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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지환은 받은 명함들을 모두 쓰레기통에 버렸다.

“아니.”

“거짓말.”

이서가 말하면서 입꼬리를 치켜세웠다.

지환은 곁눈질로 그녀를 힐끗 보았다.

이서는 얼른 얼굴의 웃음을 거두었다.

“왜요?”

“질투하는 거야?”

지환은 장난 섞인 표정으로 입꼬리를 치켜세웠다.

이서은 애써 아닌 척하며 반박했다.

“아니거든요.”

바로 이때 검은색 양복을 입은 아저씨가 종종걸음으로 달려와 지환을 향해 몸을 굽히며 유창한 스페인어를 구사했다.

8살 되던 해부터, 해외를 자주 다닌 이서는 스페인어를 나름 유창하게 했다. 그러나 억양이 다소 강한 이 아저씨의 말은 당최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한참 뒤에서 집에서 픽업하러 보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차는 바로 공항 맞은편에 세워져 있었다.

이서는 아저씨의 시선을 따라 차를 보고는 살짝 놀랐다.

‘롤스로이스?’

지환의 안색도 살짝 바뀌었다.

두 사람은 아저씨를 따라 차 옆으로 갔고, 이서는 그제야 확인차 물었다.

“설마, 지환 씨네 차인가요?”

지환은 얼굴색 하나 안 바뀌고 둘러댔다.

“아니, 렌트한 거야. 우리 집 영감이 며느리 온다고 가오 좀 잡았나 보네. 오늘 첫 만남이니 며느리한테 점수를 따고 싶었나 봐.”

이서는 그제야 안심하고 차에 올랐다.

시동을 걸었다.

창밖의 풍경이 끊임없이 변화함에 따라 지환은 갑자기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미국에 오기 전에 임대해 놓은 아파트로 가는 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아버지 하경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아파트 가는 거 아니에요?]

하경수가 곧 답장을 보냈다.

[넌 상관하지 마라, 나한테 계획이 다 있단다.]

지환의 눈동자가 어두워졌다.

“뭔 일이에요?”

이서는 어두워진 지환의 안색을 이상한 듯 살펴보았다.

‘아까는 분명 멀쩡했는데?’

“아냐, 별일 아니야.”

지환은 답답한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고 말을 이었다.

“눈 좀 더 붙여. 도착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아.”

이서는 익살을 부리며 놀려댔다.

“에이, 자기 집에 가면서 얼마나 걸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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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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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허경철은.. 하은철 할아버지 이름이잖아 ㅜㅜ 하지환 아버지는.. 하경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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