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3화

무대 아래의 임하나는 이서를 위해 손에 땀을 쥐었다.

하지만 이서는 마치 함정이라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 듯 가볍고 진솔한 말투로 답했다.

“진정한 재능과 뛰어난 실기로, 받은 대상이니 당연히 축하해야죠!”

윤수정 얼굴의 웃음기가 순간 굳어졌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기는 이 대상을 어떻게 거머쥐었는지 잘 알고 있다. 속이 찔린 셈이다.

무대 아래 사람들은 이서의 말을 듣고 박수를 쳤다.

이서의 당당한 발언은, 윤수정의 소인배적 심보와 대조되어 더욱 정정당당해 보였다. 이에 사람들은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시상이 끝난 뒤, 상위 5위와 각 브랜드 CEO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었다.

윤수정은 일부러 이서의 곁에서 손에 든 트로피를 흔들었다.

이서는 꿈쩍도 하지 않고, 고개를 들어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카메라가 찰칵 소리를 내며, 사진사가 연달아 여러 장을 찍었다.

촬영이 끝나자, 다른 사람들은 모두 물러났고, 윤수정은 내려가려는 이서를 불러 세웠다.

이서가 뒤를 돌아보았다.

윤수정은 휠체어를 조정해서 이서 앞에 가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내가 말했지, 마지막까지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라고…… 너, 졌어.”

이서는 그녀의 품에 든 트로피를 보고는, 허리를 굽혀 그녀의 귓가에 낮은 소리로 말했다.

“윤수정, 네 수준이 어떤지 내가 잘 알지, 다른 사람을 속일 수 있을 지 모르지만, 내 눈은 못 속여.”

어렸을 때부터, 수정의 그림 숙제는 매번 이서가 대신해 주었다.

수정은 어렸을 때부터 늘 이서가 자기의 앞길을 막고 있다고 투덜거렸다.

그러나 수정도, 이서가 하은철의 합격된 아내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잘 모르고 있다.

피아노 연습을 하면서도, 손톱이 몇 번이나 빠졌다.

노력 없이 높은 곳에 서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얼굴이 창백하고 가슴이 벌렁벌렁하던 윤수정은 한참이 지나서야 마침내 냉소를 지었다.

“네가 아무리 인정 안 해도 대회 조직위원회는 내 수준을 높이 평가했어. 언니가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원철 오빠처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