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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에이, 신경 꺼. 이쪽 바닥에서 쟤와 하은철 삼촌의 혼사가 해프닝이라는 소문이 난 후부터 저년, 반은 미쳐 있어.”

임하나는 지체 없이 야식 도시락을 열고 냄새를 한껏 맡았다.

“와아, 냄새 봐라, 너무 맛있겠다. 이서야, 내가 얼마나 네 요리가 고팠는 줄 알아?”

이서는 주차장을 힐끗 보았다.

“먼저 먹어, 나 야식 배달 다녀올게.”

“이렇게 급히? 민예지 그 미친년 간 다음에 가지……?”

이서는 웃으며 말했다.

“걔가 누굴 찾으러 왔는지 대충 알 거 같아. 부딪힐 일 없어.”

“오, 그래.”

임하나는 맛있는 음식에 정신을 뺏긴 지 오래였다.

“그럼 얼른 가봐.”

이서는 일어나 주차장으로 가서 보온 도시락통을 들고 맞은편 하씨 빌딩으로 향했다.

예전에 하은철이 야근할 때, 종종 야식 배달하러 왔었는데, 그때는 늘 냉담하게 받아줘서 나중에는 그게 익숙해졌었다.

그런데 오늘 밤, 여기 서 있으니 왠지 모르게 다시 긴장되었다.

“아가씨!”

경비원은 한눈에 윤이서를 알아보고 눈빛에 동정표를 띠었다.

“도련님께 야식 배달하러 오셨어요? 그런데 어떡하죠? 도련님 지금 안 계시거든요.”

윤이서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경비원은 멍해졌다.

“그럼?”

“음…… 그게…….”

윤이서는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한참 뜸 들이다가 말했다.

“친구에게 주려고요…….”

경비원은 거의 불이 다 꺼진 어두컴컴한 하씨 빌딩을 힐끗 보았다.

“꼭대기 층으로 배달 가는 건가요?”

총 88층으로 지어진 하씨 빌딩의 꼭대기 층은 줄곧 비어 있다가 얼마 전에 갑자기 입주했다. 그룹 전체 내부에서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일개 경비원이 알리는 더욱 만무했다.

다만 간혹 밤에 88층의 불이 켜지는 것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오늘 밤처럼.

이서도 꼭대기 층을 한번 보았다. 하지환이 그룹에 들어왔다고 한 이상 건물 전체에 꼭대기 층만 불이 켜져 있으니, 아마 거기로 가면 될 것이다.

“네.”

경비원은 윤이서의 통행로를 열어주고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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