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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얼굴의 홍조가 사라지자, 이서는 고개를 돌려 지환에게 물었다.

“혹시 민예지 얘기 들었어요?”

이서는 민예지가 반송장이 된 건 지환과 무관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그런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응.”

지환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누가 그랬을까요?”

“글쎄…….”

지환은 안색이 변하지 않았다.

“아, 그런데 그날 어떻게 호텔을 빠져나온 거예요?”

민예지 곁에 경호원이 겹겹이 둘러싸여 있었는데, 지환이 다친 데 없이 무사하게 빠져 나오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을 터.

“내가 들어갔을 때 경호원들은 이미 다 쓰러져 있던데?”

지환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이서는 턱을 매만지며 뭔가 생각난 듯 얘기했다.

“그렇다면 그때 우리 말고, 다른 무리들이 있었던 거네요. 민예지가 저 지경이 된 건 그 사람들과 분명 연관이 있을 거예요.”

지환은 이서의 손을 잡고 말했다.

“남 신경 그만 쓰시고…….”

“나는 당신이……”

이서가 물안개가 자욱한 눈을 들어 지환을 쳐다보았다.

마음이 나긋나긋해진 지환은 이서를 품에 안고 낮은 소리로 달랬다.

“민씨 집안에서 범인을 못 찾으면, 괜히 나한테 화풀이할까 봐?”

이서는 그의 품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지환은 그녀의 이마에 키스했다.

“그런 걱정하지 마. 그 사람들 날 어쩌지 못해.”

이서의 얼굴에 다시 웃음기가 번졌다.

“하긴, 민예지가 그렇게 된 거랑 당신이랑 아무 상관이 없는데, 민호일이 미치지 않고서야 애먼 당신한테 분풀이하겠어요?”

지환은 웃으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하였다.

이틀 뒤, 이서가 퇴원하는 날, 지환은 병원에서 이서를 픽업하여 바로 공항으로 직행했다.

임하나도 반차를 내서 공항에 이서를 배웅하러 갔다.

“자기, 보고 싶을 거야.”

이서도 하나와 떨어지기 싫은 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기운을 내서 씩씩하게 하나를 위로했다.

“보름이면 돌아오는데 뭐, 그리고 우리 틈 날 때마다 영상통화 하면 되지…….”

“응. 알았어.”

임하나는 코를 훌쩍이며 이서를 안았다.

이상언과 지환은 두 여인을 지켜보며, 굳이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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