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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예솔은 화가 나서 돌아버릴 것 같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 여자는 네가 기절하는 것을 보고 놀라서 도망쳤어.”

지환은 입술 꼬리를 씨익 올리며 일어나 입구로 걸어갔다.

“이서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박예솔은 화가 나서 이성을 완전히 잃고, 뒤에서 지환을 껴안았다.

“지환아, 너는 왜 내가 한 말을 믿지 않아? 너와 그 여자, 알고 지낸 지 고작 며칠이니? 너와 난 27년이야, 넌 나나 못 믿니? 조금이라도?”

지환은 차가운 얼굴로 박예솔의 껴안은 손을 떼면서 말했다.

“예솔아, 나 이미 결혼했어. 너, 선 넘지 말아.”

“그래, 나 선 넘을 거야!”

박예솔은 다시 지환을 안으며 말했다.

“나 진작에 이렇게 해야 했어. 사랑해, 지환아, 나는 여자가 고백하는 게 자존심 상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줄곧 네가 고백해 주기를 기다렸지. 근데 지금은 기다리고 싶지 않아. 자존심이고 뭐고 다 필요 없어, 너를 잃는 것에 비하면 다른 것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지환은 박예솔의 손을 풀며 다시 한번 경고했다.

“나 결혼했다고!”

“이혼하면 되지. 난 개의치 않아. 어차피 둘은 위장 결혼이잖아.”

지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박예솔을 바라보며 소외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얘기할게. 나, 이서랑 진짜로 결혼했어. 나, 이서랑 평생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박예솔은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것처럼 비틀거리며 입으로 계속 중얼거렸다.

“아냐, 아냐, 너, 날 속이고 있어…… 날 속이고 있다고…….”

눈썹을 한껏 찌푸린 지환은 박예솔의 모습을 힐끗 쳐다보고는 황급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궁전 같은 별장 앞에 도착한 이서는, 마침 걸어 나오는 지환과 정면으로 부딪쳤다.

익숙한 냄새를 맡으면서, 걱정하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지환 씨.”

지환은 이서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보았다.

“괜찮아?”

이서는 코가 시큰거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왜 갑자기 기절한 거예요?”

지환은 이서를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아 이서의 귀에 대고 낮은 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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