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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1화

‘하지만 DNA 검사 결과에는 확실히 가은이가 내 딸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병원 쪽에서 문제가 생긴 건가?’

‘이서가 1년가량의 기억을 잃지만 않았더라면, 이 문제를 풀 수 있었을 텐데...’

“스웨이 작가님, 하나가 했던 말을 되새기고 계시는 거죠?”

이서의 목소리는 마침내 하이먼 스웨이를 현실로 불러온 듯했다.

“아니,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구나...”

“스웨이 작가님,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분명 입구에 서 계셨는데, 하나의 말을 못 들으셨을 리가 없잖아.’

‘단지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지 않으셨던 걸 거야.’

하이먼 스웨이는 아무리 부인해도 이서가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아 보이자,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이서야, 너부터 솔직하게 말해다오. 너도 가은이가 한 짓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스웨이 작가님, 하나의 말을 너무 마음에 담아두시지는 마세요. 가은 씨랑 저는 단지 몇 번 만났을 뿐이잖아요. 가은 씨가 벌인 일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그래.”

하이먼 스웨이가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가 딸을 의심하면 안 되는 법이지...”

하이먼 스웨이는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시큰시큰한 듯했다.

“그래, 가은이가 가끔은 거친 모습을 보여주지만, 천리를 뒤엎는 짓을 할 만한 애는 아니야.”

이 말은 이서를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이었다.

이서는 가은에 대해 좋지 않은 낌새를 느끼고 있었지만, 그녀가 하이먼 스웨이의 딸이기 때문에 사실을 털어놓고 싶지는 않았다.

“스웨이 작가님,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세요.”

하이먼 스웨이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마음이 불안했다.

집에 돌아온 그녀는 서재로 들어가 다시 한번 그 메일을 열었으며, 또 한 번 자세히 훑어보았다.

메일에는 심가은이 한 살 때 바뀌었으며, 당시 심씨 부부를 찾아갔을 때 그들이 매우 놀랐다는 것이 적혀 있었다.

하이먼 스웨이의 심장 박동은 점점 빨라지는 듯했다.

‘그러니까... 가은이가 내 딸이 아니라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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