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34화

수영복을 갈아입은 이서는 불안한 표정으로 수영장으로 향했다.

비교적 보수적인 비키니를 입었지만 매끈하고 은은한 광택을 풍기긴 긴 다리는 남성 호르몬이 물씬 넘치는 수영장에서 곧 뭇사람의 초점이 되었다.

여러 남자들이 다가와 이서에게 술을 건넸다.

이런 지나치게 친밀한 접촉을 좋아하지 않는 이서는,

애써 피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가오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면서 점차 포위 공격의 기세가 되었다.

당황한 이서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익숙한 그림자를 찾았다.

그러나 여러 번 둘러보았지만 도움을 청할 사람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지금 박예솔은 별장 2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많은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한 걸음 한 걸음 수영장 쪽으로 밀려오는 이서의 얼굴에 더 이상 상냥한 미소는 찾아볼 수 없고, 대신 긴장된 차가운 표정이 더해졌다.

아래층.

한 걸음 한 걸음 좁혀 오는 남자들을 마주한 이서는 숨을 여러 번 들이마시고는 유창한 스페인어로 말했다.

“나 이미 결혼했어요. 유부녀예요.”

술잔을 든 한 남자가 히죽거리며 웃었다.

“놀러 나와서 이런 얘기는 재미없지…… 나랑 한 잔 마셔요.”

말을 마친 그 남자는 노골적으로 이서의 몸을 위아래도 훑었다.

그의 노골적인 시선이 불편한 이서는 눈살을 찌푸렸다.

왠지 이 수영장 파티의 분위기가 좀 이상해진 것 같았다.

“나 마시고 싶지 않아요.”

이서는 다시 한번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뒤를 한 번 보았다.

뒤에는 푸른 물결이 출렁이는 수영장이었다.

수영장에 있던 미남 미녀들이 이쪽의 동정을 살피고, 모두 고개를 들어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

다시 한번 수영장을 뒤돌아보고 고개를 돌린 이서는 이미 무수히 많은 튼튼한 가슴벽에 둘러싸여 있다는 걸 깨달았다. 듣기 거북한 욕설과 함께.

이서는 이를 악물고 아예 수영장으로 뛰어들었다.

바로 건너편으로 헤엄쳐 올라가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그녀는, 여기 있는 사람들이 지환의 친구라는 생각에, 교양이 있는 사람들일 거로 생각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