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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며칠 동안 답답했는데, 디자인 콘테스트 주최 측의, 공모전 결과가 곧 발표된다는 연락을 받고, 이서는 그제야 기분이 다소 좋아졌다.

몇몇 대형 브랜드가 연합하여 개최한 패키지 디자인 콘테스트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따라서 공모전 결과를 발표하는 연회장도 고급스럽고 웅장한 것이, 마치 연말 시상식 파티를 방불케 했다.

임하나는 테이블 위에 준비된 정갈한 음식을 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역시 대형 브랜드가 주최하는 행사는 다르구나. 저 디저트들 좀 봐. 모두 유명 브랜드야.”

이서는 그녀를 흘깃 쳐다보았다.

“네가 언제부터 음식에 관심이 생겼니?”

임하나는 뭔가 켕기는 게 있는 듯 말을 대충 얼버무렸다.

“요 며칠간 매일 나가서 음식 먹었더니, 음식에 일가견이 생겨버렸네.”

이서는 별다른 의심 없이 구석진 자리를 찾아 앉았다.

오늘 초대된 사람은 공모전 입상 100위 안에 든 디자이너들이었고, 주최 측은 1인당 두 명의 친인척과 입장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서는 원래 하지환도 함께 하길 바랬는데, 연회 시간이 다 때까지 출장에서 돌아오지 않아 부득이하게 하나랑 둘이 참석하게 되었다.

임하나는 이서 곁에 자리를 잡았다.

“이번 공모전에서 대상을 타게 된다면 두둑한 상금 외에 또 하나의 특별 부상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게 뭐야?”

이서는 입상하는 것보다는 공모전 참가 경력을 더욱 중요시하기 때문에 시상내역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

“난 일자리였으면 좋겠다.”

가망이 없는 줄 알기에, 그냥 희망 사항을 말했을 뿐이었다.

주최 측이 그녀의 뱃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임하나는 턱을 매만지며 물었다.

“이서야, 너 지금 소녀가장 되려는 거 아니지?”

이서의 귀밑이 슬그머니 빨개졌다.

“무슨 가장이야, 난 이제 윤씨 집안과는 인연을 끊었으니, 내 코나 잘 닦으면 되지.”

임하나는 히죽거리며 웃었다.

“그나저나 얼굴은 왜 빨개져?”

이서는 어색하게 화제를 돌렸다.

“조용히 해. 곧 발표한다. 나 지금 긴장한 거 안 보여?”

“긴장할 게 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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