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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앤서니가 하는 말이 재미있지 않은 거야?”

이서의 뒤로 다가온 지환이 두 팔로 그녀를 끌어안으며 먼 곳을 바라보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길래 이렇게 넋을 놓고 있는 거지?’

이서가 고개를 들어 지환을 바라보며 억지 웃음을 지었다.

“아니요, 앤서니 씨의 말씀은 아주 재미있었어요.”

이서가 또 한 번 먼 곳을 바라보았다.

“단지 H선생님의 총알이 조금이라도 빗나갔다면... 우리가 다시는 만나지 못했을 거란 생각에 심란했을 뿐이에요.”

이서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지환을 바라보았는데, 그녀의 고집스러운 눈빛은 답을 원하고 있는 듯했다.

순간, 지환의 마음이 살짝 일렁였다.

‘이서는 단 한 순간도 나를 향한 마음이 변한 적이 없었구나.’

다른 사람들이 전설적인 무용담에 매료되어 있을 때, 이서는 마음속의 장애물을 뚫고 지환을 더욱 사랑하게 된 것이었다.

“아니야, 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났을 거야.”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는 거예요?”

이서가 손가락을 꽉 쥐었다.

“만약에...”

“만약이라는 건 없어.”

지환은 이서의 손을 자신의 가슴 위에 올려놓은 채 그녀가 자학하지 못하게 했다.

“네가 반드시 무사히 돌아오라고 했잖아. 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무사히 돌아왔을 거야. 나에 대한 너의 믿음을 깨버리고 싶지는 않거든.”

지환의 눈동자를 응시하는 이서의 마음에 또 한 번 익숙한 느낌이 밀려왔다.

그녀가 눈살을 찌푸리자, 수많은 장면이 주마등이 되어 그녀의 머릿속을 스치는 듯했는데, 셀 수 없이 많은 손이 그녀의 머리를 잡아당기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아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곧바로 이서의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지환이 그녀를 껴안으며 물었다.

“이서야, 왜 그래?”

한참 만에 이서의 괴로운 표정을 마주한 지환은 질문을 한 후에야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가 얼른 이서를 안고 방으로 들어가며 목에 핏대를 세운 채 토론하는 세 사람을 향해 말했다.

“어서 마이클 천 선생님에게 연락해 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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