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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한 시간 뒤.

아래층.

급하게 달려온 이천은 하지환 앞에 공손히 섰다.

“대표님.”

지환은 USB를 이천에게 건네주었다.

이천은 받은 USB를 컴퓨터에 꽂았다. 확인해 보니 문서가 하나밖에 없었다.

다시 클릭해서 확인해보니 바로 대상의 디자인 시안이었다. 문서 내에는 또 몇 개의 미완성 초안이 들어있었는데 이는 작품이 단계별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이천이 아리송한 눈빛으로 지환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지환은 입을 열었다.

“이건 이서의 시안 초고야. 조금씩 작업을 할 때마다 컴퓨터에 저장해 놓았더라고…….”

하나씩 넘기면서 마지막 그림까지 확인해 보니, 최종 시안이었다.

윤수정의 것과 똑같았다.

이천은 순간 깨달았다.

“이 대상이 사모님의 작품을 표절한 거군요. 아니, 필체가 똑같으니 무단 탈취네요!”

‘그렇다면 대상 수상자가 사모님의 작품을 탈취해서 투고했다는 건가!?’

침울한 지환의 눈동자에서는 그의 기분을 알아볼 수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정확히 조사하고, 경찰에 연락해서 이번 사건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이 없는지 확인해 봐.”

“네.”

이천이 떠나자 지환은 지친 듯 눈을 감았다.

비행기에서 내려 지금까지 족히 5시간이 넘도록 그는 한시도 쉬지 못했다.

이서를 생각하며, 일어나 위층으로 올라가려는데 휴대전화가 울렸다.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낯선 번호였다.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2층으로 곧장 달려갔다.

대한민국을 떠났던 요 며칠 동안, 그는 매일 이서를 생각하며, 귀국하자마자 달려가서 안고 싶은 충동을 꾹 참느라 너무 힘들었다.

집안 어른들은 이미 준비를 다 마쳤고, 일이 끝나는 대로 이서를 데리고 부모님 뵈러 갈 계획이다.

차가운 밤, 지환의 온몸에는 정열의 피가 들끓었다.

2층에 올라갔는데도 핸드폰이 끈질기게 울렸다.

지환은 눈살을 찌푸리며, 번호를 차단했다.

세상이 다시 조용해졌다.

전화기 너머의 민예지는 자신의 핸드폰 번호가 차단당한 것을 알고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이서 그 쌍년이 차단한 게 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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