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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지환은 눈을 치켜뜨고 연기 속에서 이서를 보았다.

네 눈이 마주쳤지만, 말없이 상대방만 바라보았다.

이상언은 얼른 이서를 지환의 곁으로 밀었다.

“타이밍 죽이지? 화장실에 다녀오는 길에 이서 씨를 만났어.”

지환 옆에 앉은 이서는 그에게서 나는 옅은 박하 냄새 때문에 심금이 혼란스러워졌다.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을 전혀 모르는 임하나는, 하지환이 이상언과 아는 사이라는 사실에 놀람을 금치 못했다.

“둘이…… 친구예요?”

‘오우, 하지환 괜찮은데? 국제적으로 유명한 천재 의사도 알고…….’

“병원에 있을 때 알게 되었어요.”

이상언은 임하나의 곁에 자리를 잡고 태블릿 메뉴판을 각각 이서와 임하나에게 건네주었다.

“임하나 씨, 저희는 이미 주문했어요. 드시고 싶은 거 더 주문하세요.”

앉아서 안절부절못하는 이서는 다리를 들어 몰래 임하나를 발로 찼다. 그녀에게 함께 스리슬쩍 빠져나가자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서였다. 어찌 된 영문인지, 임하나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진지하게 음식을 주문하고 있었다.

그녀는 몰래 테이블 밑을 보았다.

그제야 지환의 긴 다리가 이쪽으로 뻗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녀의 발길질은 지환의 다리를 정확하게 맞았다.

고개를 들자, 아니나 다를까, 지환이 마침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고 있었다.

이서는 얼른 고개를 숙이고 주문하는 척했다.

“자기야, 절대 가재 요리 주문하면 안 돼. 알지?”

임하나가 귀띔해 주었다.

이서가 응, 하고 대답했다.

“어, 윤이서 씨도 가재 먹으면 안 돼요?”

이상언은 흥미진진하게 물었다.

“네, 이서는 가재 알레르기 있어서 먹으면 큰일 나요. 먹자마자 온몸이 팅팅 부어요.”

“그래요?”

이상언은 흥이 났다.

“신기하네, 지환도 그러한데! 한번은 가재를 잘못 먹고, 세상에, 얼굴이 부어서……. 하하하하, 그때 사진 안 찍어 둔 게 얼마나 후회되는지 몰라요!”

지환은 이상언을 째려보았지만, 이상언은 모르는 척 계속 임하나에게 물었다.

“그럼 이서 씨는 가재 말고 또 못 먹는 거 있어요?”

“있지요, 이서는 고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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