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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하은철의 얼굴은 더욱 굳어졌다.

“임하나!”

임하나는 하은철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왜? 이서를 메리아트 호텔로 납치할 때는 이런 꼴 당할 줄 몰랐나 보지?”

“무슨 소리야?”

하은철은 얼떨떨해졌다.

이서는 전후 사정도 파악하지 않고 무작정 달려와 따지고 드는 하은철을 보며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 도련님, 다음번에는 범인이 누군지 제대로 알고나 와서 따지든지 하세요. 민예지가 다 죽게 생겼다는데, 그걸 내가 어찌 알아? 내가 했다는 증거라도 있으면 경찰에 신고해.”

“들었지?”

하은철의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본 임하나는 속이 고소했다.

“그리고 이서…… 이미 결혼했거든…….”

임하나는 이서의 손에 있는 큰 다이아몬드반지를 흔들어 보여줬다.

“부탁인데, 앞으로 이렇게 불쑥불쑥 이서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괜한 오해 살 수도 있잖아. 그리고 난 다른 사람들이 이서를, 쓰레기 분리 수거함으로 오해하는 것도 싫어.”

하은철의 안색이 극도로 보기 흉해졌다.

“이서, 너 정말 야박해졌구나. 민예지 저렇게 된 거, 너와 상관없다고 해도 네 남편이 연관되지 않았다는 거를 어찌 장담해?”

이서는 속눈썹을 살짝 떨며 미소를 지었다.

“관련 있건 없건, 그건 우리 부부 두 사람의 문제야. 너랑 뭔 상관이야? 다른 볼일 없으면 그만 가봐. 난 쉬어야겠어.”

하은철은 화가 뭉클뭉클 치밀어 올라오는 걸 꾹 참았다.

‘내가 힘이 남아 돌아 쓸데없는 짓 했구나.’

‘이서가 입원한 걸 알고, 밥도 먹지 않고 달려왔는데…….’

‘고맙다는 말은 고사하고, 문전박대를 당하다니…….’

‘앞으로 다시 네 일에 관여하면, 내가 성을 간다.’

하은철은 화가 나서 인사말도 없이 획 하니 나가버렸다

이때, 병원 1층.

지환은 빠른 걸음을 내디디며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핸드폰을 귓가에 댄 그의 얼굴은 숙연했다. 요 며칠 이서 앞에서의 자상하고 부드러운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대표님, 항공권은 이미 예약 마쳤습니다.]

이천은 태블릿을 켜고 계속 말했다.

[며칠 전에 데려온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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