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아래의 임하나는 이서를 위해 손에 땀을 쥐었다.하지만 이서는 마치 함정이라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 듯 가볍고 진솔한 말투로 답했다.“진정한 재능과 뛰어난 실기로, 받은 대상이니 당연히 축하해야죠!”윤수정 얼굴의 웃음기가 순간 굳어졌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기는 이 대상을 어떻게 거머쥐었는지 잘 알고 있다. 속이 찔린 셈이다.무대 아래 사람들은 이서의 말을 듣고 박수를 쳤다.이서의 당당한 발언은, 윤수정의 소인배적 심보와 대조되어 더욱 정정당당해 보였다. 이에 사람들은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시상이 끝난 뒤, 상위 5위와 각 브랜드 CEO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었다.윤수정은 일부러 이서의 곁에서 손에 든 트로피를 흔들었다.이서는 꿈쩍도 하지 않고, 고개를 들어 카메라를 바라보았다.카메라가 찰칵 소리를 내며, 사진사가 연달아 여러 장을 찍었다.촬영이 끝나자, 다른 사람들은 모두 물러났고, 윤수정은 내려가려는 이서를 불러 세웠다.이서가 뒤를 돌아보았다.윤수정은 휠체어를 조정해서 이서 앞에 가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내가 말했지, 마지막까지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라고…… 너, 졌어.”이서는 그녀의 품에 든 트로피를 보고는, 허리를 굽혀 그녀의 귓가에 낮은 소리로 말했다.“윤수정, 네 수준이 어떤지 내가 잘 알지, 다른 사람을 속일 수 있을 지 모르지만, 내 눈은 못 속여.”어렸을 때부터, 수정의 그림 숙제는 매번 이서가 대신해 주었다.수정은 어렸을 때부터 늘 이서가 자기의 앞길을 막고 있다고 투덜거렸다.그러나 수정도, 이서가 하은철의 합격된 아내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잘 모르고 있다.피아노 연습을 하면서도, 손톱이 몇 번이나 빠졌다.노력 없이 높은 곳에 서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얼굴이 창백하고 가슴이 벌렁벌렁하던 윤수정은 한참이 지나서야 마침내 냉소를 지었다.“네가 아무리 인정 안 해도 대회 조직위원회는 내 수준을 높이 평가했어. 언니가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원철 오빠처럼
아래의 댓글을 클릭하자 칭찬이 쏟아졌다.[와우, 윤수정 디자인 너무 예쁘다. 언제 출시되나요? 출시하면 무조건 구매각!][가성비를 따지는 소위 ‘똑똑한 소비자’인 나도 이번 디자인에 매료됨. 만약 이 시안으로 패키지 디자인이 나온다면, 나도 바로 구매각!][예전에 윤씨 집안에 윤이서라는 딸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다재다능한 윤수정도 있었군요. 게다가 이번 시합에서 윤수정이 대상, 윤이서가 금상…… 그럼 윤수정이 윤이서보다 더 뛰어나다는 뜻 아닌가?][말해 뭐해? 하씨 집안 도련님의 안목이 이미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듯!][그니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상류층 사람들을 잘 모르지만, 하은철의 선택이 잘못될 리 없잖아? 비록 하씨 집안에서 아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최근 하은철이 윤수정 병문안 가는 사진이나 영상들이 종종 찍혀서 보도되긴 했지…….][더 대단한 것은, 이 작품은 윤수정이 투병 중에 창작한 시안이라는 점! 허허, 윤이서는 환자만도 못하네. 설마 또 하은철 마음 되돌린다고 매일 하은철 뒤꽁무니 쫓아다니는 거 아냐?]댓글을 확인한 임하나도 화가 나서 소매를 걷어붙이고 댓글 설전에 참여할 기세였다.이서는 그녀를 말리며 웃었다.“서두르지 마. 재밌는 볼거리는 뒤에 있거든.”……병원 내.하은철은 윤수정이 품속에 안고 있는 트로피를 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수정아, 정말 대단하다. 대상이라니!”윤수정은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오빠는 나한테 무슨 상을 줄 거야?”“뭘 원해? 뭘 받고 싶어?”윤수정은 고개를 숙였다.“음…… 오빠가 SNS에서 내게 축하한다는 글을 올려줬으면 좋겠어.”“고작 그거야?”“음.”“거야 쉽지.”하은철은 사진을 찍고 편집하면서 말했다.“이렇게 큰 경사는, 제대로 축하해야지. 앞으로 너 우리 삼촌 산하 기업에서 일할 수 있겠다.”윤수정은 눈을 깜박였다.“이번 콘테스튼 둘째 삼촌이랑 연관 있는 거야?”하은철은 축하 메시지를 업로드했다.“이건 기업기밀이야. 하지만 너에
