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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그렇게 하자고요.”

배미희는 결정을 내리고 누군가에게 항로를 신청하라고 지시했다.

이서는 하나를 데리고 호텔로 돌아가 짐을 챙겼는데, 호텔 입구에서 케이티를 맞닥뜨렸다.

이것은 이서가 처음으로 케이티를 만난 것이었는데, 케이티가 걸어오는 것을 본 그녀는 강한 느낌을 받았다.

‘이 사람... 범상치 않아.’

“떠나려는 거예요?”

케이티는 하나에게 전화를 한 순간부터 줄곧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하나를 웃음거리로 삼기 위함이었다.

하나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으나, 아무런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자신의 어머니가 수많은 내연녀를 상대하는 것을 보며 자랐다.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든, 몸싸움하는 것이든, 그녀의 눈에는 모두 저속한 행동으로 보일 뿐이었다.

‘난...’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

‘무시하자. 그게 내 자존심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야.’

“허, 지금 내 말을 무시하는 거예요?”

케이티가 냉소하며 하나에게 다가갔다.

“어때요? 이 선생님이 마지막까지...”

케이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가슴을 파고드는 통증을 느낀 그녀는 체면이라는 것을 잊은 듯 이를 드러내며 소리쳤다.

“미쳤어? 당신 누구야?!”

케이티는 제자리에서 빙빙 돌고서야 자기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사람이 이서임을 똑똑히 보았다.

“이거 안 놔?”

이서의 힘이 갈수록 세지자, 통증을 느낀 케이티가 연거푸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제 친구한테 당장 사과하세요!”

이서의 말투는 대단히 차가웠다.

케이티가 울먹이며 다시 한번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한다는 거야?!”

“제 친구를 괴롭혔으니, 당연히 사과하셔야죠!”

“저 여자가 먼저 나를 괴롭혔다니까?!”

케이티가 아무렇게나 손을 휘두르며 이서의 손에 여러 갈래의 상처를 남겼다.

상황을 지켜보던 하나는 동공이 심하게 움츠러 들었는데, 그녀가 앞으로 나아가 케이티의 손을 ‘탁’ 쳤다.

명쾌한 소리가 울려 퍼지자 장내는 순식간에 조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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