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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이서는 곧바로 수술실로 실려 갔다.

지환은 따라 들어가려다가 이상언에게 제지당했다.

“친구…….”

이상언이 침착하게 말했다.

“이서 씨 괜찮을 거야.”

고개를 돌린 지환의 눈동자에 붉은빛이 아직 가시지 않아 무서워 보였다.

오랜 친구로서 이상언도 지금의 지환이 좀 무서웠다.

그는 지환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지환은 침착하고 자제력이 강하며 절대로 실수하거나 허점을 보이지 않는다. 그의 마지노선을 건드리지 않는 한.

지환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이서는 지환의 마지노선이 되었다.

다만 본인조차도 모르고 있다.

“이서 어떻게 됐어요?”

소식을 받고 달려온 임하나는 이상언을 보자마자 얼른 다가가 물었다.

이상언은 지환을 한번 보고는 고개를 돌려 임하나에게 대답했다.

“방금 수술실에 들어갔어.”

“어느 개자식이 그랬어요?”

임하나는 분노했다.

“민예지.”

“젠장!”

임하나는 몸을 돌려 나가려고 했다.

이상언은 그녀를 가로막았다.

“어디 가요?”

“민예지 그년한테 복수하러 가야죠. 미친년 완전히 돌았어. 틈만 나면 이서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야.”

“가지 마요.”

이상언은 이 만만찮은 두 사람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이 일은 지환이 처리할 거예요.”

“어떻게 처리한대요?”

그녀가 지환을 믿지 않는 게 아니라 민예지는 4대 가문 중 하나인 민씨 집안 사람이다. 게다가 민씨 집안의 권력자인 민호일이 가장 아끼는 사람이 바로 그의 딸 민예지였다. 따라서 하경철 노인이 나서도 좀 난처한 상황이다.

‘평범한 직장인인 지환이 민예지를 어떻게 할 수 있겠어.’

“걱정 마요.”

이상언도 임하나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눈짓했다.

“일단 기다려 봅시다.”

애가 탄 임하나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지환이 마치 얼음조각마냥 수술실 입구에 꼼짝달싹하지 않고 서 있는 모습을 보고는 잠자코 있었다. 그녀는 곧 입술을 앙다물고 이상언 옆에 서서 조용히 기다렸다.

한 세기 같은 시간이 지나고 의사가 마침내 수술실에서 나왔다.

“환자에게 큰 이상은 없습니다. 다만 머리를 여러 군데 부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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