한 시간 뒤.아래층.급하게 달려온 이천은 하지환 앞에 공손히 섰다.“대표님.”지환은 USB를 이천에게 건네주었다.이천은 받은 USB를 컴퓨터에 꽂았다. 확인해 보니 문서가 하나밖에 없었다.다시 클릭해서 확인해보니 바로 대상의 디자인 시안이었다. 문서 내에는 또 몇 개의 미완성 초안이 들어있었는데 이는 작품이 단계별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이천이 아리송한 눈빛으로 지환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지환은 입을 열었다.“이건 이서의 시안 초고야. 조금씩 작업을 할 때마다 컴퓨터에 저장해 놓았더라고…….”하나씩 넘기면서 마지막 그림까지 확인해 보니, 최종 시안이었다.윤수정의 것과 똑같았다.이천은 순간 깨달았다.“이 대상이 사모님의 작품을 표절한 거군요. 아니, 필체가 똑같으니 무단 탈취네요!”‘그렇다면 대상 수상자가 사모님의 작품을 탈취해서 투고했다는 건가!?’침울한 지환의 눈동자에서는 그의 기분을 알아볼 수 없었다.“어떻게 된 일인지 정확히 조사하고, 경찰에 연락해서 이번 사건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이 없는지 확인해 봐.”“네.”이천이 떠나자 지환은 지친 듯 눈을 감았다.비행기에서 내려 지금까지 족히 5시간이 넘도록 그는 한시도 쉬지 못했다.이서를 생각하며, 일어나 위층으로 올라가려는데 휴대전화가 울렸다.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낯선 번호였다.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2층으로 곧장 달려갔다.대한민국을 떠났던 요 며칠 동안, 그는 매일 이서를 생각하며, 귀국하자마자 달려가서 안고 싶은 충동을 꾹 참느라 너무 힘들었다.집안 어른들은 이미 준비를 다 마쳤고, 일이 끝나는 대로 이서를 데리고 부모님 뵈러 갈 계획이다.차가운 밤, 지환의 온몸에는 정열의 피가 들끓었다.2층에 올라갔는데도 핸드폰이 끈질기게 울렸다.지환은 눈살을 찌푸리며, 번호를 차단했다.세상이 다시 조용해졌다.전화기 너머의 민예지는 자신의 핸드폰 번호가 차단당한 것을 알고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이서 그 쌍년이 차단한 게 틀림
이서는 세수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아침을 했다.음식을 식탁에 올릴 때까지만 해도, 지환에게 친구가 되고 싶지 않다는 게 무슨 뜻인지 물어보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지만, 고개를 들어 지환을 보는 순간 머릿속은 백지장이 되었다.평상복으로 입은 그는 평소의 정장 차림에서 볼 수 없었던 친근한 이미지가 더해졌다.“오늘 아침 메뉴는……?”지환아 의자 당기면서 말했다.이서는 황급히 시선을 거두었고, 가슴이 콩닥콩닥 나대기 시작했다.일순, 이서는 두 사람의 라이프 패턴이 오랜 세월 함께 지낸 노부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야채수프래요, 떠다 드릴게요.”“내가 할게요.” 지환이 먼저 주방으로 들어갔다.이서는 제자리에 서서 지환이 수프 뜨는 것을 지켜보았다.지환은 동작이 빠릿빠릿했다. 수프를 그릇에 담으면서 말을 꺼냈다. “며칠 있다가 우리 아버지 만나러 갈 거예요.”이서는 멍해졌다.“아버님 성격이 급하신가 봐요…….”‘수정의 디자인 시안 탈취 사건 의로 및 조사하는데도 며칠이 걸릴 텐데.’지환이 동작을 멈칫했다.그의 아버지가 급한 게 아니라 그가 급한 것이다.“가기 싫어요?”“아니요.”이미 승낙한 이상 이랬다저랬다 하지 않는다.“다만 공모전에 작은 문제가 생겨서 처리하는데 며칠이 걸릴 수도 있어요.”지환이 찌푸렸던 눈살을 폈다.“작은 문제니 곧 처리되겠죠. 마무리되면 그때 갑시다.”이서는 가볍게 웃었다.‘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닌데.’아직 증거를 주최측에 보내지도 않았다.그리고 보내더라도 그쪽에서 조사하는 데 시일이 걸린다.적어도 일주일은 걸려야 결과가 나올 텐데…….식탁에 앉자마자 임하나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젠장, 정말 윤수정처럼 뻔뻔스러운 여자는 처음 본다!]임하나는 화가 나서 콧구멍으로 바람을 내쉬었다.[그년이 개인계정에, 얼마 전에 자기가 부주의로 너의 물건을 부쉈는데, 네가 변호사를 선임해서 자기를 고소하려고 한다는 글을 올렸더라!][썅, 부주의? 부주의라고? 부주의로 너희 집을 그 지경으로 다
