 자리에 올라간 것을 발견했다. 이치대로라면, 현재 가장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사람은 이서여야 하지만, 나나가 가장 논란의 중심에 있게 된 것이었다. ‘아무래도 나를 겨냥하는 걸로는 이득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해서 목표를 변경한 게 분명해.’하지만 증거를 손에 쥔 최미영은 당황하지 않았고, 인터넷상의 여론변화를 살피며 가장 적합한 시기에 손을 쓸 준비를 했다. 그리고 같은 시각, 인터넷상에서는 인위적인 방해로 인해 나나에 대한 토론 열기가 다시 일어났다. [어쨌든 윤이서 씨가 사람을 죽인 건 사실이 아니지만, 서나나가 사람을 폭행한 건 사실인 셈이네요? 그날 그렇게 많은 스태프가 나서서 서나나를 비난했는데, 그게 사실이 아닐 수는 없잖아요?] [맞아요, 게다가 제작진도 서나나가 사람을 폭행했다는 성명을 발표했잖아요. 제가 보기에는 윤이서 씨도 더 이상 그 여자를 감싸지 않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저는 서나나 씨를 해고하는 게 너무 너그러운 조치라고 생각해요. 저렇게 안하무인인 사람은 출연을 정지시켜야 한다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게다가 서나나 팬의 다수는 초등학생이지 않습니까?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입니다!] [맞아요, 어제 제 아들이 서나나 씨는 잘못이 없다고 하더군요. 아주 화가
이처럼 눈 가리고 아웅 하려는 행위는 자연히 네티즌들의 큰 분노를 불러일으켰다.[여태 윤이서 씨가 거짓말하는 줄 알았는데, 숨겨졌던 이 영상을 보면... 윤이서 씨의 말이 전부 사실이었던 거잖아요?] 그리하여 네티즌들은 분분히 장희령의 계정으로 달려가 설명을 요구했다. 최미영은 장희령이 자초한 행동에 웃음을 터뜨렸고, 계정이 정지당한 그 댓글을 캡처하여 즉각 실시간 검색어에 올려놓았다.‘아마 지금쯤이면 장희령도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눈치챘을 거야.’ 더는 참을 수 없었던 그 네티즌은 댓글에서 장희령을 향한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불만을 입 밖으로 꺼내지도 말라는 겁니까? 이런 짓을 벌이다니... 정말 어이가 없네요. 원래 쓰던 계정이 정지당한 이상, 장희령의 만행을 꼭 밝혀야겠습니다.] [저는 장희령이 소속된 제작팀의 스태프입니다. 밥그릇마저 없어질까 봐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말이에요. 장희령은 제가 본 연예인 중에 단연코 가장 황당한 사람이었습니다.] [연예계 대선배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배우들을 10~20시간 동안 물에 넣어 놓곤 했으니까요.][저도 스태프 중의 한 명이에요. 저도 장희령 씨의 만행을 폭로하겠습니다! 장희령 씨는 늘 팀 내에서 횡포를 부리고 있어요. 촬영이라는 명분을 빌어 거리낌 없이 상대 배우를 때리고, 욕하고, 모욕하기 일쑤죠. 베테랑 배우라면 장희령 씨가 일부러 상대 배우를 괴롭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정도니까요.] [맞습니다, 제가 장희령을 싫어하는 이유도 바로 그런 부분 때문이죠. 노련한 예술가인 척하면서 예술을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쏟는 거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상대 배우를 바보 취급하는 겁니다. 본인의 남자 친구가 심씨 가문의 아들인 심동 씨라는 것만 믿고, 우리 같은 사람들은 하인 다루듯 하는 거란 말입니다!] [장희령 씨는 본인이 미래의 심씨 가문의 안주인이 될 거라는 것만 믿고, 좋은 대본을 독차지하고 있어요. 심지어는 그 역할이 자신한테 적합한지,
같은 시각.장희령과 관련된 일을 알게 된 심씨 가문의 고위층 임원들이 심동의 사무실을 찾아왔다.그들은 장희령이 연예계에서 제멋대로 행동하든 말든, 무슨 말을 할 자격이 없었다. 그러나 장희령의 행동이 회사의 이미지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되었다.심동이 문을 열고 나오자, 무거운 표정의 얼굴들이 보였다.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지 못한 심동에게 한 명의 고위층 임원이 말했다.“심 사장님, 최근 대표님 내외분께서 잃어버린 따님을 찾기 위해서 회사 일을 전적으로 사장님께 맡기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큰일이 벌어졌는데, 어떻게 대표님 내외분께서 마음 편히 따님을 찾으러 다닐 수 있으시겠습니까.” 심동이 말했다.“무슨 일입니까?” 이 말을 들은 고위층 임원들은 장희령이 한 일을 심동에게 이러쿵저러쿵 말했다. 심동은 안색이 점점 나빠졌고, 그들이 모든 말을 마치고서야 입을 열었다.“알겠습니다, 제가 곧바로 처리하겠습니다.” 그는 사무실로 몸을 돌려 들어갔는데, 너무 화가 나서 외출하려던 이유가 무엇인지조차 잊어버리고 말았다. 사무실에 들어선 심동은 즉시 장희령에게 전화를 걸었다.“희령아, 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반드시 이 일을 잘 처리해서 심씨 그룹에게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해. 그렇지 않으면!” 심동이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었다.“우린 헤어질 거야!” 그는 확실히 장희령을 아주 좋아하지만, 장희령을 위해서 미래를 버릴 만큼 그녀를 사랑하는 것은 아니었다. ‘부모님은 곧 물러나실 거고, 이 회사는 조만간 내 손에 들어오게 될 거야. 혹시라도 희령이가 내 발목을 잡는 일이 생긴다면, 나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희령이를 버릴 각오가 되어 있어.’ 장희령은 방금까지 인터넷에서 만신창이가 되도록 욕을 먹은 탓에 심신이 불안정했다. 그런 그녀에게 갑자기 걸려 온 심동의 전화는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라 할 수 있었다.[어떻게 나한테 그럴 말을 할 수 있어? 내가 지금 가장
