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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이서는 세수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아침을 했다.

음식을 식탁에 올릴 때까지만 해도, 지환에게 친구가 되고 싶지 않다는 게 무슨 뜻인지 물어보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지만, 고개를 들어 지환을 보는 순간 머릿속은 백지장이 되었다.

평상복으로 입은 그는 평소의 정장 차림에서 볼 수 없었던 친근한 이미지가 더해졌다.

“오늘 아침 메뉴는……?”

지환아 의자 당기면서 말했다.

이서는 황급히 시선을 거두었고, 가슴이 콩닥콩닥 나대기 시작했다.

일순, 이서는 두 사람의 라이프 패턴이 오랜 세월 함께 지낸 노부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채수프래요, 떠다 드릴게요.”

“내가 할게요.”

지환이 먼저 주방으로 들어갔다.

이서는 제자리에 서서 지환이 수프 뜨는 것을 지켜보았다.

지환은 동작이 빠릿빠릿했다. 수프를 그릇에 담으면서 말을 꺼냈다.

“며칠 있다가 우리 아버지 만나러 갈 거예요.”

이서는 멍해졌다.

“아버님 성격이 급하신가 봐요…….”

‘수정의 디자인 시안 탈취 사건 의로 및 조사하는데도 며칠이 걸릴 텐데.’

지환이 동작을 멈칫했다.

그의 아버지가 급한 게 아니라 그가 급한 것이다.

“가기 싫어요?”

“아니요.”

이미 승낙한 이상 이랬다저랬다 하지 않는다.

“다만 공모전에 작은 문제가 생겨서 처리하는데 며칠이 걸릴 수도 있어요.”

지환이 찌푸렸던 눈살을 폈다.

“작은 문제니 곧 처리되겠죠. 마무리되면 그때 갑시다.”

이서는 가볍게 웃었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닌데.’

아직 증거를 주최측에 보내지도 않았다.

그리고 보내더라도 그쪽에서 조사하는 데 시일이 걸린다.

적어도 일주일은 걸려야 결과가 나올 텐데…….

식탁에 앉자마자 임하나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젠장, 정말 윤수정처럼 뻔뻔스러운 여자는 처음 본다!]

임하나는 화가 나서 콧구멍으로 바람을 내쉬었다.

[그년이 개인계정에, 얼마 전에 자기가 부주의로 너의 물건을 부쉈는데, 네가 변호사를 선임해서 자기를 고소하려고 한다는 글을 올렸더라!]

[썅, 부주의? 부주의라고? 부주의로 너희 집을 그 지경으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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