그래서 최근 둘은 틈만 나면 같이 밥 먹으러 다녔다.둘은 밥 친구일 뿐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아니요.”이상언은 점잖게 웃었다.[그럼 무슨 일로 전화했을까나?]“이서요, 네티즌들이 이서 악플 달고 있어요.”임하나는 사건의 경위를 간단히 말했다.“지환 씨 어제 출장 다녀왔잖아요, 요 며칠은 집에서 이서랑 함께 있어 주면 안 될까요? 밖에 나가서 이 여자 저 여자 집적대지 말고…….”괜히 이서에 신경 안 건드리게…….[지환이가 밖에서 집적댄다고요? 언제?]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요. 이서도 직접 눈으로 봤어요.”임하나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잘생긴 남자를 좋아하는 하나도 절대 양다리는 걸치지 않는다.“언제 있었던 일이에요?”‘지환이 그 녀석 언제부터 이렇게 막 나갔지?’“그날 이서가 나에게 도시락 배달 왔을 때…….”그 여자가 누군지 이서는 말하지 않았다.“나중에 얘기해요. 회의 시간 다 됐네. 아, 지환 씨한테 연락 좀 해줘요. 이서랑 같이 있어 주라고…….”이상언은 바로 지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침 통화 중이었다. 다시 걸었을 때는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하씨 그룹 산하 병원.윤수정은 온통 이서를 비방하는 댓글을 보면서, 눈이 안 보일 정도로 환하게 웃었다.“효과가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어.”간병인이 옆에서 지켜보며 빙그레 웃었다.“조금만 더 있으면 송시묵 변호사라도 여론의 압력에 굴복해 소송을 취하할 거예요.”윤수정은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이서의 똥 씹은 표정을 볼 수 없어서 아쉽다.”‘아주 가관일 텐데.’그녀는 고개를 들어 방에 가득 찬 선물 박스를 보며, 얼굴의 웃음이 더욱 환해졌다.어제 하은철이 개인계정에 축하 메시지를 남긴 뒤, 북성 4대 가문을 제외한 대부분 정∙재계 인사들이 다양한 선물을 보내왔다.다들 그녀를 미래의 하씨 집안 작은 사모님으로 추대하고 있었다.“내 핸드폰 좀 줘요, 사진 찍어서 올려야겠다.”간병인이 윤수정의 핸드폰을 갖다주었다.윤수정은 선물 보따리를 향해 찰
이 기사가 나오자마자 여론 방송가에 후폭풍이 일어났다.[무슨 소리야? 윤수정의 수상 작품이 윤이서 거라니? 그럼, 윤수정이 윤이서의 작품을 표절한 거야?][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닌 거 같은데……? 어제저녁, 윤이서가 주최 측에 시안 제작 과정 파일을 보냈대. 두 시안이 완전히 똑같다고 하던데? 윤수정이 윤이서의 시안을 탈취했다고 의심하는 관계자들도 있어.][……?][설마 훔쳤다고? 누가 그리 멍청한 짓을 해? 어차피 난 안 믿어. 주최자 측도 윤이서가 매수한 거 아니야? 윤수정, 뭐하냐? 저쪽이 조작한 거라는 증거 빨리 제시해!][나도 주최 측이 윤이서에게 매수됐다는 의견에 한 표! 틀림없이 윤수정을 질투한 윤이서가 주최 측을 매수하여 원작자 정정 어쩌고저쩌고 한 거야!][디자이너로서 한마디 하자면, 이 두 작품의 디자인 이념은 완전히 달라. 대상은 패키지 디자인의 외관적 미를 선호한 반면, 금상은 마케팅 이념 쪽에 더 많이 치우쳐 있어. 좀 더 성숙하달까? 딱 봐도 베테랑 디자이너 작품이야. 그런데 어떻게 동일 인물의 작품일 수 있겠어?]대중들의 질문세례에 주최 측은 이서의 작품 초고와 시안 완성 시간, 그리고 윤수정의 투고 시간도 같이 공개했다.시간상으로 봤을 때, 이서의 시안 완성이 먼저고, 윤수정의 투고는 그 뒤였다.대중이 아직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는데, 또 하나의 메가톤급 소식이 대중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몇 년 동안 언론과 미디어에서 잠적했던 송서묵, 송 대변호사가 뜻밖에도 자신의 인스타에 새 글을 게시했다.그의 첫 번째 소식은, ‘은퇴 후의 뷰티풀 라이프’가 아닌 윤수정의 변호사로 영입되었다는 내용이었다.[제가 바로 윤이서 님의 대리 변호사입니다.]짧은 한 줄의 새 글이 소동을 일으켰다.[……?][이게 무슨 상황이야? 송 대변호사, 은퇴했잖아? 게다가 하씨 그룹에서도 영입하지 못한걸, 윤이서가 무슨 수로?][어리둥절, 윤이서가 대체 송 대변호사한테 무슨 딜을 한거야? 송서묵, 빨리 도망가, 송 변님, 평생 이룬 명예…
