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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마침 귀가한 하은철은 분노해서 나가는 민호일을 보고는 하경철에서 물었다.

“할아버지, 무슨 일이에요?”

하경철은 한숨을 내쉬었다.

“민예지 일은 단서가 좀 있느냐?”

“아니요, 메리아트 호텔의 모든 CCTV는 모두 파손되었습니다.”

“대체 누구 짓이야? 겁도 없이 민씨 집안 외동딸을 이렇게 만들다니…….”

하은철은 눈썹을 찌푸리고 서성거리다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할아버지, 저도 이서 남편이 한 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메리아트 호텔 사건이요, 제가 지난번 이서 남편 조사했을 때 상황이랑 비슷하거든요. CCTV가 모두 파손되었고, 목격자는 영문도 모른 채 실종되었고…… 만약 정말 그 사람 소행이라면, 그 사람 신분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경철은 지팡이를 짚고 일어섰다.

“민씨 집안 사람을 건드렸다는 건 그쪽 실력이 민씨네 보다는 위에 있다는 건데……. 그러나 대한민국 내에서…….”

하경철이 갑자기 멈칫했다.

하경철을 살피던 하은철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하경철의 탁한 눈빛이 점점 맑아졌다.

“왜 걔를 생각 못 했지?”

“할아버지, 무슨 말씀이세요?”

하은철은 영문도 모른 채 얼떨떨했다.

하경철은 손자 하은철을 보고 엄숙하게 물었다.

“네 삼촌은?”

하은철은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벌써 잊으셨어요? 삼촌이, 아니 작은 아빠가 숙모 데리고 큰할아버지 뵈러 간다고 며칠 전에 말씀드렸잖아요. 벌써 잊으셨어요?”

“그럼, 이서는?”

하은철은 표정이 부자연스러웠다.

“모르겠어요.”

병원에서 돌아온 후, 하은철은 이서의 일에 대해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하경철의 눈동자가 약간 어두워졌다. 불안한 생각이 엄습해 왔다.

“가서 이서 데려와라.”

……

기내.

이서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이천은 이코노미석을 예약했다.

지환은 처음 타본다.

이코노미석은 좌석이 좁아, 팔다리는 긴 그가 앉자 순식간에 묶인 신세가 되었다.

게다가 빳빳한 의자 등받이에 허리를 기대어 있으려니 더욱 괴로웠다.

이서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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