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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윤이서가 다가와서 물었다.

“뭐 좀 도와드릴까요?”

“아니요.”

하지환은 처음 요리하는 사람처럼 동작이 능숙하지 않았다.

주방 선반 위에 놓인 태블릿은 요리 과정을 반복하여 재생되고 있다.

“처음이죠?”

윤이서는 다소 의외였다.

“응.”

“그런 것 같네요.”

비록 능숙해 보이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조리 있게 잘하고 있었다.

하지환은 갈비찜을 접시에 담았다.

이서는 접시를 식탁에 놓고 하지환 맞은편에 앉았다.

“먹어봐요.”

윤이서는 수저를 들어 두부조림을 집었다.

한 입 맛보고 웃으며 말했다.

“플레이팅은 좀 부족한데 맛은 괜찮네요. 음식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요.”

하지환은 젓가락을 잡았던 손을 멈칫하며,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

두 사람은 이심전심으로 경찰서에서 있었던 일은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서는 직감적으로 하지환이 송서묵을 변호사로 의뢰한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 대단한 인물은 하씨 그룹도 어쩌지 못한 거물이다.

그녀가 몰래 하지환을 힐끗 보고는 입가에 나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왜? 입맛에 안 맞아요?”

하지환은 윤이서의 불안한 시선을 알아채고 물었다.

윤이서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젓가락을 내려놓고 물었다.

“송서묵 변호사는 당신이 섭외한 건가요?”

하지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섭외했죠?”

“전에 그 사람을 도와준 적이 있어요.”

사실이었다. 과거에 하지환이 송서묵을 도와준 적이 있었다.

그때 송서묵은 하씨 집안을 도와 다국적소송을 진행중일 때라 늘 살인 협박에 시달렸다. 하씨 집안은 대한민국에서는 제1의 가문이라고 하지만 해외까지는 힘이 닿지 못했다. 이때 사람을 파견하여 송서묵의 신변을 보호했던 사람이 하지환이었다.

그래서 송서묵은 하지환에게 매우 감사했다. 이번에 그에게 일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해성에서 날아왔다.

이서는 그가 자세히 말할 생각이 없자, 추궁도 하지 않고 계속 밥을 먹고 있었다.

식사를 마친 후, 하지환은 이서에게 올라가 쉬라고 했다.

“먼저 목욕하고 쉬어요.”

피곤한 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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