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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화

지환은 이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으나, 곧바로 폭로하지는 않았다.

상언은 긴장한 탓에 심장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것 같았는데,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나 씨는 내가 셔먼 장관의 자택에 간 걸 몰랐을 텐데... 당연히 나랑 셔먼 장관의 거래도 몰랐을 거고...’

상언이 마침내 옅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나 먼저 가볼게, 둘은 천천히 이야기 나눠.”

완전히 긴장감을 놓은 그의 뒷모습을 보던 이서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지환을 바라보았다.

“H선생님, 이건 오빠를 속이는 게 아닐까요?”

“아니야.”

지환이 갑자기 이서의 손을 놓고, 그녀와 거리를 두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나저나 내가 분명히 말했잖아, 이 집을 떠나지 말라고! 밖은 위험하단 말이야!”

하지만 하나가 귀국한다잖아요. 하나는 저의 가장 친한 친구예요. 만약 하나를 배웅하지 않았더라면, 저는 미안해서 견딜 수 없었을 거예요.”

“그리고...”

이서가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적막하게 말했다.

“하나가 귀국하면... 저와 함께 있어 줄 사람이 없잖아요. 하자가 언제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고요.”

지환이 몸을 웅크리고 이서의 눈을 바라보았다.

“여기가 싫은 거야?”

걱정스러운 지환의 눈빛을 마주한 이서는 심장이 일렁이는 듯했다.

“여기 있는 분들은 모두 저에게 친절히 대해주시지만... 여기는 제 집이 아니잖아요.”

“H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조금요.”

이서가 뒤돌아서서 장원을 바라보았다.

“조금은... H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럼 대회가 끝나면 너를 데려다줄 사람을 찾아보도록 할게.”

‘아마 그때쯤이면 하지호 일을 다 처리할 수 있을 거야. 완전히 굴복시키지는 못하더라도 그의 기세를 꺾어 놓을 수는 있겠지.’

‘그때가 되면 나도 이서랑 같이 H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이서가 그를 보며 말했다.

“저를 데려다 줄 사람을 찾아보겠다니... 그럼 이번에도 선생님께서 직접 저를 배웅할 수는 없다는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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