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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3화

상언의 머릿속에 하나와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여태 하나 씨에게 나는 중요한 존재일 거라고 생각해 왔는데... 이제야 확실히 알겠네요, 하나 씨에게는 나보다 이서가 우선이라는 사실을요.”

“심지어는 비교도 못 할 정도로요.”

‘하나 씨는 이서를 정말 아끼잖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서를 욕하고 있다는 걸 알면, 분명히 아주 괴로워할 거야.’

상언은 하나가 느낄 고통을 공감하는 듯했다.

“상언아, 제발 가만히 좀 있으면 안 되냐?”

상언을 오랫동안 지켜보던 지환이 끝내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아예 소파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지환아, 이서를 욕하는 댓글을 다 지워버릴 수는 없는 거야?”

지환이 상언을 한 번 보았다.

“나도 그러고 싶어.”

상언은 순간 말문이 막히는 것 같았다.

‘내가 너무 멍청하게 굴었구나.’

‘M국에서는 지환이도 별수 없잖아.’

그렇다. H국은 하씨 일가가 꽉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M국에서 하지호의 기업이 성장한 이후로는 YS그룹이 지호의 기업을 여기저기서 억제할 뿐, 완전히 무너뜨릴 수는 없었다.

두 대기업은 물론이며 기업 산하의 언론도 그러했는데, 서로를 헐뜯기는 하지만 그 누구도 상대를 완전히 굴복시키지는 못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두 기업의 언론은 두 유파로 갈라지게 되었는데, 이번에 이서의 정보를 보도한 언론이 바로 하지호의 언론이었던 것이었다.

즉, 지환이 하지호의 언론을 완전히 억누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었으며, 하지호가 지환의 언론의 완전히 누르는 것 역시 불가능할 것이었다.

“내가 조치를 해서 이 정도인 거야.”

“그러니까 네 말은, 네가 조치를 하지 않았으면, 더 심한 욕이 있었을 거라는 뜻이야?”

상언이 초조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지환이 일어서서 상언의 앞으로 걸어갔다.

“상언아, 네가 알아야 할 건... 이런 공개적인 공격은 얼마든지 피할 수 있지만, 비공개적인 공격은 쉽게 피할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이야. 내가 지금 가장 두려운 건... 비공개적인 공격이야.”

“물론 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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