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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뭔가 소중한 걸 잃은 것처럼.

“네! 좋아요.”

이서는 애서 태연한 척 말을 이었다.

“그럼, 우리 있다가 봐요.”

[응. 그래.]

하이먼 스웨이과의 전화를 끊고 이서는 실의에 빠져 휴대전화를 꺼냈다.

사실 그녀는 하이먼 스웨이가 H 국을 떠날 것이라는 일찌감치 예감했다. 다만 이렇게 빠를 줄은 예상치 못했다.

그녀는 지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지환에게서 바로 답장이 왔다.

지환이 보낸 문자를 보면서 이서는 고통스럽게 눈살을 찌푸렸다. 머릿속에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의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할아버지는 그녀를 위해 돌아가셨다.’

이 말이 줄곧 그녀의 머릿속에 새겨져 있다.

할아버지가 유언으로 남긴 아쉬움이 이서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었다.

만약 지환과 함께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할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벌써 하은철과 결혼했을 것이다.

반평생을 꼭두각시처럼 사는 한이 있더라도.

그러나 지금은 지환이 있다.

그를 버릴 수 없다.

이건 그에게 너무 불공평하다.

이서는 다시 한번 숨을 깊이 내쉬었다.

설령...

하루하루 악몽을 꾸는 고통을 참더라도 그녀는 계속 지환의 곁에 있을 것이다.

다른 방식으로 용서를 구할 수는 있지만 절대로 지환을 배신할 수 없었다.

할아버지가... 싫어한대도.

이서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퇴근한 후 이서는 1층으로 내려갔다. 임현태가 차를 회사 입구에 대기시켜 놓고 있었다.

보나마나 지환이 차 안에 있을 것이다.

차 문을 열자, 역시 지환이 눈에 들어왔다.

“일찍 오셨네요?”

이서는 아무 일도 없는 척 태연하게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지환은 이서의 기분이 다운되었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

“방금 왔어. 뭔 일 있어?”

지환은 이서의 손을 잡고 걱정스레 물었다.

“혹시 회사 일?”

“아니요.”

“그럼, 우리 자기 오늘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을까나?”

“아니에요.”

지환에게 단번에 들켜 버리다니, 이서는 얼른 시선을 피하며 아닌 척했다.

“엄마가 한동안 떠난대요, 좀 아쉬워서요.”

그녀의 기분이 가라앉은 데는 확실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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