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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어젯 저녁부터 이서의 도시락을 받지 못해 속을 태우는 하은철은 이서한테서 전화가 걸려 오자,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

이렇게 빨리 전화를 받은 건 전례가 없었던 터라, 마음속으로 할 말을 생각하던 이서 조차도 어리둥절했다.

“내 밥은? 왜 아직 내 밥은 안 오는 거야?”

이서는 눈썹을 찌푸리며 말을 뱉었다.

“정말 천생연분이 따로 없다니까. 하나는 나를 감방에 보내려고 안달이 났고, 하나는 나를 노예 취급하고……. 나 다 때려 치울 거야. 이제 밥 같은 거 안 해!”

‘먹던 말던! 먹기 싫으면 굶어 죽던가!’

할아버지의 체면은 이미 하은철이 다 깎아 먹었다.

전화를 사이에 두고, 하은철도 이서의 짙은 노기를 느꼈다.

끊긴 핸드폰을 손에 든 그는 어리둥절했다.

이서 얘기로 들어서는, 분명히 윤수정을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문득 어제 윤수정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 괴롭히는 사람이 있으니 고천성을 보내 달라고 했던 게 생각이 났다.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는 바로 윤수정에게 전화해 다짜고짜 따져 물었다.

“어제 널 괴롭힌다는 사람이…… 혹시 이서니?”

하은철의 전화를 받고 한껏 신이 났던 윤수정은 그의 질문에 기분이 확 나빠졌다.

[오빠…….]

“맞아, 아니야?”

[맞아, 언니가 나를 때렸어. 믿지 못하겠으면 와서 봐봐.]

“왜? 왜 널……?”

윤수정은 억울한 척 흐느꼈다.

[내가…… 내가 오빠를 좀 잘 챙겨달라고 했더니, 나를 나쁜 년이라고 욕하면서 손찌검 했어. 그리고 오빠, 글쎄 언니가 감방에 보내겠대…….]

하은철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게 사실이야?”

[못 믿겠으면, 고천성 한테 물어봐. 어제 언니가 얼마나 미쳐 날뛰었는지 몰라. 흑흑…….]

윤수정은 더욱 서럽게 울었다.

[오빠, 설마 정말 이서 좋아하게 된 거야? 이젠 내 말도 못 믿어?]

하은철은 순간 당황했다.

“아니야, 당연히 네 말 믿지. 걱정하지 마. 고천성이 있으니 괜찮을 거야.”

[하지만 난, 오빠랑 같이 있고 싶은데…….]

하은철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너는 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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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예쁜데
작가님~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어용^^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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