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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전화를 끊고 이서는 경찰서에 가서 노트북 컴퓨터를 찾으러 왔다.

“노트북이 완전 박살 났어요.”

남자 경찰이 말했다.

“아마 복구하기 힘들 겁니다.”

이서가 눈썹을 찡그렸다.

콘테스트 마감일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작업한다고 해도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잠깐 고민을 하던 이서는 서비스 센터에 한 번 가기로 했다.

센터 직원은 북을 한 번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그냥 다시 하나 사는 게 좋을 거 같은데요.”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한 이서는 축 처진 어깨를 하고 서비스 센터를 걸어 나왔다. 몇 걸음 안 갔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윤이서 씨?”

고개를 돌려보니, 이상언이 길가에서 그녀를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이 선생님 여기는 웬 일이세요?”

이서는 정신을 가다듬고 걸어갔다.

“이 부근에 유명한 정통 한식집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상언이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을 보며 말했다.

“지금 이 주변을 몇 바퀴 돌았는데도 못 찾겠어요.”

이서는 이상언 있는 쪽으로 다가가서 핸드폰 속의 위치를 한 번 쓰윽 보고는 말했다.

“이 한식집은 작은 골목 안에 있어요. 네비로는 찾기 힘들 거에요. 제가 알려 드릴게요.”

이상언도 곧 차를 세워 두고, 이서를 따라 한식집으로 걸어갔다.

두 사람은 작은 골목을 이리저리 빙빙 돌다가, 번화한 도시와는 어울리지 않는 한적한 오솔길로 들어갔다.

오솔길의 끝에 한식집이 있었다.

문 앞의 간판은 이미 페인트가 벗겨졌다.

“바로 이 집이에요!”

흥분한 이상언의 모습을 마치 어린애 같았다.

본인의 역할을 다한 이서가 말했다.

“그럼 맛있게 드세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

“왜요? 윤이서 씨.”

이상언은 이서를 불러 세웠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별다른 약속 없으면 저랑 같이 식사해요. 제가 살게요.”

마침 이서에게 할 말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서는 고장 난 노트북 때문에 밥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

“아니에요, 전 일이 좀 있어서…….”

“아무리 바빠도 식사는 해야 하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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