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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이미 초대장을 열어버린 이서의 눈에 하이먼 스웨이가 정성을 다하여 붓글씨로 쓴 자신의 이름이 보였다.

그것은 이서의 이목을 확 끌었다.

상언이 돌아왔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이 늦어버린 후였다. 그가 정신과 의사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을 때, 이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었다.

이서가 호기심이 만연한 눈빛으로 상언에게 물었다.

“저한테 온 초대장인데, 왜 제게 전해주지 않으신 거예요? 그리고... 하이먼 스웨이 여사님이 누구예요?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인 것 같은데...”

놀란 상언이 이서를 바라보았다.

상언은 며칠 전 유람선에서 심가은이 하이먼 스웨이의 이야기를 꺼내어, 이서가 기절했던 일이 눈에 선한 듯했다.

그러나 눈앞의 이서는 하이먼 스웨이의 이름을 듣고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와 대화를 나누려 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상언은 다소 격동되었다.

“이서 씨, 잠시만요. 먼저 방에 돌아가 계세요. 제... 제가 좀 급한 일이 있어서 통화를 좀 해야 할 것 같아요.”

다급한 상언의 모습을 본 이서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이서가 떠나자, 상언이 곧바로 지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두 사람이 말다툼으로 인한 냉전 상태라는 것을 완전히 잊은 듯했다.

“정말 놀랄 일이야. 방금 이서 씨가 하이먼 스웨이 여사님의 이름을 봤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어.”

상언이 컴퓨터 책상을 다가가며 말을 이어 나갔다.

“지금 바로 마이클 천 선생님의 제자 분한테 전화를 걸어봐야 할 것 같아.”

수화기 너머의 지환이 긴장한 듯 입을 열었다.

[그래, 알겠어.]

상언은 머지않아 마이클 천의 제자와 연락이 닿았다.

상언의 묘사를 들은 마이클 천의 제자가 말했다.

[지극히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많은 기억상실 환자분들이 겪는 단계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예를 들자면, 사람의 기억은 커다란 항아리와 같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항아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면, 다른 사람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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