이 말을 들은 장희령은 즉시 음침한 눈동자로 매니저를 쳐다보았다. 온몸을 벌벌 떨던 매니저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만 같았다. “령아, 그렇게 쳐다보지 마. 나는 단지... 심동 씨가 너를 돕지 않겠다고 한다면, 하은철을 찾아가 보는 건 어떻겠냐는 말이었어.” “하은철은 지금 곳곳에서 윤이서를 겨냥하고 있잖아? 아마 하은철도 네가 한 일을 알고 있을 거란 말이지. 그 사람은 틀림없이 너를 도우려 할 거야.” 장희령의 얼굴에 점차 섬뜩한 미소가 떠올랐다.“그래, 하은철은 윤이서와 사이가 좋지 않으니까 분명히 나를 도우려 할 거야, 분명히!” 그녀의 눈동자에는 다시금 희망이 피어올랐다. 장희령이 화장대로 다가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거울 속에는 헝클어진 머리에 창백한 얼굴을 한 여자가 아닌, 위풍당당한 장희령이 서 있었다. 장희령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매니저는 끊임없는 한기가 명치 위로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장희령에 대한 인터넷상의 악플이 계속되는 것을 바라보던 이서가 홍보팀을 나와 1층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여전히 지환이 있었는데, 다른 고위층 임원들은 이미 자리를 떠난 상황이었다. 이서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다들 어디 가셨어요?” “어떤 분들은 본인의 직장으로 돌아가셨고, 또 다른 분들은 병원에 가셨어.” ‘병원?’이 두 글자를 들은 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눈을 깜빡였지만, 계속해서 묻지는 않았다.“일은 잘 해결됐어요.” 이서가 사탕을 요구하는 어린아이처럼 지환을 바라보았다. 지환이 그녀의 코를 살며시 쥐며 말했다.“잘했어!”이서가 흡족해하며 말했다.“축하하는 의미에서 같이 저녁을 먹는 건 어때요? 하나랑 소희 씨도 부를까요?” 잠시 머뭇거리던 지환이 입을 열었다.“그래.” 이서가 말했다.“그럼 저는 그 전에 일부터 해야겠어요.” “응.”이서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던 지환의 눈동자가 어두워졌다. 그는 방금 마이클 천에게서 온 메시지를 받았다. 어제 이서가 진행한 신체검사에
“세상에 어떤 부모가 매번 자기 딸을 궁지로 몰아넣으려 하겠어?” 지환의 말을 들은 이천은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그래, 나도 이런 부모는 처음 봤어. 처음에는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이지 매번 딸의 발목을 잡잖아? 정말 친자식이 아닌 걸까?’ [네, 대표님, 알겠습니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온 이서는 문어귀에서 소희를 만났다. “이서 언니, 드디어 일이 완벽하게 해결되었네요.” “그러게.”“그래서 말인데, 오늘 저녁에 모두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 조용한 장소를 좀 알아봐 줄래?” 소희가 말했다.“네, 지금 바로 알아볼게요.” 이 말을 마친 그녀는 기뻐서 식사할 곳을 예약하러 갔다. 퇴근하자마자, 몇 사람이 호텔로 향했다.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는 요 며칠 다른 도시로 여행을 갔는데, 딸을 찾는 일이 진전이 없어서 무력감을 느낀 하이먼 스웨이의 기분을 전환해주기 위하여 배미희가 계획한 것이었다. ‘그래, 너무 딸을 찾는 일에만 집중하지 말자.’ ‘어쩌면 무심코 한 일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거잖아?’ 하이먼 스웨이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배미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총 일곱 사람이 자리에 둘러앉았다. 모두가 짝을 이뤘는데 심소희만 혼자였다. 여은아는 자리에 앉자마자 이서를 향해 말했다.“윤 대표님, 전부 대표님 덕분이에요. 그 CCTV 영상을 복구하는 것도 대표님께서 도와주셨다고 들었는데... 대표님이 아니었으면 나나는 연예계에서 완전히 쫓겨났을 거예요!” 그녀는 거의 무릎을 꿇을 지경이었다. 여은아는 결코 이치를 모르는 멍청한 사람이 아니었다.‘비록 이번에 겨냥된 건 나나였지만, 나도 나나와 같은 배를 탄 셈이잖아?’ ‘만약 나나가 연예계에서 완전히 쫓겨났다면, 다음 타깃은 내가 되었을 거야.’ 나나는 입을 열기도 전에 눈물부터 흘렸다.“이서 언니, 언니는 정말이지 저의 제2의 부모님이나 다름없어요. 언니가 아니었으면 저는 정말...” 그녀가 지난번 일을 떠올렸다. ‘만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