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36화

‘H선생님은 왜 진작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씀해 주지 않으신 걸까?’

‘H선생님의 눈에 들 수 있다니, 그 여자분은 분명 큰 행운을 가진 분이실 거야.’

문득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상언이 떠오른 이서가 눈물을 닦았다.

‘맞다, 사모님께서 이 선생님과 H선생님은 오래된 친구라고 하셨었잖아. 이 선생님은 틀림없이 H선생님의 모든 걸 알고 계실 거야.’

여기까지 생각한 이서가 지체 없이 문을 열고 나와 옆 서재의 문을 두드렸다.

서재에 있던 상언은 대단히 화가 나 있었다. 노크 소리를 들은 그가 하인일 것이라 생각하고 귀찮다는 듯 대답했다.

“혼자 있고 싶어요.”

놀란 이서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그녀는 H선생님을 위하여 입술을 깨물었고 다시 한번 용기를 냈다.

“이 선생님, 저예요.”

이서의 목소리를 들은 상언이 어리둥절하여 얼굴의 초조함을 접고 문을 열었다.

“이서 씨? 무슨 일 있어요?”

여태까지는 항상 상언이 주동적으로 이서를 찾았었다. 물론 이렇게 한 것은 임하나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여 가능한 한 빨리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였다.

이서는 하나에 관한 일은 자신이 아는 것이라면 모두 상언에게 알려주었다.

매번 하나가 어머니를 따라 아버지의 간통 현장을 잡으러 다녀야만 했다는 것을 들은 상언은 대단히 안타까워했다.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서 하나 씨를 구하고 싶어.’

‘이전에는 하나 씨가 안정감이 부족한 이유가 아버지의 일탈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까 어머니의 행동도 하나 씨에게 적지 않은 상처를 줬을 것 같아.’

“그게... H선생님에 대해 알고 싶어서요.”

상언이 경계하며 이서를 바라보았다.

“또 뭐가 알고 싶으신 거예요?”

이서가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단지 H선생님이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있는지 묻고 싶을 뿐이니까요.”

이서의 말을 들은 상언은 이유 없는 화가 치미는 듯했다.

“어디 목숨만 내놓겠어요? 제가 보기에 이 세상에 그 사람만큼 지독한 사랑을 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