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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이서는 노트북을 들고 오후 내내 뛰어다녔지만, 여전히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그녀는 아예 공모전에 참가하는 것을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윤씨 집안을 떠난 지금, 하지환에게 의지해 살아갈 수는 없었다.

‘그 사람도 얼마 전에 별장을 샀으니, 아마 돈이 없을 것이야. 게다가 매달 대출금까지 갚아야 하잖아.’

여기까지 생각한 이서는, 윤수정의 머리를 비틀어 놓지 못한 것이 한스러웠다.

오늘 아침 송서묵은 이미 법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고 그녀에게 소식을 전해왔다.

법원 소장은 향후 2, 3일 이내로 윤수정한테 전달될 것이고, 재판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본인이 알아서 처리하겠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이서는 재판이 열리는 날, 출석만 하면 된다.

잠자코 기다리면, 윤수정에게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음 정리가 대충 끝난 이서는 콘테스트 알림 기능을 취소하려고 공식계정을 로그인했는데, 글쎄 주최측의 콘테스트 공모 마감일이 다음 주로 연장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이는 즉 그녀에게 아직 일주일의 준비 시간이 있다는 얘기다.

구사일생이라는 생각이 든 이서는 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별장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기억을 더듬어 디자인 시안을 다시 만들 생각이었다.

그러나 하다 보니, 시시하고 재미없어 아예 새 시안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번의 경험이 있다 보니 작업은 막힘없이 술술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끊임없이 영감이 떠올라 저녁이 되기 전에 새로운 시안이 완성되었다.

이서는 고개를 들고서야, 날이 이미 어두워졌다는 것을 알았다.

후련한 마음으로 아래층으로 내려오던 이서는, 뜻밖에도 지환이 음식을 들고 주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언제 왔어요?”

이서는 의아해했다.

지환은 고개를 들어 이서를 바라보았다. 마치 방금 한바탕 격전을 벌인 사람처럼 머리카락은 떡이라도 된 것 마냥 하얀 얼굴에 붙어있었고, 눈망울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한참 됐어요.”

위층으로 올라갔었는데 이서가 초집중으로 시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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