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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2화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신이 난 가은이 서재로 들어왔다.

“엄마, 이것 좀 보세요!”

하이먼 스웨이가 겨우 정신을 부여잡고 말했다.

“뭔데?”

“제가 쓴 단편소설인데, 한 번 보시겠어요?”

“네가 소설을 썼다고?”

하이먼 스웨이는 마침내 정신이 들었다.

그녀는 가은의 원고를 몇 번 훑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 원고, 문필이 왠지 낯설지 않은데...”

가은은 심장이 쿵쾅거렸으나, 원고를 빼앗아 오는 충동을 꾹 참아야만 했다.

“설마요, 제가 직접 쓴 건데요...”

하이먼 스웨이가 다시 한번 원고를 훑어보았다.

‘짙은 익숙함이 풍기는데...’

하지만 그녀는 이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나저나, 왜 갑자기 단편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야?”

“엄마, 곧 한 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하시잖아요. 제가 하이먼 스웨이 작가님의 딸인데도 소설을 쓸 줄 모른다고 하면, 사람들이 제가 엄마의 딸이 맞는지 의심할 것 같아서요.”

“차라리 저도 이번 대회에 참가해서 제가 글을 쓰지 못하는 게 아니라, 글을 쓰는 걸 싫어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가은이 말했다.

하이먼 스웨이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가은아, 그런 의지를 갖추고 있는 건 좋은데... 화를 풀기 위해서 글을 쓰는 건 옳지 않아. 화풀이를 위해서 글을 쓰면, 그 글은 생동감을 잃게 될 테니까.”

가은이 애써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엄마, 아직 제 작품이 어떤지 말씀해 주지 않으셨어요.”

소설의 대가인 하이먼 스웨이가 가은의 원고를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가은이는 분명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이해하지도 못하는데...’

가은은 하이먼 스웨이의 혜안을 피해 갈 수 없었다.

하이먼 스웨이가 원고를 한쪽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가은아,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단다.”

가은이 반짝이는 눈으로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하이먼 스웨이가 입을 열었다.

“인터넷에 이서의 정보가 퍼졌다던데...”

하이먼 스웨이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가은이 감정이 격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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