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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이상언은 눈 딱 감고 뻔뻔스럽게 말했다.

“외국에서는 다들 영어 이름 부르니까…… 갑자기 한국 이름이 뭔지 물으니까 생각이 안 나네.”

“그럼 영어 이름은 뭐예요?”

이서가 물었다.

“매튜.”

말을 마친 이상언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지환을 쳐다보았다.

그는 거짓말하지 않았다. 지환의 영어 이름은 매튜였다.

“매튜…….”

가볍게 중얼거리는 이서의 목소리는 맑았다.

쿵쿵 뛰는 심장을 주체할 수 없는 지환은 이서의 탐스러운 빨간 입술을 바라보며 갑자기 키스하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닭꼬치 나왔어요.”

가게 이모가 닭꼬치 담긴 그릇을 내려놓으며 지환의 시선을 가렸다.

이모가 자리를 떴을 때, 이서는 임하나와 윤수정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 틀림없이 열 받아서 팔짝 뛸걸? 생각만 해도 핵사이다다!”

임하나는 꼬치를 하나 들고 먹으며 말했다.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거 같아. 만약 이 일자리가 윤수정한테 넘어갔다면, 걔 아마 지금쯤, 네 앞에 달려와 얼마나 거들먹거리며 자랑질할지 안 봐도 비디오야.”

이상언도 꼬치 하나를 들었다.

그는 의아한 듯 물었다.

“윤수정, 하은철 애인 아닌가요?”

“응, 상언 씨도 윤수정 알아요?”

임하나가 물었다.

“최근에 그녀의 병력을 살펴보고 있어요.”

천천히 씹어 삼키는 이상언과, 입을 크게 벌려 쩝쩝거리며 먹는 임하나와 선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병력도 살펴봐야 하나요?”

문외한인 이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음…… 환자의 병력은 개인정보와 관련되는 사항이라 이야기하면 안 되지만, 이서씨는 윤수정의 가족이니 말씀드릴게요. 음…… 윤수정의 데이터 수치를 보면 며칠간 정상이다가 악화되는 패턴이 있어요. 통상적인 경우라면 이런 상황이 나타날 수 없는데…….”

“난 그년이 꾀병이라는 데 한 표 건다. 구린내가 진동해.”

임하나가 말했다.

“잘 살펴봐요. 틀림없이 뭔가 있을 거예요.”

임하나를 보는 이상언의 눈빛에 자상함이 묻어났다.

“의사도 아닌데 어찌 이렇게 잘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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