이서는 눈을 들어 소파에서 태블릿을 보고 있는 지환을 쏘아보았다.그리고는 공식 사이트에서 제시한 디자인 스케치를 다시 한번 보았다.“당신이…….” 이서가 일어섰다.지환은 인기척을 듣고 눈꺼풀을 치켜떴다.“왜?”“당신이 어제저녁에 증거를 확보해서 주최 측에 보낸 건가요?” 이서가 목구멍을 뚫고 무엇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았다.“음.”이서의 마음속에는 만감이 교차했다.“그리고 송 변호사님…… 그것도 당신이 시킨 거예요?”지환은 침묵하며 이서의 눈동자를 응시했다.이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지환에 대한 고마움을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기만 했다.민예지가 그들 사이에 끼어 있는 게 아니라면, 아마도 몸과 마음을 다 바쳤을 것이다.핸드폰 벨소리가 울리자, 이서는 생각을 거두었다.그녀는 핸드폰을 들고 한 번 보았다.임하나한테서 걸려온 것이었다.전화기 너머에서 흥분된 임하나의 목소리가 들렸다.[자기, 너 설마 진작 일이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던 거 아니지?!]회의를 마친 임하나는 서둘러 컴퓨터를 켜서 네티즌들과 한바탕 싸울 계획이었다.그런데, 웬걸 언론이 바뀌었다.‘너무 빠른 거 아니야?’‘단지 잠깐 회의하고 나왔을 뿐인데.’이서는 빙그레 웃으며 몰래 눈을 들어 지환의 방향을 훔쳐보았다.“내가 어떻게 일의 진전을 예지할 수 있겠어?”[그런데 이렇게 빠르게 후속 조치가 이루어진 것은, 딱 봐도 배후에 누군가가 있다는 얘긴데……. 보자, 정말 네가 한 거 아니냐?]“송 변호사 쪽은 그렇다 쳐도, 주최 측에 아는 사람이 하나 한 명도 없는데, 내가 뭘 할 수 있겠니?”임하나가 생각해도 그랬다. 그녀는 턱을 쓰다듬으며 깔깔거리며 웃었다.[자기, 혹시 이 몇 브랜드 중에 너를 짝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거 아냐? 그래서 네 억울함을 풀어주려고 선뜻 나선 거 아니냐고?]“너 요즘 드라마 너무 많이 봤구나……?” 이서는 웃었다.저쪽에서 이서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맙소사!! 이서야, 빨리 기사 봐봐, 그 몇몇
이서는 ‘실없다’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자마자 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낯선 번호였다.이서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받았다.“여보세요?”[안녕하세요, 윤이서 씨 되십니까?]“네.”[저는 서우 그룹에 새로 부임한 CEO 김청용입니다. 우선 공모전 심의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윤이서 씨에게 피해를 드려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어라, CEO가 직접 사과하네.’‘급이 좀 많이 높은데?’“그래도 잘 해결됐으니 다행입니다.”[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김청용의 목소리는 매력적이었다.[회사 내부에서 상의한 결과, 윤이서 씨가 명실상부한 대상, 금상 수상자로 상금과 부상을 모두 윤이서 씨에게 지급할 예정입니다.][일전에 공표했듯이 대상 수상자에게는 특별 부상이 주어집니다. 바로 새 회사의 평생 총괄 디렉터로 초빙하는 것입니다. 혹시 윤이서 씨는 저희 회사에 입사할 의향이 있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이서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그녀가 가장 원했던 게 바로 일자리다!‘대상의 특별 부상이 일자리 제공이라니!’‘대박! 죽인다!’ “그럼요, 귀사에 입사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인수 합병 그룹인 서우의 배후에는 하은철 둘째 삼촌이 있다.향후 나날이 발전할 것이다.입사는 이서가 꿈에도 생각 못 했던 일이었다.김청용은 한숨을 돌렸다.[윤이서 씨, 혹시 이 외에 다른 보상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이서는 웃으며 말했다.“아니요, 이렇게 신속하게 사건의 경위를 밝혀준 것에 대해 감사할 따름입니다.”김청용은 이서가 전화를 끊고 나서야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어젯밤, 새벽 3시에 불려 가 공모전 사건을 조사했다.사건 조사 과정에서 ‘뷰티 페이스’콘테스트 관련 책임자들은, 고위층이든 중층이든 심지어 몇 명의 대형 브랜드 CEO까지 모두 짤렸다.이 일로, 위에서 얼마나 진노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김청용은 이서의 자료를 찾아 보고서야, 그녀가 대표의 예비 조